[엑스포츠뉴스 이천, 김현세 기자] 두산 베어스 홍건희는 작년 6월 트레이드 이적했다. 상대는 유틸리티 내야수 류지혁. 불펜 투수가 필요했던 두산과 3루수가 없던 KIA는 서로 수요가 맞았다. 그런데 두산이 내야수 육성에 공들여 왔다 보니 이 트레이드는 타산 맞지 않는 거래라고도 평가받았다. 하지만 이 평가는 시즌 뒤 180도 바뀌었다.
홍건희는 프로 10년 차에 통산 최다 60경기를 나섰다. 그중 50경기는 두산에 이적하고 뛰었다. 올 시즌 그는 68⅔이닝 평균자책점 4.98 이닝당출루허용(WHIP) 1.40을 기록했다. 약점이라고 평가받던 두산 불펜은 더는 얇다고 평가받는 일 없었다. 홍건희는 위기 때 가장 믿고 보는 투수라고도 불렸다.
홍건희는 2일 이천 두산베어스파크에서 "내가 지혁이와 트레이드되지 않았나. 사실 나보다 지혁이가 실력상 더 위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와 보니 지혁이 인기가 되게 많았더라. 트레이드되고 욕도 많이 들었고, 아쉬워하는 팬이 많이 계셨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며 "그렇다고 너무 의식해 무너지면 내게 좋을 것 하나 없으니 독기를 품었다. 내가 잘하면 두산 팬 분들 마음에 들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과가 좋아지다 보니 응원해 주시는 팬 분들께서 생겼고 정말 큰 힘이 됐다. 좋았다"고 말했다.
홍건희는 작년보다 더 견고해지려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제 나도 30대가 됐다"며 "적은 나이는 아니라서 이제 와 투구 폼 변경 등 변화는 무리다. KIA 시절에도 폼은 많이 바꿨다. 투구 폼보다 내 장점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마운드에서 기복을 줄이는 게 숙제다. 나는 강한 구위를 내세우는 투수인데 변화구가 단조롭다 보니 걍약 조절에 더 신경써야 할 것 같다. 상대 타이밍을 빼앗는 연구를 하겠다. 또 코치님들께서도 내게 마운드에서 싸우는 법을 잘 알려 주신다"고 했다.
김태형 감독은 홍건희를 선발 투수 루틴대로 훈련시키려 하고 있다. 당장 선발 투수라고 고정해 놓지는 않았다. 하지만 "선발 가능성 있는 투수를 준비시켜 보는 것"이다. 그중 선발 투수 또는 롱릴리프 등 여러 보직이 나올 수 있다. 홍건희는 "KIA에서도 선발 아니면 중간으로서 준비를 많이 해 봐서 준비하는 데는 경험이 있어서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느 자리든 맡게 되는 자리에서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홍건희는 또 "투구 수는 선발이 더 많고 길게 던지는 편이고, 한 번 던지고 쉬는 날이 있으니 그런 데 집중한다. 중간 투수는 며칠 연속 던진다고 생각하고 맞춰 훈련한다. 확정된 게 없으니 그 사이에서 잘 조율하는 것이다. 어느 정도는 던져 놔야 한다"고 노하우를 밝히더니 "KIA에서는 선발 욕심이 강했다. 의욕도 강했다. 그런데 작년에 승리조를 해 보니 중간 투수가 갖는 긴박한 상황에서 긴장감도 내게 나쁘지 않았다. 지금은 둘 다 해도 괜찮다"고 말했다.
kkachi@xportsnews.com / 사진=이천, 김현세 기자, 두산 베어스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