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배우 차인표가 자신의 이름을 내 건 영화 '차인표'(감독 김동규)에 출연한 이유를 밝혔다.
'차인표'는 대스타였던 배우 차인표가 전성기의 영예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린 넷플릭스 영화. 데뷔 이래 가장 파격적인 얼굴로 돌아온 차인표의 코믹함과 멋짐, 그리고 실존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독특한 설정과 기획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극 중 인물 차인표'는 과거 톱스타 시절에 얽매여 있는 소위 '한물 간 스타'. 차인표가 전성기 시절보다 인기가 덜한 건 사실이지만 이렇게까지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는 영화를 찍으면서 망가질 필요가 있었을까.
이에 차인표는 "대중들이나 팬들이 제게 '바른 생활 사나이', '젠틀맨' 같은 이미지를 부여해 주지 않았나. 내가 그렇지 않더라도 나를 그렇게 바라보니까 그 이미지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오래전부터 그런 생각들이 덧입혀지면서 굴레에 갇혀 있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작품을 판단할 때도 스스로 만든 굴레 안에서 생각한 게 아닌가 싶다. 그렇게 하다 보니 몇십 년이 지나고 보니 저는 변화하지 않는 사람이 돼 있었다. 팬들은 변화하지 않는 차인표를 보면서 떠나갔다. 극중 무너진 건물 속에서 스스로 나오지 못하는 상황과 비슷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인표는 "누군가 망치를 가져와 틀을 깨줬으면 생각하지만 결국 스스로 나와야 하지 않나. 그때 제게 떨어진 작품이 '차인표'였다. 굴레를 깨기 위해서 선택했던 작품인 만큼 영화의 호불호, 성적과 관련 없이 작품을 찍고 공개가 된 것에 어느 정도 만족한다"고 털어놨다.
'차인표'는 2008년 '크로싱' 이후 13년 만에 선보이는 차인표의 상업 영화작이다. 그는 "중간에 조연이나 예술 영화에 참여한 적은 있었지만 상업 영화는 정말 오랜만이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호불호가 있더라도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고 특히 제 팬들이 '팬이었다'고 응원해 주시는 모습을 보게 돼 행복하다. 내가 변신하려고 노력했더니 그 진정성을 알아봐 주시는 것 같다. 이제는 보여드릴 걸 다 보여드렸으니 기존 이미지에서 탈피해 팬들을 자주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SNS 계정을 만들어 소통하기 시작한 것도 비슷한 이유다. 차인표는 "새로운 툴이 나오고 팬들이 한다고 하면 은퇴하지 않은 이상 함께하면서 이야깃거리도 제공해드리고 나를 상기시켜야 하는데 억지로 하지 않았다. '나는 안 해도 돼', '팬들은 내 마음을 알아줄 거야' 생각했던 거다. 한마디로 꼰대가 됐다. 그런데 이번 영화로 그런 것들이 깨졌다. 더 이상 감추고 신비로울 것도 없겠더라. 일상을 공유하고 팬들과 가까지 지냈으면 좋겠다 싶어서 시작하게 됐다"고 밝혔다.
극장 개봉을 준비하던 작은 영화 '차인표'는 코로나19 시국을 맞아 넷플릭스로 전 세계 190여 개국에 공개되는 기회를 잡았다. 차인표는 "이 영화가 전 세계에 공개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고 찍었다. 다른 나라 사람들은 저는 모르지 않나. 안 그래도 사우디 압둘라 씨가 SNS 팔로우를 하더라. 이 영화를 본다고 과연 나를 알까 싶지만 실험적인 한 장르의 영화로 보고 즐겨주시면 좋겠다는 마음이다"고 웃음을 지었다.
'차인표'는 지난 1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넷플릭스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