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유퀴즈'가 또 한 번 출연자 검증 문제로 논란에 섰다. 지난해 이미 "출연자 선정에 더욱 신중을 기할 것을 약속"했던 만큼, 같은 문제로 위기를 맞은 프로그램에 시청자들 역시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일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는 서울대 의대생인 신재문 씨가 출연했다.
신재문 씨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한양대, 경희대 의대에 동시 합격, '6관왕'을 한 인물이다. 그의 등장에 MC들은 전교 1등이었냐는 질문을 했고, 신재문 씨는 "전교 3등이었다"며 "고등학교가 학점제인 경기과학고등학교였다"고 이야기했다. 또 그는 "공부를 잘하는 사람은 많다"며 "(의료 봉사를) 왜 자기가 특별한 사람인지 왜 뽑혀야 하는 사람인지 어필하는 시간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러나 신재문 씨와의 대화 중 "과학고"에 다녔다는 이야기가 논란이 됐다. 과학고등학교는 국가 미래 과학 인재 육성을 목표로 하는 학교로, 학비가 비교적 저렴한 편에 속한다. 과학고의 교육과정을 발판 삼아 의대에 진학하는 것은, 과학자를 꿈꾸는 영재들에게 국가가 지원을 해주는 설립 취지와 맞지 않는 다는 것이 시청자들의 의견이다.
실제 신재문 씨가 졸업한 경기과학고등학교 2021학년도 신입생 입학 전형 요강에도 이와 관련한 내용이 명시돼있다. 유의사항을 살펴 보면, "본교는 이공계열의 수학․과학 인재 양성을 위해 설립된 영재학교이므로 의예․치의예․한의예·약학 계열로의 진학은 적합하지 않음"이라며 그럼에도 해당 학과(계열)에 지원할 경우 재학 중 받은 장학금 등 지원액을 회수, 본교 교원은 어떠한 추천서도 작성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입학을 위한 지원서 작성 과정에서 이러한 불이익을 확인하고, 이에 관한 사항에 동의하는 경우에만 지원 가능하다고도 적혀있다.
교육부에서는 꾸준히 영재학교 학생들의 의대 진학 제재 방안에 대한 목소리를 내왔다. 서울과학고등학교는 2020년부터 3학년 때 의대에 지원하면 교육비를 되돌려받는다는 내용의 '의학계열 진학 억제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방송에 따르면 신재문 씨는 과학고등학교 재학 중 의대 진학 준비를 했고, 의대에 진학까지 했다. 많은 시청자들은 이러한 신재문 씨의 스토리를 두고, 그의 스펙에만 집중한 방송 내용을 지적했다.
앞서도 '유퀴즈'는 지난해 8월, 출연자 검증 문제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3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자동차 전문 유튜버 카걸, 피터 부부는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 마우리찌오 콜비의 페라리 그림을 유재석과 조세호에게 선물했다. 방송에는 나오지 않았으나, 이들은 유튜브를 통해 이를 그림 홍보에 활용, '고가 그림 판매 논란'이 일었다.
당시 제작진은 "카걸 부부와 관련한 의혹들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채 섭외와 촬영, 방송을 진행하게 된 점은 제작진의 명백한 잘못"이라고 사과하며 뒤늦게 문제를 인지하게 됐다고 했다.
또한 제작진은 '카걸' 측에 상업적 목적으로 해당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없음을 알리고 영상 삭제를 요청, 진행자들이 받은 그림도 돌려주는 등의 조치를 취했음을 밝히며 "출연자 섭외 과정에서 사전 확인 작업이 미흡했던 점을 반성하며 앞으로 출연자 선정과 방송 제작에 더욱 신중을 기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출연자 검증 문제로 도마 위에 올랐던 프로그램은 또 다시 출연자 선정으로 논란에 섰다. 특히 지난 번과 같은 문제로 위기를 맞으면서 실망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jinhyejo@xportsnews.com / 사진=tvN 방송화면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