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11.18 08:49 / 기사수정 2010.11.18 08:52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평영 200m에서 정다래(19, 전남수영연맹)가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분명히 '이변'이었다. 수영 유망주인 정다래는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획득할 '유력' 선수가 아닌, 미래가 기대되는 ‘유망’였다.
한국 여자 접영의 1인자인 2008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했던 정슬기(22, 연세대)였다. 한동안 국내여자수영의 간판으로 활약해왔지만 최근 기량이 처지면서 새로운 선수들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정다래는 이번 대회에서 2분25초02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기록은 정다래의 최고 기록이 아니었다. 지난해 첨단수영복을 입고 세웠던 2분42초90이 개인 최고 기록이었다.
여전히 한국최고 기록은 정슬기가 세운 2분24초20이다.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다른 선수들의 기록 저조도 정다래에게 행운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각 구간에 걸쳐 진행된 치밀한 전술은 그대로 먹혔고 정다래를 '4차원소녀'에서 '기적의 소녀'로 탈바꿈시켰다.
172cm의 훤칠한 키에 돋보이는 외모를 지는 정다래는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5대 얼짱’으로 주목받았다. 그리고 4차원 소녀로 불리는 그의 독특한 캐릭터도 대중들의 관심을 모았다. 엉뚱한 멘트와 행동으로 선수단 사이에서 '4차원소녀'로 불렸던 그는 경기 도중에도 그만의 독특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여자 평영 100m 예선에서 1위를 했을 때, 중앙화면에 정다래의 얼굴이 비치자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는 제스처를 보였다. 또한, 여자 평영 200m 시상식에서 태극기에 집중하지 못하고 몸을 이리저리 흔드는 모습을 본 네티즌들은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정다래가 여자 평영 200m 결선 경기에 나가기 전, 경기 외적인 요소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정다래는 이러한 껍질을 벗고 진정한 수영선수로서의 자신의 모습을 여지없이 보여줬다.
4차원적인 행동과 나이에 비해 생각이 어리다는 지적을 무색하게 할 만큼, 정다래는 침착한 경기운영을 펼쳤다. 경기 초반부터 스퍼트를 늦추지 않은 정다래는 마지막 50m를 앞두고 전력을 다했다.
한 치라도 방심했다면 밀릴 수 있는 상황에서 정다래의 집중력은 놀라웠다. 막판 30m를 앞두고 놀라운 집중력을 보인 정다래의 모습은 평상시에 비쳤던 '4차원 소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수영장 안에서는 철저한 승부사가 되어야 한다는 공식을 정다래는 당차게 수행하고 있었다. 자신보다 국제대회 경험이 많고 기록이 좋은 선수들을 모두 제친 정다래는 금메달로 보상을 받았다.
접영 200m에서 나타난 경기력은 엄청난 피와 눈물이 배어있는 작품이었다. 비록, 선배인 정슬기가 가지고 있는 한국 신기록은 경신하지 못했지만 쟁쟁한 강호들을 모두 제치고 '이변'을 만들어냈다.
많은 이들은 정다래의 금메달을 기대하지 않았다. 그러나 놀라운 경기 집중력으로 금메달을 거머쥔 정다래는 '4차원 소녀'에서 '기적의 소녀'로 성장해 있었다.
[사진 = 정다래 (C) 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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