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유상철(49) 전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췌장암 투병 근황을 밝혔다.
유튜브 채널 터치플레이는 지난 25일 '유비컨티뉴, 유상철 다큐멘터리 1화-유상철은 강하다'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유상철은 지난해 10월 췌장암 4기 진단을 받았다. 영상 속 유상철은 안부를 묻는 질문에 "잘 지냈지. (몸은) 예전보다는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밝은 표정으로 답했다.
이천수 인천유나이티드 전 전력강화실장은 "처음 (유상철에게) 전화가 와서 '천수야 나 암이래'라고 하더라. 어떻게 전달하고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더라"고 아찔했던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유상철은 "잊어먹지 않는 게 그때가 10월 18일 내 생일이었다. 10월 19일 성남하고 원정 경기가 있어서 전 날 호텔에 들어가 있었다. 17일부터 조금 황달기가 심상치 않은 것 같아서 병원 가서 초음파를 찍었는데 의사 선생님이 큰 병원 가보라고 했다. 그때까지는 큰 병이 아닌 줄 알았는데 나만 부르더니 심상치 않다고 했다. 나중에 보니 췌장암 4기였다"고 털어놨다.
이천수는 "그때가 가장 중요한 성남전 경기였다. 전날 상철이 형 생일이라 선수단하고 케이크를 하는데 마음이 아파서 못 있겠더라. 그때 너무 울어서 선수단이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유상철은 "그때 표정관리하기가 힘들었다. 당연하게 받아들이기에 너무 버거웠다. 내 앞에 당장 해야 할 일들이 (많았다). 강등되면 안 되는 상황이라 성남과의 경기가 중요했다. 그래서 경기가 끝나고 나서 (아픈걸) 오픈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유상철은 췌장암 4기 진단에도 불구하고 시즌 마지막까지 감독직을 이행했다. 이천수는 구단이 유상철의 감독직을 유지시킨 이유에 대해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했다"며 "(아픈 사실을 알고) 미팅을 가졌는데 (본인도) 이 상황이 뭔지 잘 모르겠다고 하더라. 지금까지 축구밖에 안 했는데 쓰러지더라도 운동장에서 쓰러지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 가족과 부모님도 유상철이 운동장에 있을 때 가장 멋있다고 하더라. 그걸 지켜줘야 했다"고 설명했다.
유상철은 "선수들한테도 '나를 위해서 뛰는 게 아니라 운동장에 와 있는 팬들을 위해서 열심히 뛰어달라'고 했다. 그때 홈에서 경기하는데 꼴찌인데도 팬들이 많이 왔다. (플래카드가) 굉장히 많았다. 많은 응원들이 있었는데 꼬마들이 '감독님 힘내세요'라고 했던 게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다. 비가 오는데 춥지도 않았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
이어 "홈경기에서 첫 승을 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선수들이 어떻게든 이기려고 애썼던 것 같다. 또 인천이라는 팀이 팬들도 남다르다. 선수들을 움직일 수 있는 기라든지 응원의 메시지가 존재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한편 지난해 10월 췌장암 4기 진단을 받은 유 감독은 올해 6월까지 13차례의 항암 치료를 마치고 약물치료에 돌입했고 9월 MRI 촬영 결과 암세포가 거의 사라졌다는 소견을 받았다. 지금은 야외 활동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을 많이 되찾은 상태다.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유튜브 채널 '터치플레이'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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