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과거를 바꿀 수 있거나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게 된다면 어떨까. 타임 크로싱, 누구나 한 번쯤은 상상해봤을 이야기다.
MBC 드라마 ‘카이로스’ 속 한애리처럼, 이세영도 바꾸고 싶은 과거 혹은 알고 싶은 미래가 있을까.
“특별히 미래가 궁금하거나 바꾸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꼭 연락을 해야만 한다면, 저도 로또 번호를 물어볼 것 같아요. (웃음) 아! 과거는 지금 하나 생각났어요. 제가 아주 오래전에 옷에 문제가 있는지 모르고 공식 석상에 오른 적이 있어요. 그때의 저에게 전화해서 거울 한 번 꼭 꼼꼼히 보라고 해주고 싶어요.” (웃음)
최근 종영한 ‘카이로스’는 어린 딸이 유괴당해 절망에 빠진 한 달 뒤의 남자 서진(신성록 분)과 실종된 엄마를 찾아야 하는 한 달 전의 여자 애리(이세영)가 각자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시간을 가로질러'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짜임새 있게 그려냈다. 이세영 역시 미래에 일어나는 비극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거의 여자 한애리 역을 맡아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한애리’ 라는 씩씩하고 용감한 친구를 남겨줬어요. 현재를 조금 더 소중하고 절박하게 살아갈 이유에 대해 되새길 수 있었던 작품이에요. 그리고 함께 작업한 감독님, 동료들과의 추억과 경험이요. 이건 사실 매 작품 언급하는데요, 작품을 통해 모든 인연이 소중하고 특별하기 때문에 매번 진심으로 얘기하게 돼요.”
모든 인연이 소중하고 특별하다는 이세영은 ‘카이로스’를 함께한 배우들에 대한 애정을 내비쳤다. 신성록과는 또 작품을 하고 싶단다.
“신성록 배우와 ‘트로트의 연인’ 이후 6년 만에 재회했어요. 그때도 좋은 배우, 멋진 배우였지만 다시 만난 신성록 배우는 더 눈부시게 도약해 있어서 감회가 정말 새로웠어요. 서로 더 성장한 모습으로 좋은 작품에서 만나서 매우 기뻤고, 다만 막상 촬영을 같이 많이 못 해서 아쉬웠어요. 그래서 끝나고 제가 물어봤어요. ‘다음 작품 상대역이 이세영이라고 하면 또 할 거냐’고 (웃음).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웃음) 저도 그럴 거예요.”
애틋하고 절절한 모녀 케미를 보여준 황정민, 든든한 친구로 호흡한 강승윤, 이주명, 또 대립을 이어간 안보현까지 ‘카이로스’를 빈틈없이 채웠다.
“황정민 선배님은 존재만으로 모성애가 느껴지게 늘 저를 대해주셨어요. 늘 만나고 헤어질 때 허그를 했어요. 그런 작은 마음들이 쌓여서 엄마를 향한 애끓는 감정이 더 진해진 것 같고, 그 감정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항상 서로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배려했어요. 그래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강승윤 배우는 극 중에서 제일 많이 호흡을 맞췄어요. 정말 좋은 연기자라고 생각해요. 승윤 씨뿐 아니라 이주명 배우도 함께 셋이서 밥도 자주 먹고, 사진도 많이 찍고, 서로 연락하며 케미를 쌓아갔어요. 그런 호흡들이 화면에서도 ‘찐친’으로 보였던 게 아닌가 생각해요. 두 분에게서 얻은 에너지가 정말 커요.
안보현 배우 역시 붙는 장면이 별로 없었지만, 리딩을 최종화 빼고 매회 모여서 했거든요. 볼 때마다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나누면서 감정적으로 더 가까워진 것 같아요. 아무래도 7개월이란 시간을 함께했으니, 직접적으로 함께하는 촬영이 많이 없었어도 정들고 가족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5살 때인 1996년 SBS 드라마 '형제의 강'으로 데뷔한 이세영은 25년 차 베테랑 배우가 됐다. 다양한 작품에서 역량을 쌓아온 그는 올해에도 Seezn 드라마 ‘하와유 브레드’, tvN ‘메모리스트’, 그리고 MBC ‘카이로스’까지 바쁘게 달려왔다.
“올해 유독 바쁘게 보낸 것 같아요. ‘메모리스트’와 ‘카이로스’ 사이에 휴식이 거의 없었거든요. 큰 후회 없이 빼곡하게 보냈어요. 지금 모두가 처한 상황도 그렇고, ‘카이로스’를 통해 일상의 소중함을 더욱 깨닫는 한 해였어요. 새해에는 저뿐 아니라 모든 분들이 사랑하는 사람들과 편하게 만나서 일상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자신의 시간을 충실하게 보내온 이세영의 궁극적인 목표를 물었다. 늘 새롭고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배우가 되는 게 그의 바람이다.
“전작보다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배우, 제가 나온다고 하면 궁금해지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늘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해요. 저는 늘 조금씩 다른 인물들을 선택해왔지만, 외향이 ‘이세영’인 같은 사람이 표현하면 겹쳐 보일 수 있으니 매 작품 변화를 주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매 작품 ‘이세영’이 아닌 살아 숨 쉬는 극 중 인물로 흥미롭고 신선하게 기억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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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