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11.17 09:02 / 기사수정 2010.11.17 09:06
- 11월 18일 목요일 새벽 2시, 브라질 대 아르헨티나, 카타르 도하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영원한 맞수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오랜만에 경기를 가진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오는 18일 새벽(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친선 경기에서 1년 2개월 만에 정면 승부를 가진다. 한편, 양 팀은 오는 12월 20일(현지시각)에도 아르헨티나의 라 플라타 스타디움에서도 경기를 벌일 예정이다.
남아공 월드컵 실패의 흔적을 지우는 브라질
지난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카를루스 둥가의 브라질 대표팀은 좋은 경기력을 펼치고도 8강에서 떨어지는 아픔을 맛봐야 했다. 당시 브라질은 기존의 팀이 지향했던 콤팩트 사커에서 벗어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실리 축구를 내세웠는데 대회 내내 비교적 탄탄한 전력을 바탕으로 선전했음에도, 8강전 펠리피 멜루(유벤투스)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자멸하며 두 대회 연속 8강 탈락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이러한 상황에서 둥가는 지난 7월 대표팀 사령탑에 대한 계약 기간을 연장하지 않기로 합의하며 4년간 정들었던 삼바 군단의 수장 직에서 물러났다. 일부 언론에서 둥가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는 내용을 전했지만, 애초 그와 브라질 대표팀의 계약은 남아공 월드컵까지였다. 결과에 상관없이 둥가 자신도 대표팀 감독 생활 연장에 흥미를 잃었다고 한다.
이에 브라질은 호나우두와 호베르투 카를루스의 소속팀으로 유명한 코린티안스의 감독 마누 메네세스를 둥가의 후임으로 선임했다. 애초 둥가의 후임은 파우메이라스의 감독 펠리피 스콜리라나 플루미넨세의 무리시 하말류가 유력했지만, 이들 모두 가시방석 같은 삼바 군단의 사령탑 직을 고사하며 3순위에 있던 메네세스가 지휘봉을 잡게 된다.
둥가와는 확연히 달라진 메네세스의 브라질
전술 변화에 능통한 지략가로 알려진 메네세스는 안정적인 전술을 중시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공격에 무게를 실어 상대를 압박하는 전술을 구사하는 특징이 있다. 이에 전임 둥가와 마찬가지로 공격과 수비에서의 효율성을 강조하는 실리 축구를 중시할 것으로 보였다.
그럼에도, 그는 브라질 리그와 유럽 각지에서 준수한 모습을 보여준 비교적 어린 선수들과 함께 공격 축구를 구사했다.
지난 8월 11일 오전(한국시각) 미국과의 친선 경기를 통해 베일을 벗은 메네세스호는 4-3-3 전술(세분화하자면 4-2-3-1이다)을 토대로 경기에 나섰는데 공격의 선봉장에는 알레산드레 파투(AC 밀란)가 나섰으며 네이마르와 파울루 엔히크 간수(이하 산투스), 호비뉴(AC 밀란)가 그 뒤를 받쳤다.
중앙 미드필더로는 루카스 레이바(리버풀)와 하미레스(첼시 FC)가 출전했다. 수비진은 다니 아우베스(FC 바르셀로나), 다비드 루이스(SL 벤피카), 티아구 시우바(AC 밀란), 안드리 산투스(페네르바체)가 나왔다. 골키퍼는 그레미우 소속의 신예 빅토르가 선발 출장했다.
이는 지난 미국과의 2009 컨페더레이션스컵(이하 컨페드컵) 결승에서 맞붙을 당시에 둥가 감독의 전술과는 대조됐다. 당시 둥가는 4-3-1-2 전술을 토대로 경기에 나섰으며 카카(레알 마드리드)와 호비뉴, 루이스 파비아누(세비야)를 제외한 모든 선수에게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지시했다. 반면 메네세스는 골키퍼를 제외한 모든 선수에게 공격 가담을 지시했으며 공격 1선에서부터 시작된 화끈한 삼바 축구는 효과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나아가 메네세스는 4명의 공격 자원을 투입해 공격 전개를 다양하게 하도록 주문했는데 지난 경기에서 수비적인 역할을 부여받았던 하미레스와 루카스에게도 적극적인 공격 가담을 지시했다. 이에 메네세스호는 좁은 간격을 유지한 채 미국을 압박했으며 짧은 패스워크를 통해 상대 수비진을 벗겨 낼 수 있었으며 삼바 군단의 전매특허인 수비진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도 효과적으로 이끌었다.
이러한 흐름은 이란과 우크라이나전에도 이어졌다. 간수와 네이마르가 각각 부상과 소속팀 내에서의 잡음으로 명단에서 제외된 가운데 메네세스는 이들의 역할을 필리프 쿠티뉴(인테르)와 카를루스 에두아르두(루빈카잔)에게 맡겼다.
메네세스호는 두 차례의 평가전에서 경기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으면서 중원을 지배했다. 이는 경기 주도권을 내줘도 빠른 공수 전환을 통한 카운터 어택으로 득점을 노렸던 둥가와는 확연히 달랐다. 나아가 횡적인 움직임을 통한 스위칭 플레이로 상대 측면을 흔들었고 공의 점유율을 높이면서 상대 수비진을 앞 선으로 끌어 올려 수비 뒷공간을 노렸다. 한편, 수비 상황에서는 빈틈이 없는 압박을 통해 상대 공격을 차단했으며 공격의 흐름을 잡으면 카운터 어택을 통한 빠른 공격 전개를 시도했다.
난적 아르헨티나, 진정한 시험 무대
지난 3번의 경기에서 메네세스호의 상대였던 미국과 이란 그리고 우크라이나는 브라질 대표팀과 비교해 한 수 아래의 팀들이다. 반면 아르헨티나는 진정한 강호다.
브라질 최고의 라이벌 아르헨티나는 자타공인 ‘세계 최고의 선수’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를 비롯해 세르히오 아게로(AT 마드리드), 곤살로 이과인(레알 마드리드), 카를로스 테베스(맨체스터 시티) 등 내로라하는 공격수들을 대거 보유하고 있으며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에베르 바네가 등 수준급 미드필더를 갖췄다.
이에 이번 아르헨티나전은 메네세스호의 진정한 시험무대가 될 전망이다. 최근 메네세스호는 2014년 자국에서 열릴 월드컵에 대비하기 위해 세대교체를 실험했다. 이에 몇몇 선수가 수혜자가 됐고 이들은 이번 경기에도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벤피카의 다비 루이스와 리버풀의 루카스 레이바 그리고 산투스의 네이마르 등이 이에 해당한다.
다만 新 호나우두라는 애칭에 걸맞게 3경기 연속 득점포를 쏘아 올린 파투의 결장은 큰 골칫거리가 될 전망이다. 설상가상 메네세스는 파투의 대체자를 소집하지 않기로 했다. FC 포르투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헐크도 비야레알에서 날카로운 득점 감각을 뽐내는 니우마르도 이번 명단에는 뽑히지 못했다.
한 가지 위안인 건 호나우지뉴가 오랜만에 대표팀에 선발돼, 지난 2009년 4월에 열린 페루와의 2010 남아공 월드컵 남미 예선 이후 1년 6개월 만에 삼바 군단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 브라질 소집 명단
골키퍼: 빅토르 (그레미우), 제페르송 (보타포구), 네투 (아틀레티코-PR)
수비수: 다니 아우베스(바르사), 하파엘(맨유), 아드리아누 코헤이라(바르사), 안드리 산투스(페네르바체), 티아구 시우바(AC 밀란), 아우렉스 코스타(첼시), 다비 루이스(벤피카), 헤베르(아틀레티코-MG)
미드필더: 루카스 레이바(리버풀), 하미레스(첼시), 산드루 히베이루(토트넘), 주실레이, 엘리아스(이하 코린티안스), 더글라스(그레미우), 필리프 쿠티뉴(인테르), 호나우지뉴 가우슈(AC 밀란)
공격수: 호비뉴(AC 밀란), 안드리(디나모 키예프), 네이마르(산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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