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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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침체기의 한국 탁구, 만리장성을 스매싱하라

기사입력 2010.11.12 14:19 / 기사수정 2010.11.12 14:19

이철원 기자


[엑스포츠뉴스 = 이철원 기자] 침체 기로를 걷던 한국 탁구가 명예회복에 나선다.

한국 탁구 대표팀이 13일 오전 10시(현지시간) 남녀 단체전 예선을 시작으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향한 첫발을 내딛는다.

최근 한국은 최강 중국에 대적할 유일한 국가라는 평이 무색하게 단식, 복식, 혼합복식 등 모든 종목에서 부진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통해 '명예회복'을 해야한다는 부담을 갖게 됐다.

한국 탁구의 침체기

한국 탁구는1988년 서울올림픽을 시작으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까지 단 한 번도 메달을 놓친 적이 없을 정도로 화려한 시절을 보냈다.

특히 한국 탁구는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3개를 따내며 중국을 위협할 유일한 국가로 떠올랐다.

2004년 유승민이 베이징 올림픽에서 단식 금메달을 따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던 한국 탁구는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을 기점으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부터 2002년 부산 대회까지 이어오던 '금빛 스매싱'을 놓친 것.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노골드'의 수모를 겪은 탁구 대표팀은 2007년 자그레브 세계선수권에서 단·복식 모두 4강 진입에 실패하며 동메달 한 개, 2008 베이징 올림픽 동메달 두 개, 2009 요코하마 세계선수권 여자 복식 동메달을 획득하는데 그쳤다.

이 사이 중국은 2009년 세계선수권 전 종목을 석권하면서 '독주' 체제를 더욱 강화시켰고, 한국이 부진한 틈을 타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이 무섭게 성장했다.

한국 탁구, 침체기의 원인은?

한국 탁구가 침체기로 들어선 원인으로는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 번째는 '한쪽으로 쏠린' 선수 육성이다. 남자팀은 중국에 대적하기 위해 다양한 공격기술을 흡수하는데 전력을 다했고, 그 결과 수비전형 선수를 육성시키지 못했다. 현재 한국은 수비의 달인 주세혁을 제외하면 두각을 나타내는 수비 선수가 없다.

반대로 여자팀은 공격 선수가 부족한 현실이다. 에이스 김경아가 수비전형이기 때문에 그를 받쳐줄 공격전형의 선수를 육성하는 것이 시급하다.

두 번째는 '세대교체' 실패다. 이번 아시안게임 선발전을 통해 양하은(16, 흥진고), 김민석(18, KGC) 등 신예선수들이 선발됐지만 여전히 주력 선수는 30대 중반에 가까워진 오상은(33, KGC), 김경아(33, 대한항공)다. 두 선수의 뒤를 받쳐줄 주세혁(30, 삼성생명), 박미영(29, 삼성생명) 역시 오랜 시간 대표팀을 지켜온 베터랑이다.

두꺼운 선수층을 바탕으로 매년 신예선수들이 치고올라오는 중국과는 달리 한국은 일정 선수가 장기간 국제대회에 출전하다 보니 '알몸'에 가깝게 전력노출이 돼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정영식(18, 대우증권. 35위), 김민석(18, KGC. 49위), 양하은(16, 흥진고. 82위)등 어린 선수들이 성장해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이끌어나가야 할 것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의 전망

한국 탁구 대표팀은 탁구에 걸린 7개 금메달 중 최소 1개 이상을 따내 명예회복과 중국 독주 저지하는 막중한 임무를 띄고 있다.

남자 대표팀에서는 세계랭킹 상위에 있는 주세혁(30, 삼성생명. 9위)오상은(33, KGC. 14위)이 제 몫을 다하고, 전력노출이 덜한 정영식(18, 대우증권. 35위), 김민석(18, KGC. 49위)가 선전해준다면 대진운에 따라 단체전 금메달을 노려 볼만 하다.

특히, 데뷔 초 국제무대 선전 이후 슬럼프에 빠져있던 이정우(26, 농심삼다수. 25위)가 어떤 '가교(架橋)'역할을 해주느냐에 따라 대표팀의 성적이 달리 될 전망이다.

복식과 단체전 메달을 노리고 있는 여자 대표팀에서는 국제 대회에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맏언니' 김경아(33, 대한항공. 4위)의 활약이 주목되며, 당예서에 이은 2호 '귀화 선수' 석하정(25, 대한항공. 15위)의 선전 여부도 관심거리다.

특히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한 석하정의 선전 여부가 단체전의 승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2001년 대한항공 팀의 훈련파트너로 한국에 들어온 석하정은 2007년 귀화 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선발전에서 팀 선배이자 귀화 선배인 당예서(29, 대한항공)에게 밀렸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계속해서 세계랭킹을 끌어올리고 있어 팀의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기존 주력 선수들과 김민석, 석하정 같은 신예 선수들이 조화된 한국 탁구 대표팀이 '타도 만리장성'과 '명예회복'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탁구 대표팀의 막내 양하은


한편 단체전 예선에 나서는 한국 탁구 대표팀은 13일 오전 10시, 남자 B조(한국, 싱가폴, 사우디, 몽골)와 여자 D조(한국, 홍콩, 말레이시아, 카타르)에서 '금맥 캐기'에 나선다.

[사진 = 주세혁 (C) 대한탁구협회 제공, 엑스포츠뉴스DB]



이철원 기자 b3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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