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강다윤 인턴기자] 송창식, 김세환, 이상벽이 뛰어난 입담을 자랑했다.
4일 방송된 MBN 예능프로그램 '인생앨범-예스터데이'(이하 '예스터데이')에서는 방송인 이상벽, 가수 송창식,김세환이 주인공으로 나섰다.
이날 이상벽, 송창식, 김세환은 '대한민국 포크계의 살아있는 전설 3인방'으로 소개됐다.
이상벽은 "'쎄시봉'이라는 데서 사회자로 처음 발탁이 됐다. MC를 보고 있던 어느 날, 기타를 치는 많은 친구 중에서 펑크를 때울 친구가 없을지 찾아보고 있었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때 남루한 차림의 송창식을 발견했다고. 이상벽은 "송창식이 기타를 치면 다 손을 놓고 보고 있었다. '저 친구가 실력이 꽤 되는 친구인 것 같다'라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송창식은 이상벽의 제의를 받아들인 이유를 간단하게 밝혔다. 밥을 준다고 했기 때문이라고. 송창식은 "그때는 가수가 될 생각을 못 했다. 클래식 공부를 하고 있어서 팝송을 하나도 모를 때였다. 유행가 부르는 사람이 나오는데 클래식 곡을 가지고 나와서 부르니 '아주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첫 반응이 아주 조용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당시 송창식이 불렀던 노래는 이탈리아 가곡 'Cara Mama'였다고. 송창식은 가곡이 낯선 관객들을 위해 즉석에서 가사를 붙여 불렀다며 "엉터리였다"고 설명했다. 송착식은 "지금 이 목소리로는 못한다"면서도 훌륭하게 한 소절을 뽑아내 감탄을 자아냈다.
송창식과 김세환은 기타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공개하기도 했다. 송창식은 "캠핑을 갔는데 가수 서유석이 같은 해변에 놀러 왔다. 거기서 엘비스 프레슬리의 노래를 불렀다. 그때 기타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캠핑에서 돌아오자마자 기타 교본을 구입했다"고 설명했다.
김세환 역시 "비 오는 날 처마 밑에서 기타 치는 대학생을 봤다"며 "그걸 보면서 내가 갈 길은 바로 저 길이다. 아직도 그 곡을 기억한다"라고 몸소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김세환이 연주를 시작하자 즉석에서 송창식이 끼어들어 함께 협연을 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기타 연주에 출연진들은 모두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무대 위에서 '고래사냥' 완곡을 선보인 송창식. 그런데 이전에는 '고래사냥'이 금지곡이었다고. 송창식은 "이유는 모른다. '방송 부적당'이라고 하더라. 애매하게 금지가 됐다. 어쨌든 가사는 내 가사가 아니다. 내가 금지당한 건 아니다"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당시 쎄시봉의 노래는 금지곡이 많았다고. 송창식은 또 다른 대표곡 '왜 불러', '쉬잇' 역시 어처구니없는 이유가 금지곡이 됐음을 알리기도 했다. 그러나 송창식은 "금지는 당했어도 계속 불렀다"고 당당한 태도를 전해 출연진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이어 김세환은 "사실 저는 지금도 그렇지만 슬픈 노래, 애틋한 노래는 부르기 싫다. 경쾌하고 신나는 노래가 좋다. 내가 사랑의 아픔을 노래하고 고통을 노래하면 안 어울린다"라고 자신의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두 번째 인생 이야기는 '약장수입니까? 비틀스입니까?'였다. 출연진들은 어리둥절하며 이유를 추측했다. 이에 MC 안재욱이 "약장수와 비틀스가 여기 계신 두 분의 음악 선생님"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송창식은 "큰 소리가 나는 곳엔 내가 있었다. 나는 비틀스에는 관심도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어린 나이에 부모님과 헤어진 일에 대해서 "아버지는 6·25 때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초등학생 때 가출하셨다"라고 할아버지, 삼촌들과 함께 살았던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약장수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었지만, 실제 어릴 적 별명은 모차르트였다고. 초등학교 시절부터 악보를 그려, 악보와 소리와의 관계에 취미가 있었기 때문.
한편, 음악 선생님으로 비틀스를 꼽은 이는 김세환이었다. 김세환은 "그전에는 엘비스 프레슬리였다. 우리는 다 팝 세대니까"라고 설명했다. 소풍을 가면 친구들이 동요를 부를 때 자신은 홀로 팝송을 불렀고, 그런 동생을 위해 김세환의 형은 영어를 한글 발음으로 적어줬다고.
세 번째 인생 이야기는 '비지스 이겼으(?)'.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김세환이었다. 김세환은 "대학 시절 TBC 재즈 경연대회에 나갔다"라며 당시 출연진들이 팝송을 불러 대세를 따랐지만, 입상은 하지 못했음을 밝혔다.
그러나 이후 윤형주가 이종환의 '별이 빛나는 밤에'에 같이 출연하자고 요청했고, 김세환은 비지스(Bee Gees)의 돈포겟투리멤버'('Don't Forget To Remember')를 불러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다고. 김세환은 "그다음부터 비지스의 신청 곡이 아니라 김세환이 부른 곡을 신청했다"라며 "그게 저의 데뷔곡처럼 됐다"라고 특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네 번째 인생 이야기는 '혼자서 다 해요'. 송창식은 "이건 내 얘기 같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웬만한 가수들은 밴드랑 다 하지만 자신은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송창식은 '기타를 내 노래에 완전히 특화해서, 기타 반주로만 노래했다. 편곡도, 녹음도 내가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송창식은 홀로 만든 수많은 곡 중에 마음에 드는 곡이 단 한 곡도 없다고 밝혀 출연진들을 놀라게 했다. 송창식은 "사실 속으로 작전 같은 게 있었다. 진짜 송창식만 부를 수 있는 노래, 다른 사람은 못 부르는 그런 노래를 만들고 싶었다. 그런 노래의 끝장을 못 봤다"라고 설명했다.
송창식은 "다른 사람이 불러도 좋은데 '이건 송창식의 노래다'라는 고유한 장르가 있어야 한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에 안재욱은 "대한민국에서 색채가 제일 강하신 것 같다"며 말을 차마 잇지 못했다. 그러자 송창식은 "그렇지만 전 세계에서 나가서 '방탄소년단'만큼은 안됐다"라고 말해 출연진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그러자 김세환은 "송창식이 아니면 안되는 게 하나 있다. 기타 주법이다. 세계에 또 없을걸"이라며 극찬했다. 일반적인 기타 주법이랑 완전히 다르다는 것. 기타리스트 함춘호 역시 "그런데 리듬도 나오고 멜로디도 나온다"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방송 말미, 세 사람은 자신이 꿈꾸는 미래에 관해 이야기했다. 송창식은 "어렸을 때는 미래가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의 일을 생각한 지가 수십 년이 됐다. 계획도 안 세우고 뭐가 되고 싶은 것도 없다. 그냥 잘 사는 게 꿈이다"라고 소박한 꿈을 밝혔다.
김세환 역시 "쎄시봉을 만나면 음악적인 이야기를 했는데 요즘은 건강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고 맞장구쳤다.
그러나 이상벽은 "우리가 나이가 들었으면 들었다. 그래도 미국 대통령은 78살에 당선됐다. 우리도 새로운 것을 충분히 시작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닌가, 욕심인지 희망인지 그렇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김세환은 "여태까지 여러 장르의 노래는 다 해봤는데 트로트는 해본 적이 없다. 트로트를 더 늦기 전에 도전해보려 한다. 그래서 작년에 한 번 불러봤다. 곡은 트로트지만 김세환 스타일로 불러봤다"고 새로운 도전을 고백했다.
이어 "저희 팬들도 지금은 다 할머니가 됐다. '아, 그런 팬들을 위해 보답을 해야겠다.' 그런 생각을 했다"고 깊은 팬 사랑을 밝혔다. 우리도, 자신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고. 이를 증명하듯 송창식은 나훈아의 '소크라테스'를 완벽한 가창력으로 소화,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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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윤 기자 k_yo_on@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