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청담동, 조은혜 기자]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 이대호(롯데)가 자신을 둘러싼 판공비 논란에 기자회견을 열고 반박에 나섰다.
이대호는 3일 강남구 리베라호텔 청담에서 선수협 판공비 사용 관련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1일 김태현 사무총장의 판공비 현금 지급 및 법인카드 개인 사용 의혹이 불거진 후 한 매체가 선수협회장 이대호 역시 협회 판공비를 기존 3000만원에서 6000만원으로 '셀프 인상' 했다고 보도해 논란이 커졌다.
이대호는 입장문을 통해 "2017년 4월 3일부터 프로야구 선수협회 회장직은 공석이었고, 선수들이 회장 중책을 맡는 것에 대해 난색을 표했고다. 회장직 선출에 힘을 싣고자 회장 판공비 인상에 대한 의견이 모아졌다. 만약 내가 아닌 다른 선수가 당선됐더라면 그 선수가 회장으로 선출되어 판공비를 받았을 것"이라며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바와 같이 내가 나의 이익만을 위해 판공비를 스스로 인상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다음은 기자회견에서 이대호와의 일문일답.
-당시 회장 후보로 나왔는데, 이미 회장으로 공식화된 자리였다고 들었다.
▲그때 당시는 원래는 후보도 아니었다. 다같이 선수협에서 이야기하자고 모인 취지다. 그러다가 판공비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각 팀) 최고 연봉 3명이 나와 30명이 합의를 했다. 솔직히 회장에 대한 생각도 없었다. 선수협에 대한 논의를 위해 하기 위해 나갔다. 600여명의 선수들이 투표를 하기 때문에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내가 된다는 보장은 없었다.
-사실상 이대호를 회장으로 추대하는 자리로 여겼던 선수들도 많았다. 판공비 인상에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낸 선수도 있었을텐데.
▲내가 당선이 될 줄 알았다면 판공비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처럼 이런 논란이 벌어질 게 뻔한데 내가 그런 이야기를 굳이 했겠나. 오로지 선수협을 위해 회장이 선출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의견을 냈다. 선수협은 선수들의 목소리를 이사들이 반영해 결정을 하는 기구다. 내 의견이 절대적일 수 없다.
-지난해 3월 임시 이사회 당시 본인이 판공비를 1억원으로 증액하자는 이야기를 한 것은 사실인가.
▲정확하게 기억나진 않지만, 그 당시 선수들 모두 (회장직을) 맡으려 하지 않았다. 고참 입장에서 여러 입장을 얘기했다. 다른 선수들도 많은 이야기를 꺼냈다. 그 과정에서 결정된 게 6000만원 인상이었다.
-회장 취임 후 판공비 액수 조정에 대한 생각은.
▲이렇게 문제가 될 줄 알았다면 시정했을 것이다. 하지만 운동과 회장직을 병행했고, 그동안 선수협이 운영되는 과정에서 판공비 논란이 없었기에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사무총장이 판공비를 현금으로 받아 유용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판공비가 현금 지급될 때의 문제점 등을 솔직히 정확히는 몰랐다. 나중에 확인 후 세금 문제가 있어 시정이 됐다고 한다. 미리 알았다면 절대 못하게 했을 것이다. 논란에 대한 이야기는 며칠 전 알았다. 사무총장이 모르고 했다고는 하지만 문제가 될 것이라 생각하고 책임을 지셔야 할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때문에 함께 사퇴 발표를 했다.
-선수협이 코로나19 사태에서도 마케팅 직원을 충원했다고 하는데, 선수협 사유화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사유화가 될 수 없다. 나 혼자 결정 내릴 수 있는 부분이 없다. 채용을 위해서는 이사회에 올려야하고, 각 구단이 찬성해야 할 수 있다.
-논란이 커지면서 아무도 회장을 맡지 않을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선수협 회장은 하고 싶다고 되는 자리가 아니다 투표를 해서 뽑는 자리다. 나도 내가 하고싶다고 한 게 아니고 선수들이 뽑아줘서 이 자리에 있는 거다. 다음 회장도 투표로 정해질 것이다. 누가 맡든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번 일이 마무리가 잘 되어 좋게 물려줬으면 하는 것이 선배로서의 마음이다.
-급여적인 판공비와 공적으로 쓰는 판공비가 섞여있는 상황이다. 일반적인 조직이면 회계 감사에서 지적받을 수밖에 없다. 후퇴하게 된 이유와 시정되지 않는 이유는.
▲(변호사 답변) 이대호 회장조차도 관행상 현금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고 있던 것이 사실이다. 그 부분은 앞으로 시정하기로 했다. 시정 조치해서 추후 문제되지 않도록 하겠다.
-판공비가 결정된 회의록이 있나.
▲내부적으로 검토해서 문제 없다면 공개하도록 하겠다.
-최고 연봉 선수로 선수협 회장 역할을 해왔는데.
▲관행대로 선배들처럼 해왔는데 이렇게 됐다. 이렇게 되면 다음 회장에게도 미안하다. 이사님들과 열심히 해왔는데 결과적으로 안좋은 모습으로 물러나게 됐다. 임기가 3월까지인데 12월 첫째주에 이사회 하고 회장을 뽑기 때문에 몇 달 전부터 물러나겠다 했다. 잘한 것도 없고 못한 것도 없지만 물러나겠다 얘기했고 받아들였기 때문에 이번 협회에서는 내 이름이 빠졌다. 누가 맡아야 한다면 선배가 맡는 게 맞다.
-앞으로 판공비를 조정할 계획이 있는지.
▲이사회에서 결정이 날 것 같다. 의논을 해야 한다. 정확한 출처를 알아야 하고, 시정 조치 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미리 알지 못한 점은 죄송하게 생각한다. 앞으로의 회장과 좀 더 얘기해서 정확한 사용이 될 수 있도록 얘기하겠다.
-앞으로의 개선 방안은.
▲(변호사 답변)사건이 불거진 직후부터 협회 차원에서 계속 논의를 하고 있다. 협회 차원 뿐만 아니라 이사진이 다같이 논의해야 해서 기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
eunhwe@xportsnews.com / 사진=청담동,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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