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루각' 배홍석, 첫 스크린 도전 "내게 주어진 몫, 잘하고 싶었다" [엑's 인터뷰①]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배홍석이 영화 '용루각:비정도시(이하 '용루각')'(감독 최상훈)를 통해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연기'만을 생각해오며 꾸준히 달렸던 지난 시간들의 노력이 무대와 스크린 위에서 조금씩 빛을 발하며 앞으로의 모습을 더욱 기대케 만들고 있다.

3일 개봉해 상영 중인 '용루각'은 법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잔혹한 범죄를 심판하는 의문의 비밀 조직 용루각 멤버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용루각'으로 스크린에 데뷔한 배홍석은 용루각의 위장 요리사 용태를 연기했다. 마음과는 다르게 말과 행동이 자꾸만 삐딱하게 나가며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도, 함께 일을 해 나가는데 있어서도 본의 아닌 문제의 중심이 된다.

지혜(박정화 분)의 마음을 사고자 노력하지만 철민(지일주)에게 사랑과 일 모두에서 밀리는 것을 느끼고, 자신을 증명하고자 팀원들 몰래 작전을 감행하던 중 호야파 두목 주호철(이윤건)에게 비밀스러운 제의를 받게 된다.

낮게 깔리는 중저음의 목소리로 단숨에 보는 이들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배홍석은 "용태 캐릭터가 정말 매력적이었다"면서 작품을 만난 순간부터 꼭 함께 하고 싶었다고 얘기했다.

"'용루각'은 오디션을 통해서 참여하게 됐죠. 감독님을 만났을 때 '잘 보이고 싶다'는 마음이 솔직하게 들더라고요.(웃음) 제 마음을 잘 전달해보자는 마음으로 떨면서 갔었죠. 정말 매력적인 인물이었거든요."

배홍석의 진심이 통했고, 그는 진짜로 '용루각' 속 용태를 연기할 수 있게 됐다. 연출을 맡은 최상훈 감독 역시 가장 늦게 캐스팅이 이뤄졌던 용태 역을 언급하며 "배홍석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부터 끌리더라"고 그의 장점을 얘기하기도 했다.

"희열은 잠깐이더라고요"라고 웃으며 말을 이은 배홍석은 "어떻게든 잘 해내야겠다는 생각이 컸어요. 제가 너무나 사랑하는 연기잖아요. 사랑하는 만큼 잘 해내야겠다는 마음이었어요. 개봉을 앞두면서는, '모두가 진짜 고생해서 같이 만들었구나' 하는 감사함이 더 생기더라고요. 보는 사람들이 제가 연기하는 인물을 보며 더 잘 믿을 수 있게끔, 그렇게 더 연기를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었어요"라고 덧붙였다.

배홍석은 영화 속 캐릭터들을 '감독이 만들어놓은 환상의 세계'라고 비유하며 "텍스트로만 봤을 때 이 인물은 현실에 없는 사람이잖아요. 이 인물을 꺼내기 위해 여러 생각들을 파트별로 나눠서 파고들기 시작했어요. 용태는 어떤 상황일 지, 지혜와 철민과는 어떤 관계인지, 또 용태는 어떤 목표를 갖고 살아가는 지 이런 것들이요"라고 설명하며 "그리고 감독님을 찾아갔죠. 정말 이해가 쉽게 디렉팅을 명확하게 잘 해주셔서, 감독님이 만드신 세계에서 조금은 그렇게 더 잘 뛰어놀 수 있게 된 것 같아요"라고 떠올렸다.


용태는 '용루각' 속에서 가장 극적인 감정 변화를 많이 겪는 인물이기도 하다.

배홍석은 "감정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지혜에 대한 마음은 어떤 것일까' 생각하면서 과거의 경험부터 감정선을 떠올렸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내 마음을 받아주지 않을 때의 상실감은 어떨까' 생각하며 제 안에서 상실감을 느꼈던 순간들을 다 꺼내보는 것이죠. 그 상황 안에 빨리 적응해서, 촬영 들어가기 3분 전까지도 이 사람의 감정들을 계속해서 파고들려고 했었어요"라고 강조했다.

뜨거웠던 지난 여름 진행된 촬영에서 배홍석은 용태만의 선 굵은 액션을 선보이며 시선을 모은다. "오히려 헬멧을 쓰니 제가 연기해야 하는 상태의 감정까지 오히려 쉽게 가더라고요"라면서 "연기에도 더 도움이 됐어요"라고 뿌듯한 미소를 보였다.

첫 스크린 도전을 마치며 개봉 전 생애 첫 언론시사회와 기자간담회 참석까지 마쳤던 배홍석은 오랜 뮤지컬 무대 경험 습관으로 "정면으로 카메라를 바라봐야 하는데, 제가 자꾸 위쪽을 보고 있더라고요. 무대라고 착각한 거죠"라며 쑥스러운 미소를 짓는다.

"'용루각'을 찍으며 '모두가 자기 몫을 하고 있구나'란 생각을 분명하게 하게 됐죠. 그러니 저라는 배우는 제게 주어진 제 몫을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 싶고요. 저 때문에 누를 끼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시사회 날에도 엄청 떨렸거든요. 요즘엔 정말 '잘해야 된다'는 생각만 계속 하고 있어요. 기분 좋은 긴장감과 '잘하자'는 한 가지 생각으로 달려가려고 합니다." (인터뷰②에 계속)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영화 '용루각:비정도시' 제공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