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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최초이자 마지막 누드집…전주만 나와도 춤춰야 할 것 같은 신화 4집 [미지의 앨범]

기사입력 2020.11.28 12:00 / 기사수정 2020.11.27 10:50

김미지 기자

[미지의 앨범]은 테이프와 CD를 통으로 들으며 전곡을 음미했던 그때 그 시절 미지(美志)가 갖고 있는 앨범 혹은 MP3 세대에 발매됐지만 수록곡들도 꼭 알려졌으면 하는 미지(未知)의 앨범을 리뷰합니다. 그 시절의 곡들로 저마다 다른 추억을 소환하고, 숨어 있던 명곡을 발견하는 재미를 보장합니다. <편집자 주>

[엑스포츠뉴스 김미지 기자] "3집 활동 당시, 옷을 벗는 콘셉트로 활동했어요. 그걸 보고 이수만 선생님이 누드집을 제안하셨죠."

국내 최장수 아이돌 신화는 오랜 활동 이력만큼 특이한 경력도 많은데요. 그 중 하나가 바로 아이돌 그룹 최초이자 마지막으로 세미 누드집을 찍은 것입니다.


당시 4집 활동을 앞두고 우리나라 대표 사진작가인 김중만 작가와 함께 누드집을 촬영, 제작했던 신화는 무려 앨범에도 멤버 개인 세미누드 컷을 넣으면서 당시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아주 큰 나뭇잎들과 떠올리기만 해도 민망한 뒷태들이 기억나네요.)

또 화보집 형식으로 1만부 한정으로 발간된 누드집은 프리미엄가가 붙으면서 한때 25만원을 호가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에피소드가 담긴 신화의 4집은 본격적으로 신화의 노래와 퍼포먼스를 알린 곡들이 담긴 앨범이기도 합니다.


먼저 타이틀곡은 '헤이 컴온!'(Hey, Come On!). 외국 작곡가인 Peter Rafelson과 Jeff Vincent가 작곡한 이 곡은 멤버 신혜성이 단독 작사한 곡으로 전주만 들어도 기립해서 춤을 춰야 할 것 같은 비트가 귀를 감쌉니다.

막내 앤디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잠시 팀을 떠나 5인조로 활동했던 4집은 신화 멤버들이 3집에서 더욱 발전한 남성미를 과시하며 퍼포먼스를 펼칩니다.

또 댄스브레이크에서 메인 댄서인 이민우의 춤과 메인 보컬 신혜성의 가창력 폭발 부분은 노래의 하이라이트를 완성했죠.

당시 SM 지하 연습실에서 신혜성을 제외한 네 멤버가 상의를 탈의한 채 연습하는 영상도 공개됐는데, 20대 초반 젊은 패기와 열정 그리고 신혜성의 열렬한 탈의 거부를 느낄 수 있습니다.


신화는 4집에서 이전보다 더 큰 팬덤을 흡수했는데, 이것에는 후속곡 '와일드 아이즈'(WILD EYES)의 무대도 일조했습니다.

'와일드 아이즈'의 의자춤은 메인댄서인 이민우가 무릎이 안 좋은 신혜성을 위해 단 20분 만에 안무를 창작해낸 것으로 유명한데요. 당시 전주에서 칼 같이 포즈를 취하는 안무와 박수 춤 등은 아이돌 후배들이 숱하게 커버를 한 것은 물론, 현재에도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많은 방송인들이 패러디를 하곤 할 정도로 2000년대 초반을 살았던 많은 이들을 감탄하게 만들었습니다.

'와일드 아이즈'의 뮤직비디오도 놀라웠는데, 피부 가면을 벗어내면 다른 멤버가 나오는 다소 무서운 장면과 '갑툭튀' 독사가 팔과 등에서 튀어 나오는 장면 등은 지금 봐도 어떤 가사와 관련이 있는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달라졌어 나는 강해졌어'는 강하게 강조되는 느낌을 줍니다.


신화의 남성미를 강조했던 두 활동곡 뿐 아니라 4집에는 다양한 장르와 매력의 곡들이 담겨있습니다.

앨범의 오프닝을 장식하는 '저스트 2 비 위드 유'(Just 2 be with U)는 신혜성이 감칠맛을 살린 보컬과 꼭 남자 요정이 말을 거는 듯한 '나를 믿어요 my love 너와 함께라면' 부분이 몽환적 느낌을 살리는 곡이죠.

발라드곡 '신화 나이트'(Shinhwa Knight)는 곁에서 지켜주던 사람이 새로운 사랑을 만나는 것을 보고, 마음은 아프지만 널 보내줄거고 떠난대도 영원히 널 지킬거라는 마음 아픈 '기사'(Knight)의 맹세가 담겼습니다.

에릭과 이민우가 참여한 몽환적인 곡 '레미니센스'(Reminiscence)는 당시 자작곡 작업에 열을 올리던 두 사람이 만들어낸 곡으로 편곡까지 이민우가 마쳐 3집 'Soul'에 이어 작곡 능력을 과시하는 곡이 됐습니다.

이민우는 이후에도 신화 앨범에 'Free', 'lost in love', '79', '...후에', 'OH!' 등 수많은 자작곡을 수록해 의미를 더하기도 했습니다.

이민우 만큼이나 작곡능력을 가지고 있던 김동완 역시 4집에 자작곡을 넣었는데, 'Egotism'(97年 4月 1日)이 바로 그 곡입니다. 김동완이 개인적으로 배신당한 경험을 넣은 듯한 'Egotism'은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는 특별한 구조로 시작하는데 랩이 중점인 이 곡에는 신화 멤버들 뿐 아니라 래퍼 허인창, 후니훈, MC몽 그리고 여성보컬로는 당시 이세진이라는 본명으로 활동한 가수 린이 참여했습니다.

지금 들어봐도 신화를 비롯한 여러 래퍼들의 래핑, 신혜성과 린의 호소력 짙은 보컬 등이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어 듣는 재미를 배가시키면서도 명곡이라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조금 다크한 'Egotism'이나 '레미니센스' 이외에 달콤한 사랑 노래도 존재합니다. 신화의 아카펠라로 시작하는 'Falling in love'는 '나 그대 영원토록 바라보며 살게요 / 나 그대 사랑해요 Just Falling in love with you' 등의 가사로 사랑에 빠져 모든 것이 행복하게 보이는 듯한 멜로디와 보컬이 담겼습니다.

그리고 신화창조의 무한 지지를 받고 있는 4집의 숨겨진 명곡 '트리핀'(Trippin')도 있습니다. 전주부터 콧소리를 내며 춤 춰야 할 것 같은 '트리핀'은 당시 많은 팬들의 4집 최애곡으로 꼽히기도 했습니다. 지난 2018년 개최된 20주년 팬파티에서 팬들이 콘서트에서 가장 보고싶은 노래 중 하나로 '트리핀'이 선정돼 신화 멤버들이 잠시 부르기도 하고 그해 개최된 20주년 콘서트에서는 무대까지 보여주며 팬서비스를 펼쳤습니다.

이외에도 1분 43초 부근에 귀신 소리가 들린다는 소문이 돌아서 많은 팬들이 기피했던 불후의 명곡 'Never can rewind', 당시 신화가 잘 하는 장르 중 하나였던 팝 댄스 장르를 잘 표현한 듯한 'Dark', 신혜성이 작사에 참여한 발라드곡 'Sure I know'(이별...그리고), 강타가 작곡하고 신혜성이 작사한 신혜성 솔로곡 '바램'(I Swear...)까지. 

파워풀한 댄스곡이면 댄스곡, 달콤한 러브송이면 러브송, 발라드면 발라드, 자작곡이면 자작곡. 뭐 하나 빠지지 않고 담긴 4집은 신화 팬들 사이에서도 대표적인 명반으로 꼽힙니다.

신혜성은 4집 땡스투에 이런 말을 썼습니다. 

"SM 가족들과 H.O.T., S.E.S., Fly To The Sky, 보아, 앞으로 더 나올 신인가수 여러분들까지 모두 화이팅!"

이후로 다나, 블랙비트, 신비, 밀크, 동방신기, 천상지희,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샤이니, 엑소, 레드벨벳, NCT, 에스파까지. 수많은 후배들이 데뷔하고 활동하는 동안에도 신화는 여전히 최장수 아이돌 그룹이라는 타이틀을 하루하루 경신하며 활동하고 있습니다.

am8191@xportsnews.com / 사진=신화 4집, SBS, 'Wild Eyes' MV

김미지 기자 am819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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