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한 기자] 아시안게임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인가.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이 조별 예선 첫 경기에서 소득 없는 경기를 펼친 끝에 북한에 패하며 금메달 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은 8일 저녁(한국 시각), 중국 광저우 웨슈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축구 C조 조별 예선 북한과의 경기에서 전반 36분, 리광천에게 헤딩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패했다. 이로써 24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고 있는 한국은 불안하게 이번 대회를 출발하게 됐다.
전체적으로 한국이 주도권을 잡으며 경기를 풀어나갔지만 경기 운영 면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인 한판이었다.
북한은 리광천, 박남철 등 남아공월드컵에서 뛴 선수들이 대거 주전으로 포진돼 한국보다 효율적인 축구를 구사하며 경기를 풀었다. 북한식 벌떼 수비는 위력을 발휘했고, 세트 피스에서도 위협적인 장면을 수차례 연출했다. 경기 템포를 전체적으로 조율하는 능력 역시 북한이 더 나았다.
반면 한국은 북한의 수비를 효과적으로 뚫지 못한데다 실점한 후에는 오히려 마음만 급한 플레이가 수차례 나오면서 답답한 흐름을 계속 보였다.
홍명보 감독이 원했던 점유율 축구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지만 이후 결정적인 공격으로 연결되는 장면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결국 수적으로 1명 더 앞선 상황에서도 골을 뽑아내지 못하며 뼈아픈 패배를 맛봐야 했다.
선수들의 움직임이 전체적으로 투박했던 것도 아쉬웠다. 기회가 있을 때 과감한 플레이도 필요했지만 전체적으로 순간 판단 능력과 빠른 대처가 미흡했다. 그렇다보니 이미 조직적으로 진용을 갖춘 북한의 벽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았다.
이번 경기에서 패했지만 일부에서는 이날 저녁 현지에 도착한 박주영(AS 모나코)이 가세하면 답답했던 흐름은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무게감 있는 공격수 부재에 대한 절실함을 느꼈던 가운데서 박주영의 가세가 팀 전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피로도 채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이틀 뒤에 2차전에 나서야 하는데다 연습 시간 부족으로 동료 선수들과의 연계 플레이가 제대로 위력을 발휘할 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듯 하다.
박주영이 가세한다 해서 기대했던 결정적인 한 방이 터지지 않는다면 북한전과 똑같은 상황이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 어쨌든 여러가지로 힘든 상황을 맞이하게 된 홍명보호의 아시안게임 첫 경기가 됐다.
[사진= (C) 엑스포츠뉴스 DB]
김지한 기자 pres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