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01-20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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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원게이밍, 당연하지 않은 걸 당연하게 만든 팀

기사입력 2020.11.04 20:37



“FPX 어떻게 이기냐로 시작해 담원 어떻게 이기냐로 끝난 한 해”

세계 ‘리그 오브 레전드’ 팬들의 축제 ‘롤드컵’이 마무리 된 이 시점. 각자 개인차는 있겠지만 기자는 올 한해를 이렇게 요약하고 있다. 물론 여러 외부 이슈가 좀 더 있었지만 오로지 ‘게임’만 봤을 때는 그렇다는 거다.

최근 중국 상하이 자동차 푸동 아레나(SAIC Motor Pudong Arena)에서 진행된 롤드컵 결승전에서 담원 게이밍은 쑤닝을 세트 스코어 3-1로 누르고 소환사의 컵을 들어 올렸다. 이로써 팀 창단 첫 롤드컵 우승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LCK는 지난 2017년 이후 2년 연속 중요한 국제 무대에서 번번히 중국(LPL)과 유럽(LEC)에게 발목을 잡히며 경쟁력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평을 받아왔다. 그러나 담원 게이밍은 이러한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며 뛰어난 경기력으로 우승을 차지했고, LCK는 3년 만에 세계 최강 리그 칭호를 되찾으며 롤드컵 통산 6회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번 우승으로 담원 게이밍은 SK telecom T1(현 T1)과 삼성 갤럭시(현 젠지 e스포츠)에 이어 LCK 역대 세 번째 롤드컵 우승팀이 됐다. 담원 게이밍은 LoL 챌린저스 코리아(CK),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에 이어 세계무대인 롤드컵까지 제패하며 드라마 같은 스토리의 피날레를 아름답게 장식했다.

담원은 롤드컵 개막 전에 TES, 징동게이밍과 함께 우승후보 TOP3으로 꼽혔던 팀이다. 그중 유일하게 결승에 갔고, 우승을 차지했다.

올 한해 담원의 스토리, 그리고 롤 이스포츠판의 스토리를 보면 역시 사람은 쉽게 ‘단정’이라는 걸 하면 안 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시간을 거슬러 작년 말 올해 초로 가보자.


이 때만 해도 FPX로 칸 김동하 선수가 이적한다는 소식 이후 “FPX 어떻게 이기냐”는 말 정말 많이 나왔다. 월즈 챔피언인 FPX가 전력 누수 없이 LCK 최정상 탑솔러까지 영입했으니 이러한 반응은 지극히 당연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LPL 최강을 다투는 팀은 TES와 징동게이밍이었다. 이 두 팀이 LPL 스프링 시즌과 써머 시즌은 나눠 가지고, 월즈챔피언 IG와 FPX는 롤드컵 진출도 못할 거라고 그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LCK로 이야기의 방향을 돌려 보자. 기자는 스프링 시즌 시작 전부터 “올해가 역대 최약의 LCK다”, “롤드컵에서 통할만한 슈퍼팀이 없다”는 이야기 롤 관련 커뮤니티에서 정말 많이 봤다. LPL 찬양하고 LCK 깎아내리는 사람들도 1년 내내 봤다. 근데 또 그때는 그럴 만 했다.

물론 LPL팀 상대로도 해볼만 하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문제의 그 ‘미드 시즌 컵’ 이후 이런 반응은 쏙 들어갔다.

이때는 LPL팀과 격차를 절대 줄일 수 없는 것처럼, 이젠 LCK는 셀링 리그나 해야 하는 것처럼 생각한 사람들이 많았다. 솔직히 그 때는 그런 이야기 나와도 딱히 할 말이 없었다. 담원을 포함한 LCK TOP4 팀들이 워낙 처참하게 LPL팀들 상대로 졌으니까.

이번 글의 주인공인 담원도 한해를 거쳐 오면서 평가가 몇 번이나 바뀌었는지 모른다. 사람들 말만 들어보면 담원은 절대 ‘로지컬’이라는 걸 가질 수 없는 팀이었다. 호사가들 말만 들으면 너구리 장하권은 잘하지만 고립사가 너무 많은 감정적인 선수고, 고스트 장용준은 안정적이지만 절대 ‘원딜 캐리’는 할 수 없는 원딜러였다. LCK 써머 1라운드만 해도 지력과 무력 모두 여포라는 말을 들은 게 담원게이밍. 솔직히 써머 1라운드면 그렇게 먼 옛날이야기도 아니다.

세간의 ‘단정’대로라면 담원이 로지컬과 피지컬을 두루 갖춘 팀이라는 평가를 받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담원은 끊임없이 진화했고, 결국 그 ‘단정’들이 틀렸음을 입증해냈다. 이 점이 진짜 대단하고, 존중받을 만한 부분이라고 보인다.

담원을 롤드컵 우승후보로 꼽는 게 당연하고, 그들이 우승하는 게 당연하다는 분위기를 만든 것. 롤을 잘 모르더라도 보통의 노력과 재능으로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건 충분히 알 수 있다.

‘지금까지 부족한 점이 보였다고 앞으로도 부족하라는 법은 없다’

특히 이걸 현실로 증명한다는 건 어느 분야라도 정말 쉬운 일이 아닌데, 그것을 담원은 해냈다. 그리고 이게 한명의 LCK 팬으로서 정말 감사한 부분이다. 만약 담원마저 우승컵 앞에서 좌절했다면 지금 쯤 어떤 이야기들이 나왔을지.

다시 한번 ‘챔피언’ 담원에게 무한한 축하를 보내면서, 글을 마무리 짓는다.

tvX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 사진 = 담원게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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