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현세 기자] 7회 말, 네 번째 타석. 페르난데스는 열정 가득했다. 힘껏 휘두르다가 엉덩방아까지 찧었다. 그만큼 열망 있어 보였다.
199안타에서 멈췄다. KBO 역사상 1명만 가질 만큼 흔히 나오는 기록이 아니니 페르난데스로서 더욱 아쉬울 듯했다. 그러나 페르난데스는 '200안타' 질문이 나올 때마다 "숫자는 중요하지 않고, 치는 데 집중할 뿐"이라며 "내년에 하면 되니 달성 못 해도 만족"이라고 해 왔다.
페르난데스는 동료 라울 알칸타라 20승이 확정되는 순간까지 계속 붙어 있었다. 알칸타라는 "두산 이적해 와 호주 캠프 때 호세가 '너는 20승할 것'라고 해 줬다. 늘 의지하는 호세에게 고맙다"고 했다. 페르난데스는 도전이 아쉽게 끝났다. 그렇다고 좌절하지는 않았다. 되레 축하해 줄 여유가 있었다.
199안타. 이것만으로 박수받아야 할 가치가 있다. 단지 2년 연속 최다 안타 부문 1위가 확정시됐다는 것보다 자기 자신과 싸워 이겼기 때문이다. 페르난데스는 2019년 시즌 197안타를 쳐 '안타왕'이 됐다. 2년 연속 전 경기 출장했고, 안타 개수는 2개 더 늘렸다.
192안타째 칠 당시, 페르난데스는 18일 고척 키움과 경기에서 왼 손등에 사구를 맞고도 교체되지 않고 타석에 들어섰다. 그리고 시즌 20호 홈런이 나왔다. 공에 맞고도 견뎌 팀 승리까지 이끌었다. '괜찮냐'고 묻는 말에 그는 한국어로 "괜찮아"라며 웃었다.
두산과 약속 또한 지켰다. 시즌 전 페르난데스는 두산과 90만 달러 조건으로 재계약했다. 연봉 45만 달러, 옵션 45만 달러. 지명타자 출장이 주였으니 수비 공헌도가 요구됐고, 직전 시즌 호성적을 냈는데도 안주하지 않게, 스스로 동기부여를 주는 결정이었다. "팀에 더 공헌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고.
모든 요소가 발전했다. 페르난데스는 주전 1루수 오재일이 부상일 때 24경기에서 1루수 선발 출장해 작년 시즌 15경기 대비 출장 비중을 늘렸다. 타격 또한 타율만 4리 정도 소폭 떨어질 뿐 OPS 0.892에서 0.901이 됐고 홈런 수 역시 7개 늘려 21개 쳤다. 시즌 초부터 목표해 오던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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