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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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자의 작사가 아이유 노랫말 여행 -1- ‘블루밍’ [K-POP포커스]

기사입력 2020.10.29 13:49



아이유가 작사한 노래들을 간단하게 살펴보는 시리즈 ‘아이유 노랫말 여행’.

그 첫 번째 시간은 ‘블루밍’이다.



곡명 : Blueming

작사 아이유(IU)
작곡 이종훈, 이채규, 아이유(IU)

편곡 이종훈, 이채규

‘블루밍’은 아이유의 다섯 번째 미니앨범 ‘Love poem’의 타이틀곡이다.

‘블루밍’은 노래 제목의 의도를 알게 된 순간 헛웃음이 나왔던 곡이다. 물론 좋은 의미의 헛웃음이다.

과장해서 하는 소리가 아니라 “야 이건 진짜 말이 안 되는데?”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던 제목이기도.

지금은 남의 소식 전하면서 먹고 살고 있지만, 어릴 적에 창작이라는 걸 꿈꿨던 사람으로서 ‘블루밍’은 참으로 탐나면서, 질투가 절로 나는 단어다.


이 제목에서 알 수 있는 건 ‘작사가로서 아이유가 얼마나 욕심쟁이인가’이다. 아이유는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욕심을 가득가득 담아 ‘블루밍’이라는 3음절을 탄생시켰다.

‘블루밍’은 하나의 소재에서 두 가지 특징을 가져온 후, 그 다음에 하나로 합친 제목이다.



소재는 카카오톡과 같은 모바일 SNS를 통해 펼치는 사랑의 대화.

카카오톡→대화창이 파랗다→파랑→Blue

+

카카오톡→대화→대화를 꽃 피우다→만개→blooming

+

‘블루’와 ‘블룸’의 발음이 비슷하네?

= Blueming


창작자(를 지망했던) 입장에서 보자면, SNS 대화창이 파랗다는 것과 그를 통해 이야기꽃을 피운다는 것 둘 다 충분히 개별 작품의 소재가 될 수 있다. 기자가 작사는 잘 모르지만 시를 쓴다는 관점에서 보면 작품 2편은 충분히 나온다고 본다.

근데 이 둘을 합쳐버렸다.

합친 결과, 시너지라는 것이 폭발해버렸다.

주제가 되는 개념 하나가 확고히 잡히고 나니 가사에는 날개가 달린다.



“오직 둘만의 비밀의 정원”

“너에게 한 송이를 더 보내”

“엄지손가락으로 장미꽃을 피워 ”

“향기에 취할 것 같아”

“띄어쓰기없이보낼게사랑인것같애 백만송이장미꽃을, 나랑피워볼래?”

“꽃잎의 색은 우리 마음 가는 대로 칠해 시들 때도 예쁘게”

사물, 후각, 공간 등등 그야말로 동원할 수 있는 걸 총동원해서 이 사랑의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물론 기본틀이 워낙 잘 잡혀 있어서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아이유는 가사에 한 가지 개념을 더 넣었는데 바로 ‘작가’이다. 이는 본인 이름이 ‘이지은’이라는 점을 착안해 넣은 것으로 보인다.

“밤샘 작업으로 업데이트 흥미로운 이 작품의 ‘지은이’ that’s me 우”

“어쩜 이 관계의 클라이맥스 2막으로 넘어가기엔 지금이 good timing 우”

“조금 장난스러운 나의 은유에 네 해석이 궁금해”

본인 이름 가지고 하는 가벼운 말장난을 기초로 퀄리티 있는 가사 전개를 만든다는 점은 전작 중 ‘이지금’과 연결되는 면이 있다.



<철저히 가사에 기초해 비주얼을 만든 ‘블루밍’ 뮤직비디오>

텍스트를 이렇게 짰을 때 좋은 점은, 시각화 작업을 할 때 방향이 분명해진다는 점이다. 여기서 말하는 시각화란 헤어, 메이크업, 코디, 소품, 콘셉트 포토, 뮤직비디오 등을 말한다. 프로듀서로서 아이유는 이점도 염두 해두고 가사를 썼을 것이다.

이렇게 완성된 ‘블루밍’은 크게 두 가지 개념을 뒤집어놓았다.

하나는 “I feel blue”라는 표현의 사용법. 원래는 “우울해”로 번역되는 문장인데 아이유는 “정말 좋다”는 의미로 만들었다. 블루라는 색깔 위에 새로운 의미를 덧칠한 셈.

나머지 하나는 SNS를 통한 사랑의 이미지.

사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카톡 대화, 특히 연애 관련 대화 이미지는 썩 그렇게 긍정적이지 않을 때가 많다.


<....자니?...>

카톡을 통한 사랑 고백, 카톡을 통한 이별 고백, 카톡을 통한 구남친&구여친 연락 등등을 보면 ‘극혐’이라는 반응이 만만치 않게 있었다.

더불어 얼굴 보고 하는 사랑, 손편지나 전화를 통해 하는 사랑을 높게 보고 SNS로 하는 사랑을 깎아내리는 이들도 적잖이 있었다.(물론, 그럴 만하긴 했다)

요는 이게 마냥 좋은 이미지는 아니었다는 이야기다. 못나고 퀴퀴하고 이따금 술 냄새도 나는 것이 문자를 통한 사랑, 카톡을 통한 사랑의 이미지였다. 지금도 어느 정도는 그런 편이고.

이런 와중에 ‘블루밍’이 나왔고, ‘블루밍’은 카톡을 통한 사랑을 아주 청량하고 향기롭고 아름답게 표현했다. 단맛보단 시원한 맛이 더 강하고, 술 냄새보단 꽃향기가 나는 그런 노래.

‘러브포엠’ 앨범 및 ‘블루밍’ 공식 곡 소개를 보면 이 노래는 어느 정도 본인 경험이 담겨 있는 노래 같다, ‘사랑을 하는 자’ 아이유는 이 경험이 매우 좋았던 모양이다.

그 좋았던 경험을 진심 가득 담아 창작에 쏟았기에, 그리고 창작자로서 자신의 진심을 '잘' 세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기에 이런 명곡이 탄생하지 않았나 싶다.

‘러브포엠’ 소개에는 이 앨범을 소개하는 아이유의 말이 담겨 있다. 그중엔 이런 문장이 있다.

“‘시인'이라든가 ‘예술'이라든가 ‘영감'이라든가 ‘작품'과 같이 본인 입으로 얘기하기에는 왠지 좀 민망한 표현들에 대해 약간의 울렁증을 가지고 있는 내가, 앨범명을 뻔뻔하게 ‘사랑시'라고 지어 놓고도 하나도 부끄럽지 않은 이유는 여기 담은 것들이 전부 진심이기 때문이다”

이 문장에 대한 리스너로서 답은 이렇다.

“아이유, 시인 맞다”


※여담

같은 맘인 걸 알아 realize la lize
말을 고르지 말아 just reply la la ly

위 가사처럼 운율 맞춘 부분까지 일일이 언급하면 한도 끝도 없기에 이와 관련한 이야기는 생략한다.

작사가 아이유가 이 노래에서 어떤 기술을 썼을까를 생각해보면서 ‘블루밍’을 감상하는 걸 추천.

tvX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 사진 = 이담엔터테인먼트-아이유 SNS-원더케이 유튜브 채널-인터넷 커뮤니티-바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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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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