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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미지의 앨범] 79클럽 오빠들의 노래는 '미쳤었죠'…강타X신혜성X이지훈의 S

기사입력 2020.10.28 12:00 / 기사수정 2020.10.27 17:59

김미지 기자

[그때 그 미지의 앨범]은 테이프와 CD를 통으로 들으며 전곡을 음미했던 그때 그 시절 미지(美志)가 갖고 있는 앨범 혹은 MP3 세대에 발매됐지만 수록곡들도 꼭 알려졌으면 하는 미지(未知)의 앨범을 리뷰합니다. 그 시절의 곡들로 저마다 다른 추억을 소환하고, 숨어 있던 명곡을 발견하는 재미를 보장합니다. <편집자 주>

[엑스포츠뉴스 김미지 기자] 아직은 CD보단 테이프가 주축이었던 시절,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들었던 앨범이 있습니다. 타이틀곡부터 수록곡까지, 열두곡이 모두 취향을 저격해 앨범을 통째로 듣는 것이 당연시됐던 당시에 타이틀곡을 비롯해 무려 4곡이나 널리 알려졌던 앨범. 바로 S 1집 'Fr.in.Cl.'(Friends in Classic)입니다.

S의 1집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앨범입니다. 앨범명처럼 가요계 대표 절친들이 모여 만든 컬래버레이션 앨범은 당시에도 지금도 매우 특이한 콘셉트였기 때문이죠.

또 H.O.T. 메인보컬에서 솔로로 전향했던 강타와, 신화의 메인보컬 신혜성, 당대 꽃미남 실력파 가수의 표본이었던 이지훈까지. 가요계 내로라하는 메인보컬들이 모인 그룹 S의 첫 앨범은 가창력과 음악성을 최대치로 가득 눌러담은 앨범으로 평가됩니다.

그래서였을까요? S의 1집 땡스투에는 이런 말이 솔직하게 적혀져 있습니다.

"기분 좋고 유쾌하게 시작했던 처음 마음과는 다르게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만든 앨범입니다."


절친들이 모여 호기롭게 '우리 한번 만들어보자' 했던 앨범이지만 세 아티스트의 소속사가 모두 달랐으며(심지어 신혜성은 SM과 전속계약이 만료돼 다른 기획사로 옮긴 직후), 아무리 절친이라해도 12곡이 수록된 웰메이드 앨범을 만드는 데에는 끝없는 고뇌와 부침이 필요했을 테죠.

'많은 어려움'을 겪고 탄생한 앨범은 그런만큼 주옥같은 명곡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스탠딩마이크를 세워두고 세 사람이 나란히 손짓 안무를 펼쳤던 타이틀곡 '아이 스웨어'(I Swear)는 강타가 작사, 작곡한 곡으로 이별 후 뒤늦게 사랑을 깨달은 화자의 마음을 세 사람이 흡사 아카펠라 그룹처럼 화음을 맞춰 노래했죠. 

후렴구 때문에 '아 설마'라고도 불렸던 '아이 스웨어'는 발랄한 멜로디와는 달리 이별의 이야기를 담은 것도 특이했는데, 특히 2절의 '네가 죽었으면 좋겠어'는 지금 다시 들어도 충격을 선사합니다.



2번 트랙이자 후속곡인 '사랑니' 역시 강타가 작사, 작곡 했는데 1세대 아이돌의 감성 싱어송라이터답게 구슬픈 멜로디와 애절한 가사, 각자 특색이 다른 보컬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아프기만 한걸요 두렵기만 한걸요 이게 내 몫인가 봐요 내 맘 / 안되나 봐요 아무리 소리쳐 불러봐도 대답 없는 내 아픔만'의 후렴구는 너무 애절해 당시 어린 소녀 팬들에게 '대체 사랑니는 얼마나 아픈 것일까'라는 '공포증'을 선사하기도 했습니다. 

'사랑니' 역시 세 사람의 화음이 생겼다가 없어지고, 다시 생겼다가 없어지면서 환상적인 곡의 전개를 펼치며 하이라이트 화음은 감정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만큼의 깊은 여운을 줍니다.

S 결성 전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서로 맞춰보지도 않고 즉석에서 화음을 펼칠 정도로 서로 호흡이 잘 맞았던 세 절친의 매력이 가득 담긴 곡입니다.


타이틀곡과 후속곡을 제외하고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곡은 '미쳤었죠'와 '달이 꾸는 꿈'. 두 곡 역시 강타가 작사, 작곡, 편곡까지 한 곡입니다.

기타 사운드로 시작하는 '미쳤었죠'는 곡 전체에서 기타 연주가 리드하면서 마치 가슴 아픈 드라마의 OST를 듣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미쳤었죠'의 히든 하이라이트는 바로 신화 에릭의 랩 피처링. 당시 음악방송에까지 지원사격했던 에릭은 단숨에 시선을 강탈하며 신스틸러의 면모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지켜주소서 / 하늘이여 그녈 지켜주소서'의 랩은 소름 끼칠 정도로 '미쳤었죠'의 킬링 파트로 자리잡기도 했죠.

또 다른 인기곡인 '달이 꾸는 꿈'은 제목부터 시선을 사로잡는 곡. 도입부부터 강하게 시작되는 보컬과 파도처럼 밀려오는 듯한 화음으로 엮인 후렴구와 이지훈의 폭발적인 고음, '난 여기서 기다려요~호~호~'까지. 한 파트도 버릴 것 없이 가창력으로 꽉 채워져 있습니다.

사실 '미쳤었죠'와 '달이 꾸는 꿈' 사이에는 짧은 영어곡 '아이 빌리브'(I Believe)가 있는데, 여러 음악방송과 시상식에서 인트로식으로 불렀던 '아이 빌리브' 후 다음트랙 '달이 꾸는 꿈'이 시작되는 지점 역시 테이프와 CD 세대를 거친 이들에게는 자동적으로 튀어나올만큼 추억을 자극합니다.


인기곡이었던 네 곡을 제외하고도, 연애 초반의 설렘을 이야기한 '몰랐죠', 그 당시 유행했던 나레이션으로 담담히 이별 이야기를 전하는 것으로 시작되는 '왜...', SM 히트 작곡가 켄지가 작사, 작곡, 편곡한 SM스타일의 팝발라드 'Never Knew', 79클럽의 또 다른 절친이었던 이기찬이 작사, 작곡, 편곡한 '사랑밖에 모르죠', 또 다른 강타표 발라드 '센티멘탈'(Sentimental), 앨범의 유일한 솔로곡이자 크리스챤으로 유명한 이지훈의 CCM 'Prayer', CD에는 수록되지 않았지만 정품 앨범을 구매하면 한 사이트에 접속해 들을 수 있었던 마지막곡 '에메랄드'(Emerald)까지. S의 1집은 지금 들어도 버릴 곡 하나 없이 꽉 채워진 웰메이드 앨범이네요. 지금처럼 찬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부터 쓸쓸한 겨울까지, 딱 듣기 좋은 곡들입니다.


S는 이 명반을 발매한 뒤 11년 뒤인 지난 2014년 2집 'Autumn Breeze'로 재결성하며 더욱 성숙해진 화음을 선사하기도 했습니다.

2집 발매로부터도 6년이 지났습니다. 어느새 불혹을 넘긴 세 아티스트는 각자의 일이 바빠 예전만큼 자주 만나지는 못 한다는데요. 세 사람의 우정에는 관심이 없지만, S의 화음으로 꽉 찬 명곡 메들리가 담긴 3집은 꼭 만나고 싶네요. 강타가 작사, 작곡하고 신혜성과 이지훈이 불렀던 희대의 명곡 '인형'부터 시작된 세 사람의 화음이 부디 끝이 아니길 바라봅니다.

am8191@xportsnews.com / 사진=SM, MBC

김미지 기자 am819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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