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금주 기자] '꼬꼬무' 장트리오가 온국민을 기만했던 안기부의 납북 미수 자작극에 관해 밝혔다.
17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1회에서는 장도연, 장성규, 장항준이 납북 미수 사건에 관해 밝혔다.
이날 입담 장트리오 장항준, 장도연, 장성규가 등장했다. 세 사람은 각자 이야기를 들어줄 친구 송은이, 이현이, 조정식을 만났다. 세 사람이 들려줄 이야기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한 남자의 눈물에 관한 이야기였다.
1987년 1월, 윤 씨는 북한공작원에게 납치당했다가 가까스로 탈출한다. 윤 씨가 들려준 이야기는 충격적이었다. 홍콩에서 만나 한 달 만에 결혼한 아내 수지김이 북한공작원이고, 자신을 유인해 북한대사관으로 데려갔다는 것. 이현이, 조정식이 "처음부터 짜인 각본이었냐"라고 묻자 장트리오는 그렇다고 답했다. 싱가포르의 한 호텔에 억류된 윤 씨는 안심을 시킨 후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서 빈 택시를 타고 탈출했다고.
그로부터 17일 후, 수지김의 시신이 발견됐다. 북한공작원들의 소행이란 추측이 있었다. 그 후 윤 씨는 벤처사업가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2001년, 윤 씨는 아내 수지김 살해 혐의로 구속, 징역 15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모두 윤 씨의 거짓말이었던 것. 윤 씨는 반공투사가 아니라 아내 살인범이었다. 장트리오는 두 사람은 심하게 다투었고, 윤 씨가 수지김을 살해했다고 밝혔다.
이를 들은 이현이는 "신문기사도 이상했다. 지금보니 완전 소설이다. 원래 거짓말하는 사람들이 미사여구를 많이 쓴다"라며 "내가 사기당해보지 않았냐. 사기꾼들이 말이 많고, 내가 말할 틈을 안 준다"라고 밝혔다. 당시 윤 씨는 공항에서 심장을 부여잡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에 송은이는 "눈물은 왜 흘리는 거냐. 이 사람 진짜 연기자네"라며 황당해했다.
윤 씨는 아내를 살해한 후 월북을 결심했지만, 북한대사관에서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자 계획을 바꾸어 아내를 간첩으로 만들어버렸다. 더 분노할 이야기가 남아있었다. 당시 안기부의 비공개 해외 전문에 따르면, 안기부는 윤 씨가 거짓말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 안기부는 윤 씨의 기자회견을 진행할 생각이었지만, 외무부 직원들의 반발로 현지 기자회견은 무산된다.
하지만 윤 씨는 공항에서 대국민 사기극을 벌였고, 안기부에 끌려가 이틀 만에 모든 걸 자백했다. 모든 진실은 부장에게 보고됐지만, 부장은 사건을 묻으라고 했다. 송은이는 "온 국민을 기만하는 거 아니냐"라고 분노했다. 천인공노할 짓을 한 사람은 바로 장세동 안기부장으로, 전두환의 그림자로 불렸다고. 장세동은 당시 민주화 열기를 뒤집을 카드로 윤 씨를 택했다. 윤 씨에게 당시 야당 인사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름을 언급하게 하기도 했다.
거기다 안기부는 마카로니 대책을 세웠다. 마카로니는 수지김, 신일구는 윤 씨를 부르는 암호명. 안기부는 윤 씨를 3개월 세뇌한 후 감시하고, 홍콩 경찰의 수사 협조 요청을 거절한다. 또한 국내 언론을 조종하고, 수지김 가족을 수사한다. 그로 인해 수지김 가족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의 삶을 살아야 했다. 둘째 여동생은 3살 아들과 끌려갔고, 어머니는 구타를 당하고 실어증에 걸렸다. 셋째 여동생은 시가 식구들에게 폭력을 당한 후 이혼을 당했고, 시가에선 아들을 절에 버렸다. 수지김의 이름은 김옥분으로, 가족들을 위해 산 죄밖에 없었다.
하지만 장세동 안기부장과 관련자들은 공소시효 만료로 처발받지 않았다. 송은이는 "반인륜적 국가 범죄는 공소시효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조정식은 "처음에 흥미롭게 얘기 들었던 자체가 죄송스럽다. 이젠 수지김 사건이 아니라 김옥분이란 이름을 기억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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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금주 기자 nkj@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