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음악감독 김문정이 지난 날을 회상하며 미래를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14일 방송된 TV조선 '스타다큐 마이웨이'(이하 '마이웨이')는 음악감독 김문정 편으로 진행됐다.
이날 최백호는 "저에게는 동화적인 이야기다. 첫 콘서트에서 대학을 갓 졸업한 피아니스트를 봤다. 그 조그만 피아니스트는 볼 때마다 자랐다. 그러던 어느날 한국 최고의 뮤지컬 음악 감독으로 나타났다"며 김문정을 소개했다.
김문정은 '명성황후', '영웅', '레미제라블', '맘마미마', '레베카', '모차르트' 등 수많은 작품에 참여한 음악 감독이다. 김문정은 "지휘자는 거울과 같은 존재다. 제가 기분이 좋으면 기분 좋은 에너지가 연주에서 나오고 그 에너지가 배우가 기분 좋게 표현을 해주고 그게 관객한테 반영이 되는 게 좋은 공연 같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어 "작곡가가 집을 디자인하는 사람이라면 음악 감독은 그 집을 설계하는 사람이다"라며 인사를 전했다.
김문정은 뮤지컬 기자 시사회에 앞서 배우와 연주자들의 컨디션을 챙기며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였다. 또 배우 김소현과 함께 리허설을 체크하기도 했다.
김문정의 첫 뮤지컬 작품은 '명성황후'였다. 김문정은 지난 2002년의 첫 공연을 회상하며 "런던에 가면 우리 연주자를 쓸 수가 없다. 그때 존 릭비라는 지휘자를 만났다. 저를 대우를 해주면서 '나한테 주문을 해라'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2016년에 '레미제라블' 한국 공연을 할 때는 반대로 존이 슈퍼바이어로 왔다. 상황이 바뀐 거다. 그렇게 만났던 인연들이 저를 이 자리에 있게 만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문정은 어머니 집에 방문했다. 김문정은 세 자매 중 장녀였다. 김문정은 어머니에게 "오늘은 엄마가 되게 보고 싶었어. 마음이 좀 힘들어서"라며 "요즘 공연 상황이 안 좋다. 엄마 밥 먹고 힘내려고 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문정의 어머니는 "모든 게 하는 일이 대견해. 당연히 아들일 줄 알았는데 의사가 '다음에 또 낳으시죠' 하더라"라고 입담을 뽐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멋있고 장한 딸이다. 얼마나 힘이 있냐. 보기만 해도 흐뭇하다. 문정이가 어릴 때 아버지 상사 집에 가서 피아노를 막 쳤는데 사모님이 무안하게 눈치를 줬다. 그때 과감하게 적금을 해약하고 피아노를 사줬다"며 "했다 하면 대상이었다"고 딸 자랑에 미소지었다.
김문정은 꿈 많던 학창시절을 떠올렸다. 김문정은 "교회 밴드를 했었는데 고등학교 3학년 때 희열이가 전화로 같이 작곡 공부를 하자고 하더라. 저는 1년 남았는데 되겠나 싶어서 거절했다. 그런데 서울대학교 작곡과에 붙은 거다. 서울대 3대 불가사의 중에 하나다"라며 유희열과의 인연을 설명했다.
또 "어머니가 저도 서울예대에 붙으면 작곡 공부를 시켜준다고 하셨다. 그 대신 떨어지면 안 됐다. 대학입시 한 달 반부터 공부를 했다"고 밝혔다.
김문정은 "합격자 발표날이 아직도 생각난다. 엄마가 동생들한테 '오늘 못 붙는 게 정상이다. 여기 합격하면 천재인 거다'라고 했다더라. 합격자 명단에 없는 줄 알았는데 제 이름 옆에 '언니 축하해'라고 적혀 있었다. 엄마와 동생이 이미 울고 있더라"라며 미소지었다.
이어 김문정은 밴드, 합창단부터 시작해 건반 연주자로 아르바이트를 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20년 전 함께했던 그룹 여행스케치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여행스케치의 남준봉은 "문정이 건반 실력은 워낙 훌륭해서 정평이 나있었다. 우리 스케줄보다 문정이 스케줄에 맞췄었다"며 "그때도 참 열심히 산다 싶었다"고 회상했다.
김문정은 "보통 열심히 산 사람들한테 '쉬어'라고 하지 않나. 저는 쉴 줄을 모른다. 바쁘게 살았다. 쉬는 날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어 "저는 사실 특별한 스펙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이끌어주는 사람도 없었다. 잘 버텨왔고 헤쳐왔다. 참 잘해왔다고 저를 칭찬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문정은 "쉼 없이 바쁘게 열심히 살았다, 어떻게 쉬어야할지 모르겠는 정도. 특별한 스펙이나 이끌어주는 사람도 없었다"면서 "버티는 자가 이기는 거라고 하지 않나, 잘 버텨왔고 잘 헤쳐왔다, 정말 버티고 버티며 걸어온 자리, 참 잘해왔다고 내게 토닥여주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김문정은 "어떤 날, '할머니가 지휘자가 되어볼까'라는 생각을 했다.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 지휘자는 봤는데 할머니 지휘자는 보지 못한 것 같다"라며 "서 있을 수 있고 팔 흔드는 게 지장이 되지 않는다면 그때까지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자신의 미래를 떠올렸다.
jupiter@xportsnews.com / 사진=TV조선 방송화면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