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조은혜 기자] "멘탈이 좋아지지 않았나 해요".
SK 와이번스 문승원은 28일 문학 KIA전에서 선발 등판해 7이닝 4피안타 2볼넷 9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고 시즌 4승을 챙겼다. 평균자책점은 3.95로 3점대에 진입했다. 팀 내 선발진 중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과 111⅔이닝으로 리그 토종 선발 중 가장 많은 이닝 소화에 비하면 너무 늦게 나온 네 번째 승리였다.
김광현이 떠나고, 토종 에이스의 자리를 이어받기를 목표했던 문승원은 기대 이상으로 에이스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하지만 '에이스 징크스'까지도 물려받았는지 유독 문승원의 등판일에는 방망이가 터지지 않았고, 잘 던지고도 자신의 몫을 챙기지 못한 적이 많았다. 주장 최정도 "서로 부담을 느낄까봐 티를 안 내지만 승원이가 선발로 나올 때 많이 못 도와준 것에 대해서 항상 마음 속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하지만 오히려 문승원은 승수에 대한 부분을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문승원은 4승을 따낸 직후 "그런 부분은 내려놓은지 오래다. 그렇게 내가 할 수 없는 걸 신경쓰다보면 기분도 다운되고, 밑으로 내려가더라. 내가 할 수 있는 것에만 신경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말도 자체가 성장의 증거다. 스스로도 잘 알고 있다. 문승원은 올해의 문승원과 지난 날들의 문승원을 비교했을 때 가장 달라진 점을 꼽아달라고 하자 "멘탈이 많이 좋아졌다"고 자평했다. 그는 "2018년 시즌 초반에도 잘 던지고 승리를 많이 못 했다. 그때는 잘 던지고 승을 못하면 어떡하나 이런 생각을 했는데, 요즘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며 "다음에 준비 잘해서 잘하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승원이 말했듯 불운을 가볍게 넘길 수 있다는 것은 언제고 다시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의 공에 대한 확신과 동료들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승수만으로는 문승원의 가치를 설명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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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