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권해효가 '후쿠오카' 촬영 당시를 떠올리며 아내에 대한 남다른 애정도 함께 전했다.
권해효는 21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 스위트라운지에서 열린 '후쿠오카'(감독 장률) 인터뷰에서 영화와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후쿠오카'는 28년 전 한 여자 때문에 절교한 두 남자와 귀신같은 한 여자의 기묘한 여행을 담은 작품.
'경주'와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를 잇는 장률 감독의 도시 3부작 마지막 작품이다. 권해효, 윤제문, 박소담이 출연하며 베를린 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각종 영화제에 초청되며 주목받기도 했다. 권해효는 28년째 제문(윤제문 분)이 미운 남자 해효 역을 연기했다.
'후쿠오카'는 지난 2018년 촬영을 마친 후 올해 3월 개봉하려 했으나, 코로나19 바이러스 여파 등으로 인해 일정이 미뤄진 바 있다. 오는 27일로 개봉일을 다시 알렸지만 재확산된 코로나19의 영향을 다시 받으며 당초 이날로 예정됐던 언론시사회 일정이 취소되기도 했다.
이날 권해효는 "'반도'나 '강철비2',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이 개봉하는 것을 보며 극장가가 다시 조금 살아나나 싶었는데, 속상한 마음이 있다"고 운을 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후쿠오카'는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말을 이은 권해효는 "장률 감독님의 영화가 '도시 3부작'이라는 말처럼 타지에 떨어진, 이방인 같은 느낌을 주는 부분이 있다. 모르는 곳으로 소풍을 가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리허설을 하다가 만들어지는 순간이라든지, 텍스트와는 또 다른 재미를 그 공간 속에서 느낄 수 있어서 특별했다"고 얘기했다.
'후쿠오카'는 제목처럼 일본 후쿠오카 현지에서 촬영이 진행됐다.
"아내와 10일 이상 떨어져 있었던 것이 이때가 처음이라고 했었다"고 묻는 말에 권해효는 2017년 홍상수 감독의 '그 후'에 함께 출연하기도 했던 아내 조윤희의 이야기를 꺼내며 "2018년이면 제가 결혼 24년이 됐을 때인데, 아내와 4일 이상 떨어져 지냈던 것이 그때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저도 그 때 개인적으로도 걱정을 많이 했었다. 이렇게 떨어져 살아본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라고 웃으며 "제작비가 적은 독립영화였기 때문에, 각자가 후쿠오카 이곳 저곳에 분산돼서 에어비앤비 숙소에 머물며 생활했었다. 타국의 도시에서 영화 작업을 하는데, 촬영 시간을 제외하고는 온전히 나만의 시간이었다. 촬영이 없을 때는 자전거를 타고 후쿠오카 시내를 돌아다니고 했었는데, 좋았던 경험이었다"며 웃었다.
또 "그 때가 예행연습이었던 것 같다. 이후에는 '보고타' 촬영 때문에 좀 떨어져보긴 했었다. 잘 지냈었다"며 다시 한 번 호탕하게 웃음 지었다.
올해 '후쿠오카'를 포함해 7월 개봉한 '반도', 9월 개봉을 앞둔 '도망친 여자'와 드라마 '아무도 모른다' 등 꾸준한 활동을 펼쳐왔다. 1990년 연극 '사천의 착한 여자'를 시작으로 어느덧 배우 생활을 한 지 30년이라는 시간을 지나왔다.
"관객의 돈을 받고 연기했던 순간들, 대학로에서 그 시간을 기준으로 하니까 딱 30년이 됐더라. 방송에 나온 지는 28년이 됐다. 여전히, '30년이 됐는데도 이렇게 연기를 못하나?'는 생각을 한다"며 쑥스러워했다.
"연기는 하면 할수록 어렵더라. 보통 나이가 들어가면 훨씬 더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만만치가 않다"고 덧붙인 권해효는 "30년을 결코 별 것 아닌 시간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스스로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1년에도 수 백 명이 뜨고 지는 이 일에서 다른 직업을 갖지 않고 전업 배우로, 누군가에게 빚지지 않고 또 누군가의 것을 빼앗지 않고 살아왔다는 것이 복이라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이어 권해효는 "첫 번째는 운이 좋고, 두 번째는 좋은 색시와 같이 살기 때문이 아닐까"라며 마음 속의 고마움을 함께 전했다.
'후쿠오카'는 8월 2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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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