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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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효-황선홍, FA컵 결승 앞두고 '입씨름 전초전'

기사입력 2010.10.06 17:25 / 기사수정 2010.10.06 17:25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전성호 기자] 결승전은 3주나 남았지만 우승컵을 향한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FA컵 결승전에서 맞붙는 수원 윤성효 감독과 부산 황선홍 감독은 6일 오후 3시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2010 하나은행 FA컵' 결승 대진추첨 및 미디어데이에 참석했다.

'디펜딩 챔피언' 수원은 부산과의 맞대결을 통해 대회 2연패에 도전하고, 부산은 2004년 우승 이후 6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결승전 장소를 가리는 대진 추첨에서는 황선홍 감독이 직접 추첨에 참가해 결승전 장소로 홈 경기장을 뽑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장면은 역시 양 팀 수장인 황선홍 감독과 윤성효 감독의 '입담' 대결이었다.

먼저 결승전에 임하는 소감을 밝힌 황선홍 감독은 "K-리그 최고의 팀 중 하나인 수원과 경기를 해 기쁘게 생각하고, 홈에서 하는 경기인 만큼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 내용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덕담과 함께 우승을 향한 결의를 밝혔다.

이에 윤성효 감독은 "결승전을 원정에서 하게 됐다"라고 운을 띄우면서 "(황선홍 감독이 준결승전 미디어데이 당시) 결승에서 우리와 함께 붙고 싶다고 했는데 소원을 풀었다."라며 농담을 던졌다. 이어 "우리는 항상 원정에서 부산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했고, 더군다나 9일 리그 경기 후 2주간 휴식기가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라며 대회 2연패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수원은 부산을 상대로 14경기 연속 무패를 거두고 있고, 윤성효 감독의 부임 후 첫 상대 역시 포스코컵 8강 부산전이었다. 당시 수원은 연장승부 끝에 승부차기에서 승리를 거뒀다.

윤성효 감독은 "부임 후 첫 경기에서 이겼기 때문에, 이번 원정경기에서도 이겨 우승을 차지해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선홍 감독은 이를 맞받아쳐 "부산 감독 부임 후로 여러가지 징크스를 깼는데, 아직 깨지 못한 징크스 중 하나가 수원전 무승이다. 또 하나의 소원은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것이다."라며 "준결승전 당시 전남을 이기고 수원과 결승에서 만나고 싶다고 말했는데 모두 바랬던대로 이뤄졌다. 이번에도 이뤄질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또한 "시즌초 미디어데이에서 밝혔듯이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첫 목표고 2차 목표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나가는 것이다.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열리면 그 목표를 위해 한발한발 나아갈 것이다."라며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지는 FA컵 우승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수원은 주축 선수인 양상민과 강민수가 경고 누적으로 결승전에 나서지 못한다. 이에 대해서도 윤성효 감독은 "부상에서 돌아온 조원희, 홍순학 선수가 있기 때문에 둘의 공백에 크게 개의치 않고 기존의 선수들로 잘 대비할 생각이다."라며 짐짓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우승 가능성에 대해서도 재치있는 말이 오갔다. 윤성효 감독은 "작년에도 우리가 우승을 차지했고,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고 우승도 해본 팀이 하지 않겠나."라며 좌중에 웃음을 던져줬다. 덧붙여 "우리 팀에는 부산보다 경험이 풍부한 선수가 많다."라며 우승을 자신했다.

또한 "황선홍 감독도 부산에 팬이 많겠지만 나도 부산에서 초중고를 나왔기 때문에 (아마 경기 당일엔) 수원 팬이 더 많을 것"이라며 은근히 홈 관중이 적은 부산을 빗대 농담을 하기도 했다.

이에 황선홍 감독은 "그렇지 않아도 구단에서 관중 유치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요 몇년 간 부산이 우승컵을 놓고 결승전에 나서는 장면을 자주 보여주지 못했다. 많은 분들이 경기장에 찾아와 주신다면 반드시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팬들의 성원을 부탁하기도 했다.

특히 황선홍 감독은 전남과의 FA컵 준결승전에서 승리한 뒤 팬들에게 약속했던 '황새 슬라이딩 세레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황선홍 감독은 "팬들과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다. 결승전에 대한 세레머니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제일 큰 세레머니는 우승컵을 선물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다른 것은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라며 이번에도 팬들에게 우승컵과 함께 '세레머니 선물'을 안겨주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기자회견 중간중간 재치넘치는 '설전'을 주고 받았지만 사실 두 감독은 현역 시절부터 친분 관계가 두터운 사이다. 그렇기에 마지막엔 서로에 대한 덕담을 주고 받으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황선홍 감독은 윤성효 감독에 대해 "수비와 미드필더를 보셨는데, 축구 선수답지 않게 왜소했는데도 수비가 탁월하고 영리한 선수셨다. 특히 자기 관리가 철저해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던 선배였다."라며 그의 현역 시절을 회상했고, 윤성효 감독 역시 "황선홍 감독과는 수원과 포항에서 같이 생활했다. 너무나 서로 잘 아는 선후배 사이다. 지금도 서로 연락하고 지내는 좋은 선후배 사이"라며 친근감을 드러냈다.

[사진 (C) 엑스포츠뉴스DB]



전성호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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