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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래 '경험론' 박지성 춤추게할까

기사입력 2010.10.05 08:36 / 기사수정 2010.10.05 08:36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현역 시절 최고의 미드필더로 활약했던 조광래 대표팀 감독의 경험론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부활을 이끌어낼까.

1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초청 한-일 축구국가대표 경기'는 조광래 감독 부임 후 세번째 A매치이자 51년만의 우승을 노리는 아시안컵을 앞두고 올해 마지막으로 국내에서 열리는 A매치이기도 하다. 특히 한일전이란 특수성이 더해져 경기의 무게감은 어느 때보다도 더하다.

이런 가운데 존재감과 실력 면에서 한국 대표팀 전력의 반이라 할 수 있는 '캡틴' 박지성이 최근 주춤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결코 반갑지 않은 일이다.

박지성은 녹록지 않은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7라운드까지 치른 정규리그에서 박지성은 고작 3경기에 나섰고 그나마 두 번은 교체출장이었다. 칼링컵 32강전에서는 1골 2도움을 올렸지만 2부리그 팀을 상대로 얻은 결과라 가치가 절하됐다.

특히, 박지성은 선발출장했던 두 차례 챔피언스리그 본선에서 최악의 평가를 받았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레인저스전 박지성에게 평점 4점을 줬고, 지난 주 발렌시아전에선 시즌 첫 풀타임을 소화했음에도 역시 "전반전 수 차례 공을 상대에게 내줘 후반전 시작과 함께 교체되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라는 혹평을 내렸다.

이에 박지성 스스로조차 구단 홈페이지에 실린 MUTV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시즌 보여준 나의 경기력에 만족할 수 없다."라며 "더 발전해야만 한다. 그라운드에서 더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이러한 최근 기대 이하의 부진 속에서 대표팀에 돌아온 박지성을 위해 조광래 감독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방법론도 구체적이다. 바로 조광래 감독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포지션 변경'이다.

4일 한일전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조광래 감독은 "전방 공격의 패턴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다. 다만 미드필드의 우위를 점하고 박지성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박지성을 2선으로 내려서 활용하는 방향을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물론 대표팀의 중앙 미드필더였던 김정우(광주 상무)가 4주의 기초군사훈련 후 컨디션이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고, 박지성이 측면과 중앙 모두 소화가 가능하다는 점도 고려됐지만, 이러한 변화의 근거에는 무엇보다도 과거 '컴퓨터 링커'란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명(名) 미드필더였던 조광래 감독의 경험이 자리잡고 있다.

조광래 감독은 "나도 미드필드에서 선수생활을 오래했기 때문에 박지성의 최근 부진에 대해 잘 안다."라고 운을 띄우며 "전방에 나가있을 때는 근력이나 돌파력, 파워가 중요한데, 컨디션이 떨어졌을 때는 직접 수비수와 부딪히는 것보다 2선에서 조금 처져 활약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라는게 선수 시절 경험에 비춰본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라는 생각을 내비쳤다.

덧붙여 "박지성의 컨디션도 고려해야 하고, 자신의 역량을 모두 발휘하기 위해서 포지션 변경을 하는 것도 내 경험 상 바람직할 것이란 생각에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결정해 한일전에 대비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비록 포지션은 바뀌지만 박지성은 한일전에서 공수 조율보다는 공격적인 면에서 더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조광래 감독은 "(비록 중앙 미드필더로 위치는 내려가지만) 공격적인 측면에서 박지성을 활용할 생각이다. 전방에 세 명의 공격수 아래 2선에서 박지성이 공격에 가담하면 대표팀 공격력을 배가시킬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즉 박지성은 중앙쪽에서 공격형 미드필더처럼 활약하고 기성용(셀틱) 윤빛가람(경남) 등이 뒤에서 받치며 공수를 조율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활동량이 풍부하고 경험이 많은 박지성이 중앙으로 이동함으로써 미드필드진이 강한 일본과 중원 싸움에서 승리하고, 박지성의 컨디션까지 끌어올리는 일거양득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조광래 감독의 '경험론'이 박지성에게 올 시즌 새로운 계기를 마련하고, 아시안컵을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평가전에서 승리를 이끌어내는 열쇠가 될지는 이번 한일전 최고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전성호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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