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여우주연상 쾌거"…심은경, '블루 아워'로 보여줄 새로운 얼굴 [종합]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배우 심은경이 일본 첫 촬영작 '블루 아워'로 한국 팬들을 만난다.

20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블루 아워'(감독 하코타 유코) 언론시사회 및 라이브 컨퍼런스가 진행됐다. MC 박지선의 사회를 맡은 가운데 배우 심은경과 하코타 유코 감독이 일본에서 화상 연결로 취재진과 대화를 나눴다.

'블루 아워'는 완벽하게 지친 CF 감독 스나다(카호 분)가 돌아가고 싶지 않았던 고향으로 자유로운 친구 기요우라(심은경)와 여행을 떠나며 시작되는 특별한 이야기. 

'블루 아워'는 한국 배우 최초 日 메이저 영화제 최우수 여우주연상 2관왕을 기록한 심은경과 일본 대표 연기파 배우 '바닷마을 다이어리' 카호, 데뷔와 동시에 상하이국제영화제 아시아신인부문 최우수감독상을 수상한 신예 하코타 유코 감독, 그리고 '어느 가족' 제작진이 뭉친 기대작이다. 

이날 하코타 유코 감독은 "이 작품은 저의 감독 데뷔작이다. 주연을 맡은 카호 배우와 심은경 배우와 함께해 좋은 작품이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인사를 건넸다. 데뷔작부터 좋은 성과를 낸 데이는 "감사하면서도 절반은 놀라움이다. 내용 자체는 사소하고 주변에 일어날 법한 일을 영화로 만들었는데 토대는 제가 경험한 자전적인 이야기다. 파생된 이야기를 여러분에게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 감사하다"고 밝혔다. 

현재 일본에서 스케줄을 소화 중인 심은경은 "시국이 시국인 만큼 직접 뵙지 못하고 (화상 컨퍼런스로) 참여하게 됐다"고 근황을 전했다. 올해 초 '신문기자'(감독 후지이 미치히토)와 '블루 아워'로 각각 제43회 일본아카데미와 제34회 다카사키영화제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일본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은 한국 배우 중 최초고, 2관왕 역시 한국 최초다. 

심은경은 "수상을 축하해주셔서 감사하다. 아직까지 실감은 나지 않는다"며 "너무 쑥스럽고 부끄러워서 소감을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 지 모르겠다. 그 당시에 너무 많이 울었던 기억이 있다. 저도 상상하지 못한 결과라고 해야할까. 너무 감사한 일이 주어졌다. 앞으로 더 겸허하게 배우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든다.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지금처럼 해왔던 것처럼 이어나가고 싶다. 저도 사실 제가 상을 받은게 실감이 안 나서 어떻게 말씀드려야할지 모르겠다. 앞으로 더 열심히, 멋있게 활동하는 배우가 되겠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하코타 유코 감독은 기요우라 역에 왜 심은경을 캐스팅했을까. 그는 "기요우라 역할은 스나다와 쌍을 이루는 캐릭터다. 스나다가 갖지 못한 여자애로서의 면을 그리고 싶었던 인물이다. 스나다와 기요우라가 서로 주거나 받거나 하는 면이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기요우라가 재밌게 연기했으면 했고 두 사람의 케미가 잘 보여지길 바랬다. 그래서 역할을 누가 맡을 것인지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차에 심은경 배우가 일본에서 활동한다는 소문을 듣고 섬광처럼 '잡아야 한다'라는 생각이 스쳐갔다"고 떠올렸다.

이어 "처음 만났을 때는 (심은경이) 낯가림을 한다고 생각했다. 근데 대본을 읽고 해석한 이야기를 들어보니 어른스럽고 스토리의 핵심을 파악하는구나 싶었다. 상당히 기쁘게 받아들였다. 때때로 보여주는 유머러스한 부분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때의 느낌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심은경에게 역할을 제안하길 정말 잘한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에 심은경은 "'블루 아워'에서 기요우라는 굉장히 밝은 캐릭터다. 항상 어디로 튈 지 모르는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시나리오를 처음 읽고 하고 싶다고 생각이 들었던 건 기존에 제가 맡았던 여느 밝은 캐릭터와 또 다른 느낌이 있었다. 그런 점들이 연기적으로 만들어나가면 재밌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기요우라라는 캐릭터가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나올 법한 독특한 느낌의 매력을 가진 캐릭터였다. 항상 연기를 해보고 싶은 캐릭터였다"라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스나다 역의 카호와 심은경의 케미 또한 '블루 아워'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 심은경은 "카호 배우님과는 촬영 전부터 감독님과 셋이서 많은 만남을 가졌다. '블루 아워'가 촬영 기간이 긴 작품은 아니었다. 영화 안에서 스나다와 기요우라의 관계성이 중요했다. 각자에 대해서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하겠다는 감독님의 말씀도 있었고, 저희도 호흡을 맞추기 전에 친하게 지내는 게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따로 만나 카페에서 밥도 먹고 했다. '어떤 영화를 좋아하세요? 어떤 음식을 좋아하세요?' 그런 이야기들을 주고 받았다. 인터뷰에서도 많이 말했는데 감독님이 '카호 상이 모르게 제가 애드리브를 많이 날려서 자연스러운 리액션을 얻고 싶다'고 하셨다. 감독님에게만 슬쩍 '이런 애드리브는 어떨까' 말하고 연기하는 비밀 작전을 펼쳤다"고 말했다.

또한 심은경은 "다른 작품에서는 애드리브를 거의 안 할 때도 있고 많이 하지 않는 편인데 이번에는 감독님의 특별 미션으로 오랜만에 제 안의 필터를 거르지 않고 마구마구 애드리브를 냈다. 해방감을 얻은 것 같기도 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점을 둔 건 기요우라의 진심이었다. 사실 영화의 엔딩 장면을 촬영했을 때 느낀 점이 있다. 대본에서는 시종일관 밝은 캐릭터였는데 촬영을 해 나가면서 느낀 건 뭔가 마음이 슬프고 쓸쓸했다. 그건 아마 스나다의 마음에 동감했기 때문인 것 같았다. 이 캐릭터도 자신의 감정이 있고 마음이 있는 캐릭터구나 싶었다. 그저 판타지적인, 밝은 캐릭터가 아니었다. 그래서 엔딩장면을 찍을 때 너무 슬퍼서 눈물이 흘렀던 컷도 있었다. 결국은 모든 캐릭터를 연기함에 있어서 캐릭터의 진심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기요우라도 예외는 아니었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영화 제목, '블루 아워'의 뜻은 무엇일까. 하코타 유코 감독은 "'블루 아워'는 하루의 시작과 끝에 찾아오는, 하늘이 새파래지는 시간을 뜻한다. 여러분들도 이런 경험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잠을 많이 자서 저녁에 일어난다거나 아침에 일찍 일어났을 때 지금 여기가 어딘지 헷갈리는 순간들이 있다. 스나다의 인생 중에 블루 아워 타이밍이 온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질문을 던지고 싶어 '블루 아워'라는 이름을 붙였다. 일본 제목은 '블루아워를 향해 돌진하다, 내달리다'는 표현이다. 스나다에게 있어 블루 아워 타이밍이 찾아왔을 때 엑셀을 밟고 내달렸으면 좋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하코타 유코 감독은 "이 작품은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소소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영화에서 그려지지 않을 법한 사소한 감정선, 미묘한 변화를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큰 사건은 없지만 영화를 보다가 내 이야기라고 느낄 수 있는 지점이 있을거라고 본다"고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블루 아워'는 오는 22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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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