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10.02 17:56 / 기사수정 2010.10.02 17:56
[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변화의 ‘시작’은 미미했지만, 그 끝은 장대했다.
두산의 김경문 감독은 정규시즌에서 웬만해서는 선발 라인업이나 선발 투수 로테이션을 변경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극도로 부진에 빠지는 경우가 아니라면 대체로 주력 선수들을 믿는 편이다.
그러나 이번 준플레이오프(이하 준 PO)에서는 ‘변화’가 필요했다. 공격 기회가 올 때마다 중심 타선에서 주자들을 불러들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에 김 감독은 준 PO 1차전에서 들고 나온 ‘김현수-최준석-김동주-이성열’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에 변경을 줬다. 그러나 준 PO 2차전에서도 ‘고영민-김현수-김동주-최준석’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은 제대로 힘을 못 썼다.
결국, 부산 원정을 앞둔 김 감독은 중심타선을 포함한 라인업 전체에 변화를 줄 수밖에 없었다. 일종의 ‘충격 요법’이었다.
우선, 그동안 주축 선수로 활약했던 선수들을 네 명이나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최준석, 이성열, 고영민, 양의지가 그들이었다. 이들을 대신하여 준 PO 내내 좋은 타격감을 이어왔던 이종욱을 3번에, 임재철을 6번에 배치했고, 이원석을 선발 3루수 겸 9번 타자로 등장시켰다.
시작은 미미했다. 1회 초 공격에 나선 두산이 4번 김현수의 병살타로 선취점 기회를 놓쳤기 때문이었다. 뒤이은 2회 초 공격에서도 손시헌이 병살 플레이를 기록하는 등 경기 초반에는 라인업 변화에 따른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3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이종욱이 4회 초 공격서 솔로포를 작렬시키면서 경기 양상이 달라졌다. 이 홈런으로 상대 선발 이재곤이 3연속 사사구를 기록하며,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기 때문이었다. 이는 이대호의 수비 실책으로도 이어졌다. 이후 하위 타선에서 적시타가 터져 나오는 등 모처럼 두산다운 공격 야구가 펼쳐졌다. 또한, 이종욱을 포함하여 김현수도 멀티 히트를 기록한 것이 고무적이다. 준 PO 4차전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해서 두산의 라인업이 ‘완성’ 단계에 이른 것은 아니다. 승부에서 승리하기는 했지만, 두산 타선이 무려 4개의 병살타를 기록하며, 더 달아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놓쳤기 때문이다. 이 중 두 개는 김현수와 김동주가 기록했다. 이들은 준 PO에서 꾸준히 두산의 클린업 트리오로 활약했던 선수들이다. 이들이 조금 더 분발해야 두산다운 야구가 펼쳐질 수 있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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