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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트' 김수하 "10년 전부터 꿈꾼 작품 행복, 사랑에 빠져버렸어요"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20.07.06 12:26 / 기사수정 2020.07.06 12:26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말 그대로 혜성같이 등장했다. 뮤지컬 ‘스웨그에이지:외쳐 조선’에서 정확한 딕션과 시원한 가창력, 안정적인 연기를 뽐내며 존재감을 각인했다. 현재는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렌트’에서 미미 역할을 맡아 에너지를 마음껏 분출하고 있다. 

뮤지컬 배우 김수하는 “재밌기도 하고 어려운 부분도 있다”며 미소 지었다.

“재밌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심오할 수 있지만 인생이 재밌지만은 않잖아요. 그것과 똑같아요. ‘렌트’는 인생 같아서 롤러코스터처럼 재밌고 행복할 때도 있고 미미가 불행할 때는 같이 불행하기도 해요. 제 안에 있는 부담감, 어려운 부분이 느껴질 때는 힘들고 어렵거든요. 그러다가도 재밌어요.”

'렌트'가 한국 공연 20주년을 맞아 9년 만에 돌아왔다.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La Bohême)’을 현대화한 작품으로 마약, 동성애, 에이즈 등 당시 파격적인 소재와 함께 브로드웨이 극작 작곡가 조나단 라슨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녹였다. 뉴욕 이스트 빌리지에 사는 가난한 예술가들의 꿈과 열정, 사랑과 우정, 희망을 담는다. 

김수하는 “‘렌트’를 안 했으면 슬펐을 거다. 출연자 중 한 사람이란 게 영광스럽고 자랑스럽고 감사하다”며 뿌듯해했다. 

“원래 10년 전부터 좋아한 작품이에요. 꼭 해보고 싶은 꿈 꿨던 작품이어서 하게 됐을 때 너무 행복해요. 제가 될 줄도 몰랐고 기대하지 않아 큰 선물로 느껴져요. 예전에 고등학교 때부터 좋아했거든요. 막연하게 음악이 너무 좋아서 좋았는데 이번에 많이 연습하고 알아가면서 캐릭터들이 우리와 닮아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예술을 하는 사람으로서 되게 많이 닮아 있고 똑같은 고민하는 게 보여 더 마음이 가는 것 같아요.”


미미는 마약 중독에 에이즈를 앓는 클럽 댄서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삶이지만 오직 오늘을 위해 사는, 강인함을 가진 인물이다. 최정원, 정선아, 김지우, 윤공주, 소냐 등 유명 배우들이 미미 역할을 거쳐 갔다. 이번 시즌의 주인공 김수하 역시 눈도장을 톡톡히 찍었다.

“고2 때 워크숍으로 장면을 추려서 갈라 형식으로 공연했는데 모린 역할을 맡았어요. 그때 ‘렌트’를 알게 되고 빠지게 됐어요. ‘렌트’에 출연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고요. 이후 영화를 보고 브로드웨이 실황 버전 DVD를 사서 봤어요. 이번에 '시켜주시면 당장 할 수 있습니다' 하는 마음으로 오디션을 봤죠.

고등학교 때는 선생님이 모린 역할을 하라고 해서 모린 역할을 했는데 미미가 너무 하고 싶었어요. 처음에는 존경하는 선배들이 많이 한 미미라는 역할을 맡아 부담감이 있었어요. 특히나 영화는 한명이 그 캐릭터를 맡는데 뮤지컬은 더블캐스트이고 많은 사랑을 받고 계신 선배님들이 있어 내가 잘할까 했죠. 내가 표현하는 미미를 관객이 사랑해주실까 하는 궁금증과 걱정이 있었는데 다행히 많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그동안 맡은 캐릭터 중 가장 비슷한 점이 많은 역할이란다. 앞서 2015년부터 웨스트엔드와 일본, 독일, 스위스 등 '미스사이공' 인터내셔널 투어에서 킴으로 활약했다. 한국 데뷔작 ‘스웨그에이지:외쳐 조선’에서는 양반가 자제이지만 능동적인 국봉관 제일의 시조꾼 진을 연기했다. ‘렌트’의 미미는 과거도 미래도 아닌 오직 오늘을 즐기는 여자다.

“미미가 조금 더 실제 성격과 비슷한 것 같아요. 진도 내숭떨진 않지만 화끈하고 시원시원하잖아요. 어떻게 보면 제 안에 진과 미미 둘 다 있어요. 모든 사람이 한 가지 성격이 아닌 여러 면을 가진 것처럼 미미를 준비하면서 저도 몰랐던 제 모습을 발견할 때가 많았어요. 진과 킴은 아픔, 슬픔이 있어도 속으로 삼키는데 미미는 난 이렇게 살 거야 라고 표현해요. 킴과 진을 연기하면서 제 감정을 숨기게 되더라고요. 그걸 깨는 게 어려웠어요. 킴과 진을 연기하기 전에는 실제 모습이 미미와 같았거든요. 킴으로, 진으로 가기 위해 바뀌었는데 다시 옛날의 철없던 저의 모습으로 돌아가려고 해요.” 

오래 꿈 꿔온 작품에 합류해 열정과 에너지를 분출하고 있다. 김수하는 “‘렌트’를 통해 너무 많은 걸 얻었다”며 애정을 내비쳤다.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이었는데 그 순간을 즐기게 됐어요. ‘오직 오늘 뿐’이 좀 변질되긴 했는데 맛있는 게 있으면 오늘 먹고. (웃음) 그래도 ‘아웃 투나잇’을 하다 보니 저절로 다이어트가 돼요. 솔직함도 얻었어요. 그 전에도 솔직한 성격이긴 했는데 조금 더 솔직해진 거 같아요.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싫으면 싫다고 얘기할 수 있는 마음이요. '렌트'와 사랑에 빠져버렸어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윤다희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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