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송희 기자] '개그콘서트'가 21년 역사를 끝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지난 26일 방송된 KBS 2TV '개그콘서트'에서는 과거 '개그콘서트'를 빛냈던 개그맨들이 대거 출연했다.
김대희, 신봉선, 박성광, 김원효, 박준형 등이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내 개그감을 뽐냈고, 과거 유행어를 다시 한 번 공개하면서 추억에 잠기기도 했다.
여기에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시청률의 제왕', '네가지' 등을 재연하기도 했다.
마지막 코너였던 '봉숭아 학당'을 앞두고, '개그콘서트'를 향한 애틋한 마음도 공개됐다. "나에게 '개그콘서트'란?"이라는 질문에 코미디언들은 각자 속마음을 고백했다. 그리고 VCR로 이 영상을 보던 동료들은 모두 눈물을 감추지 못하고 슬픔에 잠겼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봉숭아 학당' 코너도 막을 올렸다. 그간 '봉숭아 학당'을 빛냈던 왕비호 윤형빈이 등장하는 것은 물론 화려한 분장으로 '깡'을 춘 강유미의 모습 역시 웃음을 안겼다.
유쾌한 시간 끝에 '개그콘서트'의 막이 내렸다. 마지막 주인공은 늘 엔딩송을 담당했던 이태선 밴드였다. 밴드의 등장에 코미디언들은 모두 깜짝 놀라는 것은 물론, 진짜 마지막이 다가왔다는 마음에 눈물을 흘렸다.
1999년에 막을 올린 '개그콘서트'는 그야말로 희극인들이 데뷔할 수 있는 최적화된 공간이었다. 이곳에서 각자의 코너를 진행했던 코미디언들은 '개그콘서트'에서 전성기를 맞이했고, 스타로 자리매김까지 성공했다.
매주 일요일에 방송됐던 '개그콘서트'는 수많은 유행어와 패러디를 낳으며 전성기를 이어갔다. 특히나 '봉숭아 학당'이 끝난 뒤 흘러나오는 이태선 밴드의 연주는 주말이 끝났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시그널이라는 상징성까지 갖게 됐다.
그러나 이후 소위 리얼버라이어티가 예능 대세로 자리잡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개그콘서트'와 같은 공개코미디는 설 자리를 잃었다. 이 과정에서 일요일 밤에서 편성을 여러번 옮기면서 '개그콘서트'는 다시 한 번 흥행을 노렸지만, 결과적으로 성적은 좋지 않았다.
결국 종영을 선택하게 된 '개그콘서트'. 하지만 마지막은 슬픔과 동시에 반가움을 선사했다. 전성기의 포문을 열었던 박준형은 물론 허경환, 박성광, 오나미, 이수지, 박휘순, 김영희, 신봉선 등 반가운 얼굴들이 대거 등장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추억 속에 사라질 코너들도 다시 한 번 모습을 드러내며 아련함을 더했다.
'개그콘서트'의 수많은 주역은 모두 한 자리에 모여 아쉬움과 씁쓸함, 슬픔을 가감없이 전했다. 시청률은 좋지 않았지만 자신들의 삶과 열정이 담긴 프로그램이었기에 떠나보내기에는 쉽지 않았을 터. 코미디언들의 이런 감정은 TV 너머에 있는 시청자들에게도 그대로 전달됐다.
1050회를 끝으로 막을 내리게 된 '개그콘서트'는 안녕을 고했지만, 21년이라는 길고 긴 추억은 여전히 기억될 것이다.
winter@xportsnews.com / 사진 = KBS 2TV 방송화면
이송희 기자 wint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