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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트' 최재림 "11년 만 데뷔작 출연…치유 필요한 시대, 크게 와닿아"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20.06.23 16:04 / 기사수정 2020.06.23 16:04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렌트'를 본 적 없다 할지라도 넘버 ‘Season of Love'는 한 번쯤 들어봤을 터다.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유명한 이 넘버가 9년 만에 서울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울려 퍼지고 있다.

한국 공연 20주년을 맞아 돌아온 '렌트'는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La Bohême)’을 현대화한 작품이다. 1996년 미국에서, 2000년 한국에서 초연했다. 뉴욕 이스트 빌리지에 모여 사는 가난한 예술가들의 꿈과 열정, 사랑과 우정 그리고 삶에 대한 희망을 그린다. 12년간 총 5,123회 공연했으며 세계 47개국 25개의 언어로 무대화됐다.

뮤지컬에서 알아주는 스타들이라면 대부분 거쳐 간 작품이다. 신예 배우를 과감하게 기용하며 뮤지컬 배우들의 등용문 역할을 했다. 최재림 역시 2009년 ‘렌트’로 뮤지컬에 데뷔했다. 11년 만에 다시 ‘렌트’ 무대에 선 그는 "데뷔작을 10년 후에 다시 하게 돼 감사한 마음이 크다"라며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공연을 올리기 힘든 때인데 신시컴퍼니에서 배우들에게 일자리를 줘 너무 감사해요. 하나같이 좋은 배우들을 많이 만났고 브로드웨이 버전과 상당히 가까워서 감회가 새로운 것 같아요. 데뷔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콜린 역을 했는데 이번에 경험을 많이 하고 다시 하다 보니까 캐릭터를 해석하거나 접근할 때 깊이가 생겼죠. 파트너인 엔젤 김호영, 김지휘 배우님과의 케미스트리도 상당히 좋아서 즐겁게 오프닝 공연을 마치고 공연하고 있어요.”

최재림이 연기하는 콜린은 컴퓨터 천재이자 방랑하는 무정부주의자다. 엔젤과 만남을 통해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깨닫는다. 11년의 세월이 흐른 만큼 그가 표현하는 콜린도 달라졌을 터다. 

“처음 공연할 때는 마냥 좋은 사람, 따뜻하고 넉살 좋은 사람으로 생각했는데 대본이나 극 중에는 드러나지 않는 콜린만의 아픔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앤디 세뇨르 주니어 연출도 그 부분에 있어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해주셨어요. 진실된 사랑을 해본 사람일까. 가벼운 만남이나 혹은 밀접한 관계를 맺는 것에 익숙하지 않진 않을까, 그래서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엔젤과 사랑을 시작하는 게 굉장히 두렵지 않을까, 두려움을 이겨내고 이 관계를 이어갈 수 있을 만큼의 사랑을 엔젤에게 받았나, 그건 어떤 마음일까를 얘기했어요.”


콜린은 엔젤과 남남 커플로 모두 에이즈 환자다. 엔젤은 콜린의 품에 안겨 죽으며 슬픔을 안긴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가장 행복했고 서로를 순수하게 사랑한 커플이다.

콜린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가볍게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7개월 만에 로저와 마크를 만난 것이나 만나러 온 날 강도를 당하고 엔젤이라는 인물을 만나요. 콜린에게 얼마나 특별한 일일까 해요. 엔젤의 죽음, 미미의 죽음 그리고 되살아나는 일 등을 겪으면서 콜린이 본인의 인생을 바라보고 나아갈 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생각했죠. 무대 위에서 보여드리려 노력하고 있어요.”

브로드웨이 극작 작곡가 조나단 라슨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그와 친구들의 삶 속에 늘 존재했지만, 금기시됐던 동성애, 에이즈, 마약 등의 이야기를 수면 위로 드러냈다. 록, R&B, 탱고, 발라드, 가스펠 등 다양한 음악 장르와 혼합해 오페레타 형식으로 완성했다. 

'앤디 세뇨르 주니어 연출은 오리지널리티를 살리며 '렌트' 정신에 가까운 무대를 선보이려고 했다. 앤디 연출은 1997년 브로드웨이 공연에서 엔젤 역으로 데뷔하고 세계 곳곳에서 뮤지컬 '렌트'의 협력 연출을 맡아온 경험이 있다. 

“'렌트'가 폭발적으로 성공한 계기는 처음 공연을 올릴 때 미국 상황이 '렌트'가 다룬 주제와 맞닿아있었어요. 조나단 라슨이 쓴 자체가 그 상황, 시대를 겪는 자신의 친구들을 보면서 영감을 받고 쓴 것이기 때문에 당시 많은 사람의 공감을 이끌었죠. 터부시된 주제를 과감하게 들여와서 공연계에 큰 파장을 몰고 왔어요. 

처음 '렌트'를 올릴 때는 같은 예술을 하는 배우의 입장에서 예술가들의 삶, 그들이 뿜어내고 싶은 삶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어요. 지금은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으로 굉장히 힘든 병을 다 같이 겪고 있잖아요. 몇 년 전부터이지만 실업난, 세대 차 갈등, 성별 갈등도 심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앞길을 향해 나아가고 삶을 나누고 누군가와의 관계를 갈망하는 부분이 이 시대와 잘 맞지 않나 해요. 공감, 치유가 필요한 시대를 살아가서 이번에 많이 와 닿더라고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김한준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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