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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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 아메리까노(4)] 남미 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7人의 유망주

기사입력 2010.09.17 16:02 / 기사수정 2010.09.17 16:04

윤인섭 기자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는 매주 금요일마다 남미 축구 전문 기자 윤인섭 기자의 '풋볼 아메리까노'를 연재합니다. '아메리카'는 많은 경우 미국을 지칭하지만 남미에서 말하는 '아메리까'는 많은 경우 미국을 제외한 범 라틴 아메리카를 가리키는 말로 쓰입니다. 풋볼 아메리까노를 통해 매주 살아있는 남미 축구에 대한 다양한 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엑스포츠뉴스=윤인섭 기자] 지난 17차례의 FIFA U-20 청소년 월드컵에서 남미 대륙은 총 10회의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세계 최고의 유망주들이 배출되는 요람으로 명성을 떨쳤다.
 
금세기의 예를 들어봐도 2001년 대회의 하비에르 사비올라와 안드레스 달레산드로, 2003년 대회의 다니 아우베스, 2005년 대회의 리오넬 메시, 2007년 대회의 세르히오 아구에로 등이 10대의 나이에 믿기지 않는 플레이를 펼치며 곧 도래할 자신의 시대를 예고했다.
 
이렇듯, 많은 수의 초특급 유망주가 쏟아져 나오다 보니 남미 축구를 논함에서 ‘유망주’라는 주제는 가장 일반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문제이자 가장 흔해 빠진 고루한 주제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시시각각으로 솟아나는 수많은 샛별의 등장으로, ‘유망주’라는 주제는 아무리 재탕을 가하더라도 언제나 그 새로움이 유지되는 신선한 주제이기도 하다.
 
물론, 이번 글에서는 후자에 초점을 맞출 작정이다. 그러고자 몇몇 원칙을 들여 현재 남미 축구의 주목받는 유망주, 7명을 선별했다. 첫째는 현재 활동 무대가 남미 대륙이라는 점, 두 번째는 국가별로 1명의 선수를 소개한다는 원칙, 그리고 세 번째로 출생연도를 1990년대 이후로 제한한다는 원칙이다.

 
유럽 빅 클럽에 스카우트된 유망주들은 이미 다른 언론을 통해 많은 조명을 받았고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을 제외하더라도 남미에는 수많은 보석들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출생연도를 1990년대 이후로 제한한 것은 더욱 신선한 소식을 전하기 위함이다.
 
1. 지울리아누
1990년생 국적: 브라질 소속팀: 인쩨르나씨오날 포지션: 공격형 미드필더
 
사실 브라질에서 가장 촉망받는 재능은 산투스 소속의 공격수, 네이마르(1992년생)를 꼽을 수 있다. 펠레로부터 ‘최고의 유망주’라는 찬사를 받은 선수답게 18세라는 어린 나이에 코파 두 브라질 득점왕을 차지했고 현재 진행 중인 올 시즌 브라질 전국리그(22라운드까지 진행)에서 7골로 득점순위 공동 5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네이마르는 자신이 가진 천재적인 재능에 발맞춰 전 세계 언론이 이미 그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고 브라질에는 네이마르를 빼더라도 논할 수 있는 유망주들이 널리고 널렸다. 크루제이루 부동의 왼쪽 풀백 디에구 헤난(90년생), 올 시즌 혜성처럼 등장해 산투스의 좌우측면을 책임지는 아우렉스 산드루와 다닐루(이상 91년생), 인쩨르나씨오나의 남미제패에 결정적인 역할을 보탠 지울리아누(90년생) 등은 지금 당장 유럽 대륙에 들어서도 제 역할을 충분히 해낼 실력을 갖추고 있다.

 
그중에서 니우마르 다음으로 주목할 만한 브라질리그의 젊은 재능으로는 지울리아누를 꼽을 수 있다. 지울리아누의 올 시즌 활약상은 팀 내 비중이나 팀의 업적을 고려할 때 다른 경쟁자들을 압도하고도 남는다.
 
비록, 국내리그에서는 두 골을 득점하는 부진을 겪었지만, 인쩨르나씨오날이 상반기에 코파 리베르타도레스(남미 챔피언스리그)에 집중한 것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이해될만한 부진이었다. 대신 지울리아누는 코파 리베르타도레스에서 팀 내 최다인 6골을 기록, 소속팀의 남미 제패에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소화했다.
 
특히, 지울리아누의 득점포가 대회 토너먼트 이후에 집중된 사실은 지울리아누의 해결사 기질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전 대회 우승팀 에스투디안테스(아르헨티나)와 맞붙은 8강 2차전, 원정경기에서는 극적인 만회골로 탈락 일보 직전의 팀을 구해냈고 상파울루를 상대한 4강에서는 1차전 결승골로 소속팀의 결승행에 중대한 교두보를 놓았다.
 
그리고 멕시코의 치바스와 맞붙은 운명의 결승전에서 지울리아누는 1차전에서 천금 같은 동점골을 성공한 데 이어 2차전에서 팀의 우승을 확정 짓는 결승골을 작렬,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2010 대회의 가장 빛나는 별로 우뚝 섰다.
 
지울리아누는 아직 브라질 성인대표팀에 데뷔하지 못했지만, 이집트에서 열린 2009 FIFA U-20 월드컵에서 브라질 청소년 팀의 주장으로 조국의 준우승을 이끈 바 있다. 양발에 모두 능숙하고 강력한 슈팅 못지않게 드넓은 시야로 동료에 득점 기회를 만들어주는 능력도 탁월하다. 조만간, 카카의 뒤를 이어 브라질 대표팀의 공격 지휘관으로 우뚝 설날이 멀지 않은 재목이다.
 
2. 로헬리오 푸네스 모리
1991년생 국적: 아르헨티나 소속팀: 리베르플라테 포지션: 공격수
 
브라질에 네이마르가 있다면 아르헨티나의 미래엔 로헬리오 푸네스 모리라는 걸출한 공격수가 일취월장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푸네스 모리는 185cm의 큰 키를 이용한 공중볼 장악능력과 순도 높은 골 결정력, 큰 키에도 유려한 발기술을 보유해 아르헨티나에서 ‘제2의 크레스포’로 불리며 많은 기대를 받는 재목이다. 현재 6라운드까지 진행된 20010/11 아르헨티나리그 전반기대회에서 4골로 득점 순위 공동 선두에 올라 있다. 그러나 푸네스 모리가 아르헨티나 축구계에 알려진 지는 고작 1년도 지나지 않았다.   
 
2001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 간 푸네스 모리는 특이하게도 미국에서 자신의 축구인생을 시작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팀, 달라스 FC에서 유소년 축구선수로 활약한 푸네스 모리는 2008년, 무서운 득점력을 앞세워 미국의 유소년 축구를 평정했다. 그리고 이 소식은 리베르플라테 스카우터의 귀에 들어가 이듬해 말, 푸네스 모리는 8년 만에 고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2009년 11월, 리베르플라테에 합류한 푸네스 모리는 유소년 팀 경기를 한 차례 뛰고, 다음 달, 정식으로 리베르플라테 1군 선수로 등록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이 아르헨티나에 알려진 지 1년도 안 돼, 푸네스 모리는 소속팀 리베르플라테의 부활을 상징하는 키워드로서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주목받는 유망주로 성장한다.
 
2009년 12월, 자신의 프로경력 두 번째 경기에서 데뷔골을 쏘아 올린 푸네스 모리는 2009/10시즌 후기리그에 들어서 비로소 리베르플라테의 주전 공격수로 발돋움하는 초고속 성장을 이뤄냈고 후기리그 19경기에서 4골을 기록하는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올 시즌의 뜨거운 비상을 예고했다.
 
그리고 맞이한 이번 시즌, 푸네스 모리는 아리엘 오르테가와의 찰떡궁합을 과시하며 리베르플라테의 리그 공동 선두 등극에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 중이다. 특히, 오르테가가 전경기 퇴장 탓에 결장한 인데펜디엔테전에서 탁월한 움직임으로 두 골을 기록, 리베르플라테의 새로운 아이콘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모습을 선보였다.
 
지난 5월에는 세르히오 바티스타 현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감독에 의해 아르헨티나 U-20 대표팀에 발탁되었고 프랑스 U-23 대표팀과의 친선전에서 두 골을 득점해 3-3 무승부를 일구었다.
 
아르헨티나에는 푸네스 모리 외에 인데펜디엔테의 듬직한 중앙 수비수 레오넬 갈레아노(91년생), 푸네스 모리와 함께 리베르플라테의 공격작업에 활기를 불어넣는 파쿤도 아프란치노(90년생) 등도 주목할 만한 재능으로 손꼽힌다.
 
3. 세바스티안 코아테스
1990년생 국적: 우루과이 소속팀: 나씨오날 포지션: 수비수 
 
아직 만 20세도 안 된 어린 선수지만, 코아테스는 지난 2009년부터 우루과이 최강팀 나씨오날의 중추적인 수비수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현재 그 능력을 인정받아 AC 밀란의 겨울 이적시장 영입리스트에 오른 상태이다.
 
196cm의 엄청난 키에서 나오는 제공권 장악이 일품이며 강력한 몸싸움을 바탕으로 상대 공격수와의 1:1 싸움에 강점을 드러낸다. 그러나 코아테스를 가장 돋보이게 하는 것은 웬만한 공격수 못지않은 득점력이다. 월등한 신장의 우위를 활용한 헤딩 득점도 위협적이지만 큰 키답지 않은 유연한 움직임에서 기술적인 득점도 심심치 않게 뽑아낸다.
 
특히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2009 대회에서 고비마다 터진 코아테스의 알토란 같은 득점은 우루과이팀으로 20년 만에 대회 4강에 진출한 나씨오날의 유용한 비밀병기로 톡톡한 재미를 보았다.
 
비록, 2010 남아공 월드컵 출전에는 실패했지만, 앞으로 디에고 루가노의 대를 이어 대표팀의 핵심적인 중앙수비수로 성장할 재능을 갖추었다.
 
4. 세바스티안 토로
1990년생 국적: 칠레 소속팀: 콜로콜로 포지션: 수비수
 
178cm의 중앙수비수치고 왜소한 체격이지만 토로는 자신의 성이 뜻하는 ‘황소’처럼 강인한 성격의 중앙수비수이다. 또한, 나이답지 않게 노련하고 지능적인 면모도 갖추고 있어 파블로 콘트라레스를 능가할 재목으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지난 2009시즌 후기리그를 통해 성인팀에 데뷔했고 데뷔와 동시와 칠레 최고 명문팀의 주전 중앙수비수 자리를 꿰찼다. 현재 콜로콜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선수 중의 하나이다.
 
성인 국가대표팀에는 지난 5월, 트리니다드토바고와의 평가전을 통해 데뷔했고 후반전 추가득점으로 칠레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5. 세사르 베니테스
1990년생 국적: 파라과이 소속팀: 세로 포르테뇨 포지션: 수비수
 
지난 2009년, 이집트에서 열린 U-20 월드컵 16강전, 한국과의 경기에서 파라과이 청소년팀의 중앙 수비수로 경기에 나서 우리에게 익숙한 선수이다. 비록, 당시 한국전에서 0-3으로 무너졌지만, 파라과이는 중앙 수비수 베니테스를 중심으로 견고한 수비력을 자랑하며 조별리그 3경기에서 단 1실점만 기록했다.
 
청소년 팀에서는 중앙 수비수로 나섰지만, 베니테스는 중앙 미드필더도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선수이다. 신장은 176cm로 큰 키는 아니지만, 강한 정신력과 불굴의 투지로 상대 공격수를 압박한다. 2005년, 15세의 나이에 파라과이 1부 리그에 데뷔, 이후 파라과이 최고의 유망주로 각급 대표팀을 섭렵했다.
 
2009년 11월, 칠레와의 평가전을 통해 성인 대표팀에 데뷔했다.
 
6. 빅토르 이바르보
1990년생 국적: 콜롬비아 소속팀: 아틀레티코 나씨오날 포지션: 미드필더
 
잠재력 하나를 놓고 보자면 남미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닌 선수이다. 186cm의 큰 키에 100m를 10.5에 주파하는 빠른 발, 신체적 장점에서 나오는 강력한 힘, 그리고 그와 대비되어 인상적인 유려한 테크닉과 넓은 시야, 이바르보가 있어 콜롬비아 축구의 장밋빛 미래가 가능하다는 것은 결코 과언이 아니다.
 
당연히 유럽 구단들의 관심도 콜롬비아의 젊은 재능을 지나치지 않았다. 지난 2009년에는 이탈리아 세리에-A의 중위권 팀, 우디네세가 이바르보 영입에 400만 유로를 제안했다가 거절당한 적이 있다. 
 
현재 소속팀 아틀레티코 나씨오날의 가장 핵심적인 선수이며 조만간 국가대표팀에서 제2의 프레디 링콘(파우스토 아스프리야와 함께 1990년대 초반, 콜롬비아 축구의 중흥기를 이끈 선수)으로 성장할 재목으로 여겨지고 있다.
 
7. 레이몬드 망코
1990년생 국적: 페루 소속팀: 후안 아우리히 포지션: 측면 공격수
 
지난 2007년, 한국에서 열린 FIFA U-17월드컵 개막전에서 한국 청소년 팀에 뼈아픈 0-1 패배를 안긴 주인공이다. 당시 페루대표팀의 주전 공격수로 선발 출장한 망코는 화려한 개인기와 날카로운 킥을 앞세워 한국 수비진에 여러 차례 실점 위기를 안겼다. 그리고 전반 29분, 자신이 얻어낸 프리킥을 직접 처리, 전방의 카를로스 바살라르에게 정확한 크로스로 연결, 이날의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페루대표팀은 망코의 활약으로 당시 대회 8강까지 진출했고 망코는 이듬해, 보카 후니오르스, 레알 마드리드, 리버풀, PSV에인트호벤 등, 세계 각지 명문클럽의 구애를 받은 끝에 네덜란드 PSV에인트호벤으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에 당당히 입성했다.
 
그러나 제2의 제페르손 파르판이 될 기대를 받고 입성한 네덜란드에서의 활약은 어린 망코에게 녹록하지 않았다. 망코는 노르딘 암바라트, 헝가리 대표 발라쉬 주착 등과의 주전 경쟁에서 완벽히 무너지며 PSV 소속으로 고작 두 경기에 교체 선수로 경기장에 나섰다. 결국, 2009년, 망코는 네덜란드 클럽, 빌렘으로 임대를 떠났지만, 불의의 부상으로 임대 생활도 실패를 맞고 만다.
 
어린 나이에 쉽지 않은 타향살이로 심신이 지친 망코는 2010년, ‘페루 축구의 첼시’라 불리는 후안 아우리히로 이적하며 고국에서의 명예 회복을 선택한다. 아직, 복귀 1년도 지나지 않았지만, 현재까지 망코의 부활은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랜 기간 경기에 나서지 못해 예전만큼 날카로운 기량을 선보이지는 못하고 있지만, 정확한 킥을 앞세워 후안 아우리히의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선전을 이끌었고 자국 리그에서도 꾸준히 경기에 나서며 준수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푸네스 모리, 지울리아누, 세바스티안 코아테스, 세바스티안 토로, 빅토르 이바르보(C) 리베르플라테, 인쩨르나씨오날, 나씨오날, 콜로콜로, 아틀레티코 나씨오날 홈페이지]

윤인섭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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