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03.04 01:56 / 기사수정 2007.03.04 01:56
사실상의 슈퍼컵, '진정한 최강을 가리자!'
[엑스포츠뉴스=탄천, 박형진 기자] 지난해 리그 우승팀 성남 일화와 FA컵 우승팀 전남 드래곤즈의 경기는 지난 시즌 최강자의 자리에 오른 두 팀이 자웅을 겨루는 맞대결로 일찍부터 관심을 모아왔다.
두 팀은 겨울 이적시장 기간 동안 충실한 선수보강을 통해 더 강한 팀으로 거듭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으며, 특히 국가대표 수비수 김진규와 김동현의 영입 때문에 두 팀의 대결은 '창과 방패의 대결'로 큰 관심을 모았다.
관중 300만 시대를 바라보는 2007 삼성 하우젠 K-리그 개막전은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홈팀은 성남일화는 팬 사인회, 싸인 볼 증정, 트럼캣 북 공연, 패러글라이딩 쇼 등 다양한 장외행사와 이벤트를 준비하여 개막전을 찾은 팬들을 즐겁게 하였다. K-리그 개막전답게 기자들과 방송사의 취재 열기도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전반전 : 김동현 대 김진규, 김진규의 판정승?
개막전부터 어웨이 경기를 치루어야 했던 전남은 전반 초반 다소 수세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성남은 김동현을 축으로 좌측의 모따, 우측의 네아가가 미드필더에서 김두현이 찔러주는 패스를 받아 만들어가는 플레이를 보여주었지만, 전남은 산드로를 제외하고 대부분 수비에 치중하는 사실상의 5-4-1포메이션으로 성남의 매서운 공격을 막아내는데 주력하였다.
K-리그 복귀전을 치르는 전남의 김진규는 전반 9분 프리킥 기회에서 특유의 강력한 오른발 킥을 선보였으나 성남의 벽에 막히면서 득점에 실패하였다. 하지만, 전남은 김진규의 프리킥을 계기로 활력을 찾기 시작해 공격찬스를 만들기 시작하였다. 예상을 깨고 오른쪽 미드필더로 출전한 김치우 역시 위협적인 크로스로 좋은 모습을 보였고, 이어 전남의 스트라이커 산드로 역시 전반 13분 성남의 수비를 따돌리는 멋진 드리블로 팬들의 탄성을 자아내었다.
성남은 네아가와 모따의 좋은 호흡으로 공격을 끌어갔으나 2년 만에 K-리그에 복귀한 김동현은 빠른 패스 타이밍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거의 공을 소유하지 못하던 김동현은 22분 페널티라인 근처에서 좋은 슛찬스를 잡았으나 전남의 수비 5명이 순식간에 그를 포위하면서 무위로 끝났다. 전반 31분에는 측면으로 빠져들어 가는 패스를 받으려 침투했으나 호흡이 맞지 않아 공다루기에 실패했다.
전남은 김치우가 효과적인 공간침투로 헤딩슛을 만들어내는 등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울러 왼쪽 중앙수비로 출전한 강민수는 큰 키를 이용하여 좌우로 크게 흔드는 성남의 공격을 중앙에서 잘 차단한 동시에, 효과적인 대인마크로 오늘 유달리 좋은 활약을 보여준 네아가를 잘 마크하였다. 이 날 사실상 전남의 원톱 역할을 한 산드로도 역습 찬스에서 좋은 드리블로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후반전 : '용호상박' 접전 펼친 두 팀
성남은 후반 시작과 함께 두 명의 공격수를 바꾸는 초강수를 두었다. 전반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김동현 선수는 이따마르 선수로 대체되었고, 김동현과 함께 올해 성남으로 둥지를 옮긴 최성국이 네아가 대신 들어와 모따, 이따마르와 함께 쓰리톱을 구성하였다.
김진규는 후반 5분 중원에서 기습적인 중거리슛으로 이번 경기 세 번째 슈팅을 때리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김진규가 왼발로 강하게 찬 슛에 미처 대비하지 못한 김용대 골키퍼가 공을 자기 앞으로 쳐내면서 성남은 결정적인 위기를 맞을 뻔했다.
한편, 성남은 두 명의 공격수를 투입했지만 전반보다 페이스가 떨어지는 모습이 역력했다. 후반 9분 김두현이 프리킥 찬스에서 만들어낸 기습적인 패스와 14분 김진규의 경고를 유도한 최성국의 멋진 개인기는 모두 골로 이어지지 못했다.
전남 역시 후반 들어 ‘노장’ 임관식을 빼고 김승현을 투입하면서 승부수를 던졌다. 그리고 선수 교체 직후 후반 19분, 결국 프리킥 찬스에서 전남의 골이 터졌다. 산드로의 드리블이 성남 수비에 막히면서 파울을 유도한 전남은 산드로가 찬 프리킥이 수비벽을 맞고 나온 것이 골문 앞에서 기다리던 송정현 선수 앞으로 흘러갔고, 송정현은 침착하게 김용대를 속이고 골을 넣는 데 성공했다.
성남은 곧바로 수비 성향이 강한 미드필더 손대호를 빼고 이번 시즌 서울에서 새로이 영입한 한동원을 투입하며 반격을 꾀했다. 한편, 전남은 경고가 있던 장동혁을 빼고 21살의 신예 백승민을 투입하면서 중원을 보강하는데 주력했다.
실점 이후 성남은 조급한 모습을 보였다. 김동현 대신 투입된 이따마르는 실점 이후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으나 결정적인 찬스를 골로 이어가지 못하면서 성남팬들의 발을 동동 구르게 했다. 최성국과 모따는 왼쪽과 오른쪽에서 잦은 스위칭으로 전남의 수비를 따돌리려는 노력을 하였으나 강민수와 김진규의 밀착 수비에 막힌 모습이었다.
하지만, 후반 36분, 뒤지고 있던 성남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이따마르가 슈팅한 볼이 염동균 골키퍼에게 막혔고, 이 루즈볼을 최성국이 잡는 과정에서 김진규가 파울을 범하면서 페널티킥이 선언된 것이다. 결국, 모따는 후반 38분,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성공시키면서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다.
성남은 동점골 성공 이후 강자의 면모를 보였다. 경기 내내 오버래핑을 자제하던 장학영이 최성국과의 멋진 2대 1 패스로 찬스를 만든 데 이어, 41분 최성국이 멋진 돌파로 만든 프리킥이 박진섭의 크로스에 이은 이따마르의 헤딩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전남은 성남의 막판 공세를 침착하게 잘 막아내며 결국 두 팀의 개막전 대결은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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