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조은혜 기자] 찬스를 날리는 여러 방법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어이 없는 장면의 연속이었다. 상대 투수가 흔들렸지만 거저 얻은 기회를 몇 번이나 스스로 걷어찼다.
한화는 11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팀 간 6차전에서 0-5로 패하면서 17연패 수렁에 빠졌다. 승리는 7승에서 멈췄고, 26번의 패배가 쌓였다. 만약 한화가 12일 경기에서 패하면 1985년 삼미 슈퍼스타즈의 역대 최다 연패 기록인 18연패와 타이를 이루게 된다.
초반에는 흐름이 좋나 했다. 한화는 1회초부터 정은원이 안타, 정진호가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나갔고, 1회부터 과감하게 희생번트 작전을 택했다. 이용규의 희생번트 후 호잉의 볼넷으로 만루 찬스. 하지만 점수가 나지는 않았다. 신인 최인호가 삼진으로 물러난 뒤 노시환이 유격수 땅볼을 쳐 아쉽게 이닝이 마무리 됐다.
2회에도 마찬가지였다. 노태형의 데뷔 첫 안타 후 최재훈이 몸에 맞는 공으로 걸어나갔다. 벤치는 다시 희생번트를 지시했다. 그러나 박한결의 번트 타구가 크게 떴고, 포수 파울플라이가 되면서 허무하게 아웃카운트 하나가 늘었다. 이후 정은원의 볼넷으로 만루가 됐지만 정진호의 투수 땅볼로 2아웃. 이용규는 서준원과 9구 승부를 벌였지만 1루수 파울플라이가 되면서 잔루 만루로 이닝이 종료됐다.
3회 호잉과 최인호의 연속 삼진과 노시환의 1루수 파울플라이로 삼자범퇴로 물러난 한화는 4회 노태형과 최재훈의 연속 안타로 분위기를 바꾸는 듯 했다. 이번에는 박한결이 희생번트에 성공했고, 정은원이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나가면서 정진호 앞에 다시 베이스가 가득 찼다. 세 번 연속 같은 패턴이었다.
기대로 부푼 순간, 초구를 타격한 정진호의 타구가 1루수 정면으로 향했다. 공은 1루수, 포수, 다시 1루수를 거쳤다. 이 때 공이 정진호를 맞고 빠졌으나 3피트 라인 위반 선언으로 병살타가 됐고, 단 한 점도 얻지 못하면서 순식간에 이닝이 끝났다. 앞서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던 서준원이었기에 초구 병살타라는 결과는 더 뼈아팠다.
이후 한화는 롯데 마운드를 상대로 이렇다 할 찬스조차 잡지 못했다. 한화가 친 안타는 단 다섯 개. 경기에 앞서 이틀 연속 선발의 부진에 마운드 총력전을 선언한 최원호 감독대행은 "최대한 앞문을 막겠다"고 했지만, 득점 루트까지 막힐 줄은 몰랐다.
이날 선발 장민재가 40구를 던지고 3회 내려간 후 김범수가 2⅓이닝 동안 65구를 던졌고, 마무리 정우람이 6회 조기 등판에 1⅓이닝을 막는 등 투수 6명이 나왔다. 하지만 해결사 없는 무득점 행진에서는 어떤 투수가 어떤 호투를 해도 의미가 없을 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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