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0.09.12 08:30 / 기사수정 2010.09.12 08:30
[엑스포츠뉴스=김진성 기자] 지난 11일 롯데와의 ‘미리 보는 준PO’ 첫 판을 치른 두산. 무려 9명의 투수를 등판시키면서 12실점했다. 그러나 선발 김선우의 2⅓이닝 8실점 부진을 제외하면 다른 투수들의 투구 내용은 그리 나쁘지 않았다. 특히 9번째 투수로 나섰던 임태훈(22)의 호투는 두산에 적지 않은 의미가 있었다.
임태훈은 지난 5월 선발로 발령을 받았지만 9월 들어 불펜으로 보직을 재전환했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됐지만 최종적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팀. 김경문 감독은 정재훈-고창성으로 이어지는 승리 계투조로는 체력적인 면에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래서 두산은 풍부한 셋업맨 경험이 있는 임태훈의 불펜 전환이 필요했다. 정규 시즌 3위가 결정된 상황 속에서 적응할 시간을 주기에도 충분했다. 그는 지난 1일 잠실 SK전, 4일 잠실 KIA전에 구원 등판했으나 결과는 1⅓이닝 무실점, 1이닝 2실점으로 썩 좋은 투구 내용은 아니었다.
그랬던 그가 이날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지만, 4일 잠실 KIA전에 이어 또다시 두산의 마지막 투수로 등판했다. 정규시즌 3위를 사실상 확정 지은 후 승패에 관계없이 투수들을 다양한 보직으로 출장시키고 있는 두산이지만, 임태훈의 8회 투입은 이용찬이 빠진 마무리 적임자를 찾고자 하는 김경문 감독의 '승부수'였다.
일단 김 감독의 승부수는 적중했다. 2이닝동안 8타자를 상대하며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특히 9회초 박종윤, 정보명, 황재균을 연이어 삼진으로 돌려세운 건 이날 임태훈 투구의 백미였다. 포수의 미트에 팍팍 꽂히는 직구의 볼 끝이 살아났다.
사실 그는 올 시즌 선발로 나서서 무려 23개의 홈런을 맞았다. 체인지업, 싱커의 예리함이 떨어져 실투가 돼 홈런으로 연결되기도 했으나 기본적으로 패스트볼의 구위가 떨어지면서 변화구의 위력이 동반 감소한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두산은 이날 난타전 끝에 10-12로 패했다. 그러나 '구원 투수' 임태훈의 살아난 직구 구위를 확인한 것은 분명한 수확이었다. 어차피 PS에서 정재훈과 함께 셋업맨이나 마무리로 나설 것이 확실한 임태훈은 변화구보다 직구 구위를 끌어올리는 것이 최대 숙제였다.
또한, 그의 호투는 마운드 재정비에 나선 두산에 새로운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됐다. 마운드 보직 찾기 실험은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PS에서 핵심 투수로 중용될 그가 마지막 투수로 등판해 타자들을 압도했다는 건 또다른 마무리 후보 정재훈에게도 기분 좋은 자극이 될 전망이다.
이용찬의 PS 복귀가 불투명한 상황 속에서 임태훈의 구위 회복은 두산이 손꼽아 기다렸던 일이다. 3선발 이후가 약한 두산은 어차피 불펜의 힘으로 PS 승부를 걸어야 할 상황. 그의 행보에 따라 두산의 PS 희비가 엇갈릴 수도 있다. 과연 임태훈이 불펜에서 화려한 백조로 비상할 것인가.
[사진=임태훈 ⓒ 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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