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미지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 슈가가 지난달 발매한 자신의 믹스테이프에 인용된 연설로 비판의 도마 위에 섰다. 이에 소속사 측이 사과를 전했지만, 여전히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슈가는 지난 22일 믹스테이프 'D-2'를 전 세계에 동시 공개했다. 해당 믹스테이프는 슈가의 랩네임인 어거스트 디(Agust D)로 발매됐으며 한국 전통 군악인 대취타를 샘플링해 만든 '대취타'가 뮤직비디오와 함께 발매 직후 전 세계 음악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다.
문제가 된 곡은 수록곡 '어떻게 생각해?'다. 해당 곡의 도입부에 1978년 무려 900여 명의 신도들에게 집단 자살을 강요한 미국 사이비 교주 짐 존스의 연설이 들어갔기 때문.
한국에서는 짐 존스 사건이 유명하지 않지만, 미국 내에서는 9·11 테러 이전 자연재해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해?'는 자신에게 비난을 던지는 헤이러들에게 일침을 날리는 곡으로 '당신이 내 성공에 어떻게 생각하든 나는 관심이 없고, 실패한 당신과 달리 이미 난 성공해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문제는 도입부에 삽입된 짐 존스의 연설이 '어떻게 생각해?'의 내용과 전혀 맞지 않게 들어갔기 때문. 일부 팬들은 짐 존스의 연설을 인용한 해외 아티스트의 다른 곡들도 있다며 '어떻게 생각해?'에 대한 논란이 '유난'이라는 식으로 치부했지만, 해외 아티스트의 다른 곡들은 모두 짐 존스 사건과 연관되어 있는 가사를 전개했기에 연설 삽입에 대한 슈가의 의도를 알 수 없는 점은 더욱 명확해졌다.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측은 지난 5월 31일 공식입장을 밝히며 해당 연설의 삽입은 슈가의 의도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밝혔다. 해당 곡의 트랙을 작업한 프로듀서가 특별한 의도 없이 연설자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곡 전체의 분위기를 고려해 삽입했다는 것.
이어 부적절한 샘플임을 인지하지 못하는 오류에 대해 사과하며 "아티스트 본인도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에 대해 당혹스러워하며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속사의 슈가의 의도와는 무관하다는 해명과 재발 방지 및 사과 이후에도 논란은 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슈가의 믹스테이프인만큼,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린 슈가가 수록곡 샘플 음성에 대한 제대로 된 확인을 하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비판이 가세한 것.
또한 슈가가 믹스테이프 작업 비하인드를 공개한 라이브 방송에서 "코로나가 가져다준 행운이다. 코로나 '때문'이 아닌 코로나 '덕분'이다. 아마 투어를 하고 있었으면 뮤직비디오도 못 찍었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이 뒤늦게 알려지며 또 다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해당 발언은 믹스테이프를 만들던 도중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해외투어가 중단되면서 일에 집중할 수 있었다는 개인적인 생각을 담은 의견이었지만, 전 세계가 전염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상황에서 '덕분'이라는 말은 말실수가 맞다는 비판이 가해졌다.
그러나 슈가가 자신의 고향인 대구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할 때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1억원의 성금을 기부했던 만큼 슈가의 말실수가 아닌 전체 맥락에 대한 이해를 호소하는 여론도 제기되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바닥부터 차근차근 올라와 글로벌 정상에 선 그룹으로 유명하다. K팝 그룹으로서 팝의 본 고장에서 깰 수 있는 거의 모든 기록을 경신했고, 앞으로 내딛는 걸음걸음이 곧 역사가 되는 그룹이 되었다.
그러나 높이 올라온 만큼, 더 많은 비판과 비난에 직면해야 하는 숙명과 마주하게 됐다. 또 더 강한 책임감으로 자신들의 음악에 임해야 한다는 것도 이번 논란으로 깨달았을 터. 소속사 역시 재발 방지를 약속했으니 여론 역시 과도한 비난보다는 합당한 비판만이 지속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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