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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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기억법' 주석태 "악역 원 없이 쏟아내, 이젠 코믹한 연기 욕심"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20.05.18 10:26 / 기사수정 2020.05.18 14:15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드라마에서 악역은 빠질 수 없는 요소다. 주인공의 사랑과 앞날을 방해하면서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한다. MBC 수목드라마 ‘그 남자의 기억법’에서 배우 주석태는 스토커 문성호 역할을 맡아 존재감을 톡톡히 발산했다. 

‘그 남자의 기억법’은 과거에 사는 이정훈(김동욱 분)과 현재를 사는 여하진(문가영), 정반대의 두 사람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시련을 극복하며 운명적으로 사랑하는 모습을 담아냈다. 문성호는 이들을 훼방 놓는 것은 물론 목숨까지 위협하는 빌런이었다. 이정훈의 연인이던 정서연(이주빈) 스토킹하다 살인까지 저질렀다. 이정훈과 여하경의 사이에도 불안감을 조성했다.

“이번이 마지막 악역이라고 생각해요. 문성호를 그릴 때 제가 의도하고 만들어내는 부분을 시청자들이 정확하게 봐주셨어요. 정말 미워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이었어요. 시청자들이 문성호를 절대 용서하지 말고 진짜로 미워했으면 했죠. 일부러 메이크업도 화장실에서 지우고 나왔어요. 피부가 나빠 보이고 인상도 목소리도 마음에 안 들었으면 했거든요. 그런 부분을 정확하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힐링 로맨스 장르에 스릴러 장치를 녹여냈다. 그 중심에는 문성호가 있었다. 주석태는 주위로부터 ‘핫한’ 반응을 얻었단다. 그는 인스타그램에 ‘#내가 봐도 나쁜시키 #애들 좀 냅두라고 #나 제발 꺼져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셀프디스하기도 했다.

“부담은 없었지만 과연 재미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나라 드라마에서 믹스된 장르가 많지 않았잖아요. 시청자가 좋게 봐주실까 걱정 반 우려 반이었어요. 본방송도 있지만 재방송이나 웨이브를 통해서 많이들 봤더라고요. 제 주위 사람들은 재밌다고, 너 빨리 나가라고 했어요. 저를 보라고 했는데 다들 김동욱, 문가영 씨에 빠졌죠. (웃음) 제가 봐도 문성호는 ‘나쁜 시키’에요. 해시태그는 제가 주위로부터 들었던 반응을 쓴 거예요. 저도 문성호에 대해 똑같은 입장이에요.”

문성호는 과거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할 당시 이정훈의 연인인 정서연과 우연히 마주쳤다. 자신을 도와주고 환하게 웃어주는 정서연에게 한눈에 반했다. 정서연의 호의에 사랑을 느낀 그는 병적인 집착을 보이며 정서연을 쫓아다녔다. 정서연을 결국 살해해 이정훈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겼다. 정신병원에 수감된 이후에도 이정훈과 여하진을 위협했다. 


“원래 설정은 사진작가 지망생이었어요. 정확하게 나오진 않는데 사진작가로 등단하지 못하고 편의점에서 알바하면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요. 저도 배우 생활을 근근이 이어갈 때 집에도 이야기 못 하고 가족들도 만나기 꺼려지고 점점 외로워지더라고요. 정말 외로웠을 거예요. 그 점이 많이 닮아 있어요. 그 순간에 잘해준 사람을 평생 못 잊을 거예요.

처음 악역을 만들 때부터 많이 고민했어요. 이번에는 후회하지 말아야지 하면서 준비를 많이 하는데 그래도 끝나면 아쉽더라고요. 문성호가 가진 슬픔이나 애환이 분명히 있을 텐데 그런 서사가 나오진 않았어요. 보여줄 수 없어서 저는 아쉬웠지만 악인의 서사가 풀어지지 않은 게 시청자 입장에서는 나은 것 같아요.”

용서받지 못할 악역이어도 배우는 자신의 역할에 공감하고 연기를 펼쳐야 한다. 주석태 역시 그런 문성호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이해하는 단계에서는 오래 걸렸는데 한 번 이해한 뒤에는 쉽게 촬영했어요. 혼자 멜로를 찍는 거죠. 서연과 멜로를 찍는다고 생각했어요. 진짜 남자가 사랑할 때처럼 구구절절하게 사랑하는데 이정훈 앵커가 저와 서연이를 괴롭히는 거예요. 문성호에게는 이정훈이 악역이고 빌런인 거죠.” 

문성호는 서연이 죽은 장소에서 투신을 택했다. 하지만 목숨은 붙어 있는 채 사지마비가 되며 죗값을 치렀다. 주석태는 앞으로 악역에 대한 갈증이 없을 만큼 모든 걸 원없이 쏟아냈다고 한다. 

“‘그 남자의 기억법’ 덕분에 2, 3년 정도는 악역에 대한 갈증은 없을 것 같아요. 내가 할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것을 다 풀어놓았어요. 원 없이 악역을 해서 이젠 선역에 대한 갈증만 있어요.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염반장 역할을 할 때도 뭔가 모자라고 덜한 것 같고 실수도 많이 한 거 같아서 다음에는 보완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계속 모자라고 스스로를 자책하는 경우가 많아요. 문성호도 그런 게 없지는 않지만 제 안에 있는 걸 다 쏟아내고 토해낸 것 같아요. 앞으로는 코믹한 연기도 해보고 싶어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탄엔터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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