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19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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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깊어지는 외국인 투수 '딜레마’

기사입력 2010.09.01 08:02 / 기사수정 2010.09.01 08:02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진성 기자] 웃을 수도 없고 울 수도 없는 상황이다. KIA 타이거즈 외국인 듀오 아퀼리노 로페즈(35)-로만 콜론(31)을 두고 하는 얘기다. 올 시즌 초반 KIA는 외국인 복을 받지 못했으나 5월 영입한 콜론이 꾸준하게 제 역할을 해주고 있는데다, 후반기 들어 ‘사고뭉치’ 로페즈가 개과천선했다.

참 잘하는데…

올 시즌 로페즈와 콜론은 합작 11승을 거뒀다. 절대 좋은 기록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러나 투구 내용을 파고들면 얘기가 달라진다. 로페즈는 2할8푼5리의 낮은 피안타율에 이닝당 출루율도 1.34로 위기를 적게 허용한다. 게다가 땅볼/뜬공 비율도 1.23으로 수준급이다.

지난달 31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11개의 아웃 카운트를 땅볼로 잡아냈다. 절묘한 직구 제구력과 싱커의 예리함이 되살아났다. 7이닝 4실점(3자책)으로 시즌 4승째를 따냈다. 심리적으로도 안정되면서 최근 4경기 연속 7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지난 시즌의 에이스 모드로 완전히 돌아왔다.

콜론도 수준급 투구를 하고 있다. 비록 7승에 그치고 있으나 5월에 영입됐다는 것을 감안하면 준수한 승수다. 내용을 살펴봐도 최소한의 자기 몫을 해냈다. 긴 이닝을 소화하지는 못했으나 올 시즌 3자책점 이상을 기록했던 경기는 지난 6월 27일 잠실 두산전 단 한 경기에 불과했다.

규정 이닝을 채우지 못해 순위권에 들지는 못했지만, 3.48의 평균자책과 2할3푼4리의 피안타율은 리그 상위권 기록이다. 후반기에는 2승 평균자책 2.94로 짠물 피칭 행진이다. 이닝 소화가 적은 것이 흠이지만, 이 정도면 팀 내 3~4선발로 합격점을 충분히 받을 만하다.

딜레마

올 시즌 외국인 투수 흉년 속에서  단연 두 투수의 기량은 상위권이다. 따라서 두 투수가 올 시즌 후 기량 미달로 퇴출당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러나 KIA가 처한 상황을 보면 두 외국인 투수와 재계약을 맺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올 시즌 KIA는 사실상 4강에서 멀어졌다. 그 원인은 지난 시즌만 못한 선발진의 균열이라기보다 타선과 불펜의 부진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현재 KIA는 선발진 일부를 불펜으로 돌리는 것도 불사해야 할 정도로 불펜 보강이 시급하며, 외국인 타자 영입의 필요성마저 제기되는 실정이다.

게다가 내년에는 한기주-김진우-이범석 등이 1군에 선발로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이들이 성공적으로 정착한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하지만. 타선-불펜의 선수층이 엷은 상황 속에서 선발진의 변수를 고려해 로페즈나 콜론을 내년에도 그대로 안고 갈지 결정하는 것은 KIA에 대단한 고민이 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외국인 타자를 영입한다면 둘 중 한 명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투구 내용상으로는 단연 로페즈가 우위지만, 그에게 잠재된 팀워크를 망치는 안하무인 성격은 KIA에 시한폭탄임이 분명하다. 반면 콜론은 불펜이 약한 팀 사정상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는 단점이 있다.

과연 KIA는 로페즈와 콜론을 내년에도 데려갈 것인가. 또한, 데려간다면 누가 될 것인가. 이들이 호투를 거듭할수록 KIA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아퀼리노 로페즈 ⓒ KIA 타이거즈 제공]



김진성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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