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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린 꺾은 박태환, 亞게임 3관왕 가능할까

기사입력 2010.08.23 15:12 / 기사수정 2010.08.23 15:13

김지한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지한 기자] '마린 보이' 박태환(단국대)이 지난 22일 끝난 팬퍼시픽 수영선수권에서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 자유형 200m 은메달을 목에 걸며 재기에 성공했다. 지난해 7월, 로마 세계선수권에서 부진한 성적으로 고개를 떨궜던 모습에서 완전히 살아났다.

하지만, 오랫동안 훈련한 자유형 1500m에서는 부진한 성적을 내 아쉬움을 남겼다. 오는 11월 열리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을 목표로 하는 박태환 입장에서는 1500m 기록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남은 기간 준비를 하게 됐다.

원하는 기록 낸 마린 보이, 자신감 찾았다

주종목인 자유형 400m와 베이징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자유형 200m에서 박태환은 올림픽 이후 가장 좋은 기록을 세웠다. 첫날 열린 자유형 200m에서 1분46초27을 기록하며 순조로운 스타트를 끊었던 박태환은 이틀 뒤 열린 자유형 400m에서 3분 44초 73으로 올 시즌 세계 최고 기록으로 수립했다.


자유형 200, 400m에서 박태환은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고 살아난 킥을 앞세워 본인이 원하는 레이스를 펼쳤다. 특히 자유형 400m에서 막판 100m 스퍼트를 펼친 것은 지난 2007년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했을 당시와 흡사한 모습이었다. 자신이 원하는 기술을 사용할 줄 알면서 레이스를 펼쳐 순위나 기록 모두 원하는 성적을 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자신감 있는 레이스를 펼친 것이 인상적이었다. 공교롭게 400m 결선에서 바로 옆 레인에 '라이벌' 장린(중국)이 배정돼 다소 신경이 쓰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에 굴하지 않고 자신있게 본인의 레이스를 펼쳤다. 결국, 장린을 2초 18이나 앞서며 지난해 아시아기록을 빼앗긴 아픔을 되갚았다.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놓고 겨뤄야 하는  라이벌을 누리고 이기고 우승도 차지한 점은 박태환에 자신감을 안겨주었다.

부진했던 자유형 1500m에 대한 고민

하지만 의욕적으로 훈련해 왔다는 자유형 1500m에서 박태환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2연속 3관왕'을 위한 과제로 남게 됐다. 1500m에서 박태환은 자신의 최고 기록(14분55초03)에 한참 미치지 못한 15분13초91로 전체 8위에 그쳤다. 초반부터 페이스가 떨어졌고, 중반 이후에는 오히려 선두권과 격차가 더 벌어지면서 자신이 최고 기록을 세운 도하 아시안게임 이후 가장 저조한 기록을 냈다. 1위로 들어온 선수가 터치 패드를 찍은 뒤 한참 뒤에야 결승점을 들어온 박태환은 그저 쓴웃음만 지어야만 했다.

당초 노민상 수영대표팀 감독은 이번 대회뿐 아니라 3개월 뒤에 열리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자유형 1500m에 대한 기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훈련에서도 성과가 있었을 뿐 아니라 모든 것이 예전 좋았을 때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훈련으로 인한 성과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고, 오히려 뒤떨어진 기록만 내면서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둔 마지막 모의고사를 통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됐다.

박태환은 그동안 다방면에 걸쳐 좋은 성적을 내는 선수로 잘 알려져 왔다. 특히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는 자유형 200, 400, 1500m를 동시에 석권하며 중장거리를 아우를 수 있는 몇 안 되는 선수로 명성을 날렸다. 자신의 우상인 그랜트 헤켓(호주, 은퇴)이 자유형 400, 1500m에서 오랫동안 세계 챔피언 자리에 오르고 세계 기록도 보유한 것을 보고 이를 뛰어넘겠다는 각오를 다지면서 모든 종목에서 잘 해보이겠다는 의욕이 대단했다.

그러나 이후 1500m에 너무 의욕적인 훈련을 한 나머지 잘 할 수 있는 다른 종목을 상대적으로 소홀히 하다가 결국 모든 것을 놓치고 말았다. 자유형 200, 400m에서는 좋은 성과를 냈던 박태환은 1500m에서는 단 한 번도 올림픽, 세계선수권, 팬퍼시픽에서 인연을 맺지 못했다. 그 때문에 목표를 1500m에 두고 집중 훈련을 했던 박태환은 오히려 다른 분야에서도 부진한 성적을 내면서 스스로 패배를 자초하고 말았다.

지난해 로마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1500m에만 훈련을 집중했다가 결국 전 종목에서 저조한 기록으로 부진했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박태환이 더 좋은 선수로 나아가려면 광저우 아시안게임이나 나아가 런던올림픽을 준비하면서 잘 할 수 있는 종목을 선택해 더욱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렇다고 1500m를 마냥 포기할 수도 없다. 승부욕이 강한 박태환의 의지도 있지만 무엇보다 주종목 400m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1500m 훈련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1500m 훈련을 통해 페이스 조절, 기술 구사 등을 연마해서 400m에서 좋은 기록을 내는데 유용한 것들이 많다. 결국 남은 기간동안 얼마나 옛 페이스를 되찾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아시안게임에서 박태환은 변함없이 자유형 200,400m 그리고 1500m에도 도전장을 던질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 전초전이었던 팬퍼시픽 대회에서 옛 기량을 회복하는데 성공하며 재기의 신호탄을 쐈다. 아시안게임까지 80여일 앞둔 가운데서 부족했던 1500m를 더욱 보완하고, 강세 종목인 나머지 종목에서 기록을 더욱 끌어올려 자유형 아시아 최강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팬퍼시픽 대회를 마친 박태환은 30일 괌으로 이동해 아시안게임 대비 전지 훈련을 갖는다.

[사진= 박태환 (C) 엑스포츠뉴스 DB]



김지한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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