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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법' 연상호 "열린 결말 없다...기존 캐릭터 영화에 등장"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20.03.13 11:50 / 기사수정 2020.03.13 11:09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연상호 작가가 2회 남은 '방법' 관전 포인트에 대해 "열린 결말은 절대 아니다. 확실한 끝맺음이 있다"고 힌트를 줬다.

12부작 '방법'은 한자이름, 사진, 소지품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저주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10대 소녀와 정의감 넘치는 사회부 기자가 IT 대기업 뒤에 숨어 있는 거대한 악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

'방법'은 지옥', '창', '사이비' 등 애니메이션부터 천만 영화 '부산행'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의 첫 드라마 데뷔작이다. 특히 감독이 아닌 작가로 집필에 도전해 방송계 안팎으로 화제를 모았다. 종영까지 2회 만을 남기고 있는 '방법'은 사람을 저주하는 방법이라는 독특한 소재에 매회 반전 가득한 엔딩을 선보이며 매회 최고 시청률(10회, 6.6%)을 경신 중이다. 

이에 드라마 종영을 앞두고 엑스포츠뉴스가 연상호 작가와 일문일답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지난 10회 방송에서 최고시청률 6%를 기록했다. 목표 시청률이 3%였는데 뜨거운 반응 실감하나. '방법'의 어떤 부분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처음 tvN 월화드라마로 편성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과연 월화 이른 시간에 사람들이 이걸 볼까?’ 라는 의구심이 있었다. 첫 방송 때도 ‘시청률에 연연하지 말고 최선의 작품을 내놓자’는 마음이었다. 지금의 시청률 상승세에 어안이 벙벙하다. 드라마 업계에서 장르 드라마는 이제 시작인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고무적인 상황에서 ‘방법이 그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으면 안 되는데..’라는 불안함이 있었다. 제발회 때도 이야기했지만 3%만 나와도 감지덕지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의 시청률은 내가 생각해도 놀라운 결과이며 지금의 시청률이 너무나 고맙다. '방법'은 오컬트 드라마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사는 사회 이야기다. 시청자분들이 이 이야기를 아주 먼 생뚱맞은 이야기가 아닌 우리가 사는 사회 이야기라고 공감해주셨기 때문에 지금의 시청률이 나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무척 감사한 상황이다.


Q. '방법'이라는 소재가 굉장히 독특하다.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었고, 어떤 계기로 구체화시키게 됐나. 

어렸을 때 할머니와 같이 살아서인지 나에게는 ‘방법’이라는 단어가 생소한 단어는 아니었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어렸을 때 전래동화 같은 내용에서 물건을 훔쳐간 아이를 겁주어 자백하게 하려고 ‘방법’을 하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도 있다. 또한 어렸을 때 봤던 사극에서도 ‘방법’이라는 단어가 심심치 않게 나왔던 기억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방법’에 대해 알고 있었다. 기억에 남는 건 어렸을 때 들었던 이야기에서 ‘손발이 오그라진다’라는 단어가 흥미로웠다. ‘손발이 오그라지는 건 어떤 걸까?’ 상상이 잘 되지 않아서 그 단어에 흥미를 가졌던 것 같다. 이후 여러가지 소재를 생각할 때 ‘방법’이라는 소재가 가장 흥미를 끌었다. 오히려 드라마를 쓰려고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그 의미가 잘 나오지 않아 의아했었다. 아무튼 드라마를 쓰면서 무속과 오컬트 그리고 추리형식과 히어로를 섞은 좀 독특한 장르의 드라마를 쓰고 싶었는데 마침 ‘방법’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아이템을 생각할 때 이렇게 ‘제목과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맞춤이다’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방법’이 나에게는 그랬다.

Q. 기괴하게 몸을 꼬면서 사망하는 최병모(1회)와 조민수(8회)의 방법 엔딩이 큰 화제를 낳았다. 이 장면은 어떻게 완성됐나. 

1화의 최병모 배우가 만들어주신 엔딩은 기획초기 단계부터 고민이었다. 극본에는 말 그대로 ‘사지가 뒤틀려 기묘한 모습으로 죽어있다’ 였다. 글을 쓰고서도 ‘어떻게 구현이 될까?’ 궁금했던 장면이다. 김용완 감독과 안무를 맡은 전영 안무가 그리고 CG팀, 특수효과 팀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결과라는 것에 박수를 보낸다. 김용완 감독이 여러 가지 오컬트 영화들의 레퍼런스를 갖고 왔고 전영 안무가도 동작들의 아이디어를 많이 줬다.

Q. 15세 관람가인데 '방법' 되는 과정이 다소 충격적이라는 평이 있다. 이런 반응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드라마에서 허용되는 수위가 어느 정도인가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했다. 나도 김용완 감독도 드라마 작업이 처음이다 보니 어느 정도의 수위가 적당한가를 두고 드라마 경험이 많은 스튜디오 드래곤의 장정도 CP와 회의를 많이 했다. 너무 넘쳐도 안되고, 너무 모자라면 힘이 없어지는 상황에서 그 지점을 찾으려고 제작사와 제작진 그리고 채널과도 회의를 많이 해서 만든 결과물이다.

Q. '방법'이라는 소재를 처음 접한 배우들의 반응은 어땠나. 

대부분의 반응은 ‘이런 게 진짜 있어요?’였다. 배우들뿐만 아니라 대본을 읽은 대부분의 사람들의 반응이었다. 이미 그때부터 ‘소재적인 면에서 흥미를 끌 수 있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아예 ‘이건 말이 안 돼’도 아니고 너무 당연한 것도 아닐뿐더러 ‘이런 게 진짜 있을 수도 있다’란 느낌이 든다는 거니까. 소재를 찾을 때는 너무 당연한 것도 아니고 너무 황당한 것도 아닌 ‘진짜 있을 수도 있겠다’란 느낌의 것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Q. 연상호 작가가 가장 애정하는 캐릭터는 누구인가. 그 이유는?

가장 애정하는 캐릭터는 드라마의 주인공인 임진희(엄지원 분)다. 사실 임진희는 다른 초인적인 능력을 가진 주인공에 비해 평범한 인물이다. 하지만 주인공이 초인적인 능력을 가진 인물이 아니라 시청자와 같은 평범한 사람이라는 점이 드라마를 흥미롭게 만든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시청자와 같은 사람의 눈으로 바라보는 기괴하고 초인적인 상황들이 다른 초인적인 능력이나 기괴한 사건들을 더욱 증폭시켰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이 이야기를 시청자와 함께 현실적인 관점에서 이끌어가야 하는 주인공이기도 하다. 성격이나 설정이 센 캐릭터보다 오히려 연기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부산행'도 마찬가지지만 내가 쓰는 이야기의 주인공은 오히려 평범한 경우가 많다. 주인공이 관객이나 시청자의 관점에서 어떤 일들을 맞이한다는 점에서 대중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여러 영화와 드라마에서 좋은 연기력을 보여줬던 엄지원 배우가 그런 부분을 잘 연기해줬다. '방법'의 시리즈가 얼마나 계속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그 시리즈 모두 임진희라고 하는 우리와 같은, 우리처럼 고민하고 우리처럼 결단하는 인물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것을 놓치고 싶지는 않다. 

Q. 성동일의 섬뜩한 악마 연기가 호평을 얻고 있다. 평소 자상한 아버지, 따뜻한 형님 캐릭터인 성동일을 메인 빌런으로 캐스팅한 이유가 있다면.

극 중 진종현은 어찌보면 평범한 사람같기도 하고 어쩔 때 보면 소름끼치는 악귀인 인물이다. 사실 굉장히 어려운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제작사인 레진 스튜디오에서 성동일 배우 이야기가 나왔을 때 ‘과연 이 역할을 하실까?’하는 생각을 했었다. 성동일 배우가 역할을 수락하셨다고 했을 때 정말 기뻤다.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는 베테랑 연기자 성동일 배우가 이 드라마에 참여하시면서 드라마의 격이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촬영된 편집본을 볼 때마다 극본을 쓴 저조차도 놀랐다. 확실히 내가 쓴 극본과는 다른 훨씬 풍성하고 입체적인 진종현이 완성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성동일 배우는 마치 만능 맥가이버 칼 같은 연기자다. 어떤 역할, 어떤 상황이 주어져도 그 모든 연기가 납득이 되는 연기를 보여주셨다. 방송을 보면서도 성동일 배우의 연기를 보고 깜짝 놀랐다. 방법을 당할뻔해 몸이 뒤틀리는 연기를 하신 성동일 배우에게 진정으로 존경하는 마음이 생겼다. ‘역시 명배우는 어떤 연기를 하더라도 명품으로 보여주는구나’ 생각했다.

Q. '기생충'에서 활약했던 정지소가 '방법'에서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열연하고 있다. 정지소의 연기 어떻게 보고 있나.

가장 중요했던 백소진 역은 사실 김용완 감독이 수많은 오디션을 보고 고심 끝에 결정된 상황이었다. 김용완 감독은 백소진 역에 신선한 얼굴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많은 배우들을 만났었다. 그리고 지금의 정지소 배우를 선택하게 됐다. 개인적으로는 백소진 배우를 찾던 과정에서 저는 영화 촬영 중이어서 그 과정을 함께하지는 못했다. 최종적으로 정지소 배우가 하게 됐다고 이야기를 듣고 좀 의아한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방법'의 첫 리딩날 정지소 배우를 보고 '기생충'에 나왔던 그 배우라는 생각이 전혀 안 들었다. 정지소 배우는 이미 백소진으로 변해있었다. 편집본을 보면서도 정지소 배우는 눈빛 하나, 몸짓 하나도 모두 백소진이었다. 지금의 백소진의 인기는 8할을 정지소 배우가 만들어낸 것이다.

Q. 가장 공들였던 장면이 있다면 어떤 부분인가.

프리 프로덕션에 참여하진 않았지만 김용완 감독과 제작진이 굿 장면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는 것을 어깨 너머로 지켜봤다. 특히 조민수 배우와 이중옥 배우 그리고 백소진의 엄마 역할을 맡은 김신록 배우는 굿 장면을 위해 꽤 오랫동안 훈련했다. 드라마를 봤을 때 그들의 노력이 고스란히 영상에 담긴 것을 보고 감탄했다. 김용완 감독도 무속자문 팀과 굿의 여러가지 모습을 보고 드라마의 장면과 가장 어울리는 굿 장면을 찾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방법'의 무속자문 팀 역시 이 드라마에 큰 관심과 애정을 갖고 배우들을 트레이닝시키고 자문해주셨다.

Q. tvN 월화드라마는 주로 16부작으로 편성됐는데 '방법'은 12부작으로 마무리 된다. 12부작으로 그려내기에 어렵거나 아쉬운 점은 없었나.

아무래도 영화와 드라마의 가장 큰 차이점은 사건 전개의 호흡이었던 것 같다. 하나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식, 시청자에게 도달하는 호흡이 영화와는 매우 다르기 때문에 전체적인 에피소드의 배치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가장 큰 숙제였다. 초반의 전개를 빠르게 배치하고 뒷부분을 초반의 빠른 전개에서 깔아둔 퍼즐 형태의 에피소드를 맞춰가는 재미를 주는 것이 이번 이야기의 전략이었다. 지금 무척이나 고맙고 다행이라고 여긴 부분은 맨 처음 드라마 작업을 제안주셨던 스튜디오 드래곤의 최진희 대표님이 회차에 대한 부담을 없애주신 것이다. 처음부터 ‘몇 회는 나와야 된다’가 아니라 회차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써보라고 한 제안 덕분에 이 이야기에 가장 맞는 회차를 찾아 작업할 수 있었던 거 같다. 그리고 '방법'을 제작한 레진 스튜디오도 일반적인 드라마 제작방식에서 제작사가 이익을 남길 수 있는 구조를 강요하지 않아 좋았다. 그래서 드라마에서 그 흔한, PPL을 넣어야 한다는 강박없이 작업할 수 있었다.

Q. '방법'으로 첫 드라마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기존의 영화 시나리오 및 연출 작업과 다른 점이 있었다면.

‘드라마 작업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몇 년 전부터 갖고 있었다. 연속되는 연속극의 매력에 대해서는 과거 드라마를 보면서도 느꼈었고 어렸을 때 재미있는 만화책의 다음 편을 기다릴 때의 기분 때문에 점점 드라마를 해보고 싶다고 느꼈었다. 극본 작업을 다하고 연출자인 김용완 감독을 만나서 극본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연출자인 김용완 감독이 이 극본에 대해 나보다도 더 많은 이해를 갖고 있어서 안심했다. 그리고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이미 12부까지 다 쓰여진 대본으로 김용완 감독과 이야기할 수 있어서 더 좋았다. 그 과정에서 김용완 감독이 필요한 씬이나 장면들을 추가하면서 작업했다. 또 자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장면들은 김용완 감독이 추가로 아이디어를 주시는 등 그런 점에서 김용완 감독과의 협업이 재미있었다. 그 동안 제가 쓴 시나리오를 제가 연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사실 완성된 편집본을 볼 때 ‘신선함’ 같은 것은 없었는데 이번에 연출을 김용완 감독이 하니 편집본을 받아볼 때마다 ‘두근거림’ 같은 것이 있었다. 제가 쓴 늬앙스나 씬들이 새롭게 연출된 후 보는 것도 신선했다. 결과적으로 시청자들에게 보여진 '방법'이라는 드라마는 최종적으로는 김용완 감독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 동안은 애니메이션과 실사 영화 모두 영화의 작업이었다. 영화의 작업은 하나의 완결성 있는 이야기로 2시간 정도의 시간 안에 마무리하는 것으로 100페이지 정도의 시나리오에 하나의 완결성 있는 이야기를 써야 하는 구조였다. 반면 드라마는 여러 개의 개별 에피소드의 완결구조와 다음으로 이어지는 연결성도 가져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 동안 했던 영화 시나리오 작업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했다. 그런 작업을 한번도 해본 적이 없는 상황에서 과거에 내가 좋아했던 드라마나 연재되는 만화, 시리즈 애니메이션들을 볼 때 ‘내가 어떤 부분을 기대하고 좋아했었는가’, ‘어떤 기분이었는가’를 많이 생각했다. 그리고 그 이후에 이미 TV에서 하고 있는 장르 드라마들을 많이 봤고 그 과정에서 드라마 극본에 대한 감을 가지려고 노력했다. 또한 이미 드라마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친구들에게도 많이 물어봤던 것 같다. 잘 모르는 분야다 보니 여러가지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신선하고 재미있게 작업했던 것 같고 내가 새로운 영역에 대한 도전을 좋아한다는 것을 확실히 느꼈다. 새로운 무언가를 작업할 때 확실히 에너지가 샘솟고 극본을 쓰는 내내 즐거웠다.

Q. '방법'의 영화 제작이 확정됐다. 영화판 '방법'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 예정인가.

현재 확실히 예정된 스케줄은 드라마 '방법'의 이후 이야기를 다룬 영화 '방법' 정도다. 드라마 시즌 2는 제작사와 이야기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스케줄이 나온 것은 아니다. 배우들 모두 이번 드라마 작업을 즐겁게 한 덕분에 이후 시즌에 대해서도 긍정적이다. 너무 급하지 않게 단단한 이야기를 준비해서 시즌 2를 하고 싶다. 영화 '방법'에서는 기존 캐릭터들이 대거 등장하고 새로운 캐릭터들도 등장한다. 드라마 '방법'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오컬트 스릴러로 만들어 보려고 준비 중이다. 많은 기대를 바란다. 일단은 영화 '방법'은 드라마 '방법'을 연출한 김용완 감독이 연출할 것이다. 이후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김용완 감독, 배우들과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모두 이 시리즈가 계속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방법' 시리즈에서 직접 연출을 할 계획은 아직 없다.

Q. 종영까지 단 2회 남았다. '방법'의 관전포인트가 있다면.

일종의 여지는 남기지만 열린 결말은 절대 아니다. '방법'에서 다뤘던 모든 것들은 확실한 맺음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임진희와 백소진의 선택과 임진희와 백소진의 관계 같은 것을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tvN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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