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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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 아나운서의 세계②] 박수미, '우생순'의 감동을 전달하다

기사입력 2010.08.04 09:13 / 기사수정 2010.08.04 09:56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박진감 넘치는 실내스포츠에서 장내 아나운서의 역할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10년 전 만해도 생소했던 장내 아나운서는 새로운 직종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 여성 장내 아나운서 1호인 박수미(26)는 장내 아나운서가 뿌리를 내리는데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 모두 남자들이 점령하고 있던 장내 아나운서 분야에 뛰어든 그의 목소리는 프로농구와 핸드볼에서 친숙하게 들을 수 있다.

"제 스타일은 관중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긴장을 덜 하는 타입입니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환호를 해주시면 저도 에너지를 받아서 더욱 집중을 하는 편이에요. 하지만, 관중도 적도 호응도도 없을 땐, 저도 모르게 긴장을 하게 되죠. 이런 경기도 최대한 실리는 것이 장내 아나운서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대학 1학년 때부터 장내 아나운서를 시작한 그는 벌써 장내 아나운서 7년차에 들어서고 있다. 20세의 어린나이에 처음 이 길로 들어섰을 무렵, 주의의 시선은 우려보다 차가운 눈길이 많았다.

현재 SK 나이츠의 장내 아나운서로 활동하고 있는 박종민(33)은 박수미를 이쪽 세계로 인도해준 장본인이었다. 또한, 박수미의 스승이기도 한 그는 초기 시절, 어려움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박수미 아나운서가 처음 이 길에 들어섰을 무렵, 주위의 시선은 '될까 안 될까'하는 정도가 아니었어요. 한 마디로 아주 차가운 시선이었죠. 그때까지 만해도 국내 장내 아나운서는 모두 남자 분들이었기 때문에 여자가 이 일을 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었어요. 하지만, 박수미 아나운서는 이러한 점을 모두 극복하고 지금까지 롱런하고 있습니다"

박수미의 목소리는 한번 들으면 오랫동안 기억할 만큼, 개성이 있다. 장내를 쩌렁쩌렁 울리는 성량은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어려서부터 풍부한 성량을 지는 그는 노래 실력도 좋아 영화 주제곡을 부른 경험도 있다.

오랫동안 프로농구에 몸담아온 그는 작년부터 핸드볼에도 집중하고 있다. 핸드볼로 무대를 넓힌 그는 자신의 진가를 더욱 살리고 있다. 농구와는 다른 핸드볼을 접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핸드볼은 작년에 열린 아시아남자선수권대회 예선전부터 시작했어요. 그리고 4대륙 초청대회와 핸드볼 큰잔치를 하면서 많이 익숙해졌죠. 농구와는 느낌이 달랐는데 여자 선수들의 경기력은 정말 박진감이 넘쳤어요. 그리고 얼마 전에는 초등학교 경기도 봤는데 매우 재미있었습니다. 한국 핸드볼의 수준이 얼마나 높은지를 확인할 수 있었어요"



경기 진행 방식도 농구와는 차이점이 있었다. 2점과 3점 슛, 그리고 덩크 슛 등이 다양하게 존재했던 농구에 비해 핸드볼은 '골'하나로 모든 것이 집약됐다.

"농구와는 다르게 핸드볼은 득점이 날 때 지르는 소리가 '골'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최대한 골이 터질 때 에너지를 넣어서 길게 외치려고 노력했습니다"

핸드볼을 접하고 서서히 빠져든 그는 핸드볼도 농구 만만치 않게 재미있는 종목임을 확인했다. 그리고 경기력도 세계 최고 수준임을 목격했다. 하지만, 이러한 핸드볼 선수들의 기량에 배해 관중들이 없는 현실이 매우 안타까웠다.

"핸드볼의 경우, 우리나라의 레벨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이러한 점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게 많이 안타까웠어요. 또한, 경기장에 관중이 없을 때는 저도 흥이 나지 않았죠. 관중이 없고 분위기가 쳐지는 경기도 최대한 살리는 것이 저희의 역할인데 핸드볼을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지난달 31일 막을 내린 '제17회 세계여자주니어핸드볼선수권대회'에서도 박수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베이징올림픽 이후 세대교체에 들어간 한국여자핸드볼대표팀은 '우생순 2기' 시스템에 들어갔다.

지난해 11월에 열린 'SK 4대륙 초청 여자 핸드볼대회'에서도 박수미의 목소리로 우생순 멤버들의 선전을 들을 수 있었다. 또한, 이번 주니어핸드볼선수권대회에서도 4강에 진출한 '리틀 우생순'의 투혼이 박수미의 목소리로 전파됐다.

"이번 대회는 그동안 진행했던 핸드볼 대회 중 가장 큰 대회였어요. 이런 대회가 많이 열리면서 핸드볼에 대한 관심도 올라가고 어떤 경우에도 경기를 포기하지 않는 선수들의 모습이 알려졌으면 합니다"

재미가 없고 분위기가 처지는 경기를 새롭게 창조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박수미 아나운서는 밝혔다. 경기 분위기가 가라앉아도 장내 아나운서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경기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박수미는 "스포츠 자체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절대로 이 일을 할 수 없다"며 말을 맺었다.



[사진 = 이창수, 박종민, 박수미, 홍미선, 김민령 (C)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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