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역동적인 움직임과 흥겨운 넘버, 배우들의 에너지가 어우러져 스웨그 넘치는 한 판 놀음을 완성한다.
창작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이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앙코르 공연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한 2018 우수크리에이터 발굴 지원사업, 2019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 창작산실–올해의 레퍼토리 뮤지컬부문 선정작이다. 2018년 쇼케이스 후 지난해 6월 초연을 올렸다.
백성들이 시조를 통해 고단함과 역경을 털어버리고 내일의 희망을 품으며 살던 가상의 조선시대가 배경이다. 삶의 모든 것이 운율이 되는 시조의 나라였지만 서민 출신 시조대판서 자모가 역모죄를 뒤집어쓰고 시조 활동이 금지되면서 백성은 당연한 권리인 자유와 행복을 잊은 채 살아간다. 탈을 쓰고 양반의 악행을 파헤치는 비밀시조단 골빈당은 15년 만에 열린 조선시조자랑을 기회 삼아 조선을 바꾸려고 한다.
주인공 단은 ‘후레자식, 내가 바로 망할 자식, 매일같이 무위도식, 내가 바로 조선에서 제일 씩씩’이라는 라임을 읊는 유쾌한 인물이다. 틀에 박히지 않고 할 말은 하고 사는 그는 천민 신분을 넘어 갑갑한 운명을 바꾸고자 한다.
‘스웨그’는 힙합에서 재해석된 단어로 자유로움, 자신감, 자기 과시 등을 뜻한다. 그런 스웨그가 조선시대에도 존재한다면? 신선한 발상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자유를 갈망하는 백성들의 당당한 외침을 국악과 랩, 한국 무용과 힙합의 컬래버를 통해 신명나게 담아냈다. 양반을 풍자하고 불합리한 신분제도와 부조리도 꼬집는다. 왕의 비선실세이자 시조대판서인 송홍국으로 대변되는 탐욕스러운 자들에 맞서 새로운 조선을 꿈꾼다. 진지하고 무거운 소재지만 재기발랄한 구성으로 꾸며 부담 없이 즐기도록 했다.
조선시대지만 여성 캐릭터를 최대한 능동적으로 활용하려고 한 점도 눈에 띈다. 진은 양반가 자제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벗어나 골빈당에서 활동하는 국봉관 제일의 시조꾼으로 활약한다. 아버지와 대립하면서도 자신의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표출한다.
흥을 돋우는 ‘이것이 양반놀음’을 비롯해 ‘조선수액’, ‘골빈당’, ‘나의 길’, ‘운명의 길’, ‘정녕 당연한 일인가’, ‘조선시조자랑’, ‘비애가’, ‘새로운 세상’ 등 넘버가 극에 어우러진다. 무대는 단촐하지만 주연 배우부터 앙상블까지 에너지 넘치는 호흡으로 채운다.
지난 1월 열린 제4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신인상을 받은 주인공 양희준, 김수하는 생동감 있는 연기로 활기를 불어넣는다. 2017년 연극 ‘리스크’로 데뷔한 양희준은 뮤지컬은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이 처음이지만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과 가창력을 보여준다. 자유분방한 단 역할을 맞춤옷 입은 듯 차지게 소화한다. 김수하는 2015년부터 웨스트엔드와 일본, 독일, 스위스 등 인터내셔널 투어에서 미스사이공 킴으로 출연했다. 국내 무대 데뷔작인 이번 작품에서 정확한 딕션과 시원한 가창력, 안정적인 연기를 뽐내며 존재감을 각인한다.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은 4월 26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150분. 8세 이상.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