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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과 제자의 칭찬 릴레이, 전북현대 U-12

기사입력 2010.07.25 03:47 / 기사수정 2010.07.27 10:16

백종모 기자

[엑스포츠뉴스=강진, 백종모 기자] 클럽축구대제전 유소년 부에서 유일한 클럽 산하 팀인 전북현대 U-12팀이 의미 있는 대회 첫날을 보냈다.

24일 'errea 2010 대한민국클럽축구대제전(이하 클럽축구대제전)' 유소년 5~6학년부 조별 예선 두 경기를 치른, 전북 현대 U-12는 1승 1패라는 성적을 거뒀다. 전북현대 U-12는 첫 경기에서 서초 FC MB에게 2-3으로 패하며 선수들의 사기가 떨어져, 두 번째 경기에서도 고전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로의 격려를 통해 본래의 모습을 되찾은 전북현대 U-12는, 대회를 통해 또 한 번 소중한 경험을 얻을 수 있었다.

전북현대 U-12의 안재석 감독, 주장 주승찬 선수와 공식 인터뷰를 가졌다.

"첫 경기부터 첫 단추를 잘 꿰고 싶었는데, 선수들이 오늘 아침에 출발해 차를 타고 오다보니 여독도 있었고, 대회전에 골키퍼가 손가락 부상을 당했습니다. 골키퍼 자리를 메우려다 보니, 팀의 균형이 무너진 것 같아요. 첫 경기 아쉽게 패배했지만 두 번째 경기부터는 선수들이 사기를 잘 가다듬어서, 내일 좋은 경기 할 수 있는 밑거름을 만든 것 같아서 기분 좋습니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스스로 자신감을 되찾은 것에 감독은 기쁜 눈치다. 안 감독은 "두 번째 경기에서도 컨디션이 좋진 않았지만, 결과보다는 분위기를 만들라"는 부분을 선수들에게 강조했다.

비록 전북현대 U-12 선수들이 체격조건은 좋지 않은 편이었지만, 스피드와 개인기 등 기량은 상당히 뛰어났다. 이에 대해 언급하자, 안 감독은 올해는 조직력에 주안점을 두고, 선수들을 지도했다고 한다.

"올해 팀을 만들면서 가장 주안점을 둔 건 조직력이었습니다. 따라서 선수들에게 패스게임을 많이 강조했어요. 그래서 패스를 통한 슈팅찬스를 많이 만들라는 주문을 했는데, 선수들이 후반전에 그런 걸 잘 따라줘서 좋은 장면을 잘 만들어낸 게 좀 위안이 됐습니다."

대회 첫날 "기습적인 부분에서 패스가 원활치 않았다며, 평소의 절반가량밖에 플레이가 나오지 않았다"다는 안 감독이었지만,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의지를 되찾은 것이, 내일 경기를 기대하게 만드는 것 같다"며 선수들의 플레이가 점차 회복될 것임을 암시했다.

유일한 유소년부 클럽 팀으로써 기대와 부담도 있을 것이라는 말에, 안 감독은 "그런 외부 시선들이 부담되는 건 사실"이라고 답했다.

"저희 구단은 '좋은 선수의 육성'이라는 중대 목표 이전에, 아이들이 인성을 갖추고 축구를 즐길 줄 아는 분위기를 만들자는 것이 구단의 원칙입니다. 저도 가끔 현장에 있다 보면, 욕심이 생깁니다. 그런데 지도자가 욕심이 생기다 보면, 자꾸 선수들을 다그치게 되더라고요. 그런 것들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좋은 것 같진 않아요. 저도 그런 욕심을 최대한 털어내려 하고 있습니다. 대회가 단지 선수들이 와서 즐겁게 뛰어놀 수 있는 장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강팀이나 경기를 갖고 깊은 팀에 대한 질문에, 안 감독은 상대 팀을 '좋은 팀'이라고 칭하며 안목 있는 지도자답게 답했다.

안 감독은 "첫 경기를 가진 서초 FC MB에 대해서는 2~3년 전부터 클럽 팀의 강호로 부상한 '좋은 기술력을 지닌 팀'이라 생각한다"며, "그 팀의 축구를 보며 많이 본받는 점이 많다, 다시 재밌게 경기를 해봤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그밖에 고봉우 축구 교실 같은 팀도 좋은 팀이라고 밝혔다.

전북현대 U-12는 학교 성적이 90점이 넘지 않으면, 대회 참가를 시키지 않는 팀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전북현대 U-12의 선수 중에는 전교 1등을 하는 수재들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전북현대 U-12 팀과 인터뷰 기회가 생긴 만큼 '선수들의 기말고사 성적'에 대해 질문했다.

안 감독은 질문을 듣고, 옆에 있던 주승찬 선수에게 "잘봤냐?"고 물었다. 주승찬 선수는 부끄러운 듯 웃음으로 답했다.

"저희 팀만 언론에 노출이 된 면이 있는데, 다른 팀들도 공부를 다 잘 할 겁니다. 사실 이번에도 90점 이상을 못 맡은 3명을 안 데리고 왔는데, 아마 그 친구들은 지금쯤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을 겁니다. 아이들한테 추억을 쌓기 위한 좋은 장소를 마련해주셨는데, 한편으로는 미안하기도 해요. 어찌됐든 축구감독으로써가 아니라 아이들의 인생 선배로써, 저 아이들에게 지금 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찾아야 합니다. 현재 신분은 학생이거든요. 축구도 중요하지만, 학생으로서 기본적으로 해야 할 것은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학생의 신분으로써 기본적으로 해야 할 것조차 하지 않는 다라면, 축구 선수 신분으로써 기본적인 것도 안한다는 겁니다. 미안하지만 단호하게 칼을 빼들었고요, 여기 있는 선수들에게도 이런 것들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좋은 자극제가 됐으면 좋겠어요."

안 감독의 설명을 가만히 듣고 있던 주승찬 선수에게 이번 시험은 잘 봤는지, 공부와 축구를 같이하는 게 힘들지 않았는지 물었다.

주승찬 선수는 "네 많이 힘들었어요."라며 대답 뒤 "히히" 웃었다.

하지만, 축구 때문에 억지로 공부하는 게 아니란다. 주승찬 선수는 "원래 (공부) 잘해요."라고 답했다.

자기소개를 부탁하자, 어떻게 답할지 망설이던 주승찬 선수는 "안녕하세요. 저는 전북현대 유소년 주승찬입니다. 포지션은 미드필더입니다."라고 답했다.

팀 주장으로써의 어떤 역할을 하느냐는 질문에, "주장으로서 격려도 해야 되는데, 격려를 안 해서 경질된 경험이 있어요. "라고 답해 감독과 주변에 있던 사람들을 모두 웃게 만들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많이 격려해줬냐는 질문에 "많이는 안 해준 것 같지만, 내일부터 열심히 하려고 생각중입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주장으로서 깊은 생각을 내비치기도 했다.

"애들이 기가 죽어서 말도 없고 그래서 말 하라고 많이 했는데, 애들이 말을 안 하다 보니 아쉽게 졌어요. 두 번째 경기는 애들이 많이 깨닫고 생각해서 경기를 하니까 이긴 것 같아요."

팀의 강점을 물어보자, 한참 생각하다 생각이 안 나는 듯, '없습니다"라고 답해버린 승찬군은, 평소에 어떤 부분을 많이 연습하느냐는 질문에 "평상시에 기본기 훈련을 가장 많이 하고, 슈팅도 연습한다"고 답했다.

앞으로 닮고 싶은 선수와 목표를 묻자, "닮고 싶은 선수는 감독님이고요, 목표는 우승입니다." 라고 말했다.

앞으로 되고 싶은 선수에 대해 재차 실문하자, 승찬군은 "안재석 선수"라고 답해, 감독님을 크게 웃게 했다. 감독님도 이에 "승찬군이 축구를 정말 잘한다. 소질 있는 아이다"라며 맞 칭찬으로 응수했다.

마지막으로 내일 경기에 대한 각오에 대해 안 감독은, "조에서 1승 1패 팀이 2팀이 있어, 조가 재밌어졌다며, 좋은 팀끼리의 경기인 만큼 아이들에게 최대한 승패에 대한 부담을 주지 않고, 배웠던 두분을 펼치고 싶다"고 답했다.

"서로 승부를 떠나, 밖에서 지켜보시는 학부모님 앞에서 '정말 저 두 팀 멋있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는 그런 경기를 하고 싶습니다."



백종모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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