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세 기자] 롯데 자이언츠 민병헌은 지난해 시즌 초 왼쪽 새끼손가락이 부러졌다. 사구 부상을 입은 뒤 49일이 지나서야 1군 타석에 섰다. 규정 타석은 못 채웠어도 민병헌은 타율 0.304를 쳐 7년 연속 3할 기록을 썼다.
그런데도 만족은 없다. 민병헌은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그동안 치열하게 경쟁하며 싸워 왔다면, 이제 내가 하고 싶은 야구를 하려 한다. 데뷔하고 처음 해 보는 생각이다"라며 "무엇보다 (지난해 부상으로) 유지하고 있던 연속 기록이 여럿 깨졌다. 목표가 사라진 것 같아 더 강한 목표를 세워야 했다"고 힘 있게 말했다.
야구 인생에서 큰 변화를 주겠다는 각오다. 민병헌은 "장타를 늘리려 한다. 지금껏 방망이를 짧게 잡고 앉아서 타격했는데, 바꾸려 한다. 시즌 시작 뒤 어떻게 될는지 모르겠지만, 완전히 바꾸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롭게 변화하는 것만으로 목표 설정이 된다. 목표 없이는 오히려 힘들다. 연속 기록을 의식 안 하려 했는데, 아무래도 눈이 갔던 게 사실이다. 그런 게 없으니 더욱 과감히 도전할 수 있다"며 눈을 반짝였다.
장타 늘리겠다고 해서 꼭 홈런에 치중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2루타든, 3루타든 강한 타구를 쳐 이기는 데 이바지하겠다는 마음이다. 지난해 공인구 변경 여파로 리그 전반 장타가 줄어 든 상황 속에서 정면으로 승부하겠다는 의미도 담겼다.
"몸을 더 좋게 만들었다. 장타 욕심이 생겼다. 공인구 반발계수를 이기고 싶다는 생각이다. 수많은 연습을 거치고 있는데, 사실 나는 붙여 놓고 치는 유형이라 장타 욕심내는 건 15년 동안 야구하면서 처음이다. 홈런을 많이 치는 것보다 장타, 더 강한 타구를 치고 싶다."
홀로 결정한 변화이지만, 팀 내 역할도 달라질 수 있다. 민병헌은 충분히 감안하고 있었다. 그는 "감독님께서 정할 일인데, 타순이며 수비 위치도 변화가 생길지 모른다. 그래도 여러모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장타를 늘리면 내 뒤 타순에서 타점 생산하는 데 주력할 수 있지 않겠나. 캠프에서 본격적으로 상의할 테지만, 감독님께서 이전 타격 방식을 원하면 따를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달라지겠다는 생각 자체는 변함이 없다. 더구나 지난해 최하위 머문 팀 성적도 변화를 결심한 데 영향을 끼쳤다. 민병헌은 "무척 힘든 한 해였다. 오히려 더 좋은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 그래서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도 든다. 감독님과 많이 대화하고, 주장으로서 잘 전달하고, 또 서로 소통도 잘 되면 더 좋아질 것 같다"고 했다.
kkachi@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