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은영 기자] 방송인 홍인규가 엄마를 찾기 위해 가출을 했다가 약 7개월 만에 할머니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방송된 KBS 1TV 'TV는 사랑을 싣고'에 홍인규가 출연했다. 홍인규는 부모님이 2살 때 이혼을 했고, 이후 인천에서 할머니 그리고 권투 선수였던 삼촌과 함께 살았다고 밝혔다.
홍인규는 어린 시절부터 집에서 홀로 지냈다. 할머니, 삼촌이 일하러 나가면 집을 지키고 있었던 것. 홍인규는 "어렸을 때부터 끼니도 직접 해결했다. 대여섯 살 때부터 밥을 혼자 차려 먹었다"며 "할머니 오기 전에 연탄도 갈았다. 연탄이 12시간 지나면 꺼지니까 갈아야 한다. 불이 죽으면 저도 죽는다"고 말했다.
홍인규는 "8살 때 오락실에서 놀다가 늦었다. 할머니를 화나게 하면 권투 선수 삼촌이 화난다. 삼촌은 그때 20대였다. 가출을 한 날도 안 걸리려고 여기저기 숨어 있었다. 그때 머리 위로 기차가 지나가더라. 저걸 타고 가면 엄마도 만나고, 권투 삼촌도 피하고, (할머니가 때리는) 빗자루도 피하고 다 피할 수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 엄마네 집에 한 번 갔던 기억이 있다. 너무 잘해주더라. 엄마가 거위 털 점퍼를 사줬는데 너무 따뜻했다. 그거 입고 동네에서 자랑하고, 안고 자고 그랬다"면서 "어릴 때 생각이지만 엄마는 엄청 잘해주고 할머니는 맨날 혼내니까 내 엄마 아빠가 아니기 때문에 혼낸 거라는 착각을 했던 거다"라고 설명했다.
홍인규는 체육복, 삼선 슬리퍼 차림으로 1988년 가을 가출을 했다. 무작정 기찻길을 따라 걸었고, 서울로 향하기 위해 인천역으로 향했다. 모르는 아줌마를 따라 들어가 무임승차를 했고, 그렇게 서울에 도착했다. 그는 "서울로 향하는 중간중간 기차에서 내려 엄마랑 같이 갔던 지하철역인지 확인했다. 그 기간이 열흘 정도였다"고 밝혔다.
홍인규는 "지나가는 분들이 너 집에 안 가고 뭐 하냐고 하면 엄마 아빠 싸워서 무서워서 나왔다고 했다. 그러면 돈을 주시더라. 잘 곳이 마땅치 않으니까 지하철역 화장실에서 잠가놓고 자고 그랬다"며 "중간에 집 생각이 나서 집에 다시 돌아왔다. 인천 집까지 갔다가 할머니 목소리, 삼촌 목소리를 듣고 무서워서 다시 서울로 갔다"고 했다.
홍인규는 서울에서 경찰에게 발견돼 보육원으로 향했다. 경찰, 그리고 보육원 관계자들에게는 자신의 주소를 절대 알리지 않았다. 그렇게 최종적으로 집에 들어가게 된 것은 7개월 만이었다. 홍인규는 1988년 12월 보육원에 입소해 1989년 5월에 퇴소했다. 할머니가 홍인규를 찾으러 왔던 덕분이다.
홍인규는 "원래 마음을 닫고 있었다. 수녀님, 원장님이 너무 잘해주시고 따뜻하게 대해 주다 보니까 마음을 연 상태였다"며 "당시에 비쌌던 자두 맛 사탕이 너무 먹고 싶었다. 그 사탕을 수녀님이 주시더라. 수녀님한테 모든 것을 다 말해도 될 것 같았다. 그래서 수녀님한테 다 말해버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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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영 기자 y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