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동현 기자] 켈빈 히메네스(30, 두산 베어스)가 점점 더 강력한 투수로 거듭나고 있다. 지금 컨디션이라면 역대 최고의 외국인 투수로 평가받는 다니엘 리오스(전 두산)와 견주어도 떨어지지 않는다.
18일 잠실 롯데전에 선발 투수로 나온 히메네스는 9이닝을 완투하며 비자책 1점만 내줬다. 한국 무대에서 거둔 첫 완투승이었다. 시즌 12승째를 수확한 히메네스는 류현진(한화), 김광현(SK)과 함께 다승 공동 선두가 됐고, 이번 시즌 최초로 전 구단 상대 승리를 완성했다.
히메네스의 역투가 더욱 주목받은 건 탈삼진이 단 1개뿐이었기 때문이다. 삼진을 잡는 능력은 정상급 투수로 올라서기 위해 꼭 필요한 덕목. 그러나 히메네스는 이날 경기를 포함해 108⅔이닝을 던지면서 탈삼진은 64개를 잡는 데 그치고 있다.
대신 히메네스는 철저하게 범타를 유도하는 투구를 펼친다. 특히, 내야 땅볼을 유도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는 이번 시즌 242개의 범타를 유도했는데, 그 가운데 139개가 땅볼이었다. 범타 중 땅볼 비율은 57.4%로 리그 평균인 53.7%보다 3.7%P가 높다.
18일 경기에서도 히메네스는 무려 19개의 그라운드볼(번트 1개 포함)을 유도했다. 6회부터 8회 투 아웃까지는 연속 8명의 타자를 땅볼로 아웃시키기도 했다. 다수의 내야 땅볼은 병살로도 이어져 이날 롯데 공격에서는 세 차례나 더블 플레이가 나왔다.
히메네스가 땅볼을 잘 끌어내는 건 주무기인 싱커 덕분이다. 홈플레이트 부근에서 살짝 떨어지면서 타자들의 배트에 빗맞는 경우가 많다. 지난 11일 LG전서 히메네스와 호흡을 맞췄던 포수 최승환은 "공끝의 변화가 무척 심하다. 정타로 맞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사진 = 켈빈 히메네스 ⓒ 두산 베어스 제공]
이동현 기자 hone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