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금주 기자]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 연상호 감독이 '부산행', '반도' 등 자신의 작품과 천만영화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 이야기했다.
29일 방송된 SBS '이동욱은 토크가 하고 싶어서'에서는 연상호 감독이 공유, 강동원과 작업한 소감을 전했다.
이날 영화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이 등장했다. 연상호는 '부산행'을 만들게 된 배경에 대해 "당시 '서울역'이란 좀비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었는데, 마케팅 예산이 너무 적게 책정되어 있었다. 저는 3억 원 정도를 원했다. 대신 실사 영화를 만들어서 같이 개봉을 하라는 답이 돌아왔다"라고 밝혔다.
연상호는 "그래서 제가 분노해서 '만들어주겠어' 애니메이션 스태프들이랑 화를 내면서 몇 시간 만에 시놉시스를 써서 전달했다"라고 밝혔다. 이동욱은 "지금 몇 시간이라고 했는데, 한 시간 걸렸다고 한다"라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공식 섹션 비경쟁 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됐던 '부산행'. 하지만 연상호는 칸 영화제 출품을 반대했다고. 연상호는 "'부산행'은 상업 영화라고 생각해서 투자배급사에게 영화제 성격도 모른다고 했다. 그런데 됐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연상호는 촬영을 빨리하기로 유명한 감독이었다. '부산행'은 촬영 기간보다 빨리 끝냈다고. 연상호는 "초인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다. 눈치를 많이 본다. 여기 계신 모든 분의 마음의 소리가 들린다"라고 밝혔다. 연상호는 "현장에서도 컷하고 고민하고 있으면 스태프들의 소리가 들린다. 눈치를 너무 보니 빨리 찍을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는 철저한 준비에서 비롯됐다고. 연상호는 "프리 프로덕션을 오래 하는 편이고, 웬만한 건 미리 맞추려고 하는 편이다. 리허설 촬영부터 리허설 편집까지 해서 리허설 편집본을 배우한테 보낸다"라고 밝혔다.
연상호는 연출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에 대해 "처음 보는 사람의 눈으로 본다면 대중적인 작품이 나올 거라 생각한다"라며 오히려 제작에 들어가면 작품과 멀어지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이동욱이 "실제로 처음 보는 사람의 눈을 빌리는 경우가 있냐"라고 묻자 연상호는 "있다. 아내가 영화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아내한테 보여준다"라고 밝혔다. 아내는 '부산행' 때 미완성된 편집본을 보고도 눈물을 흘렸다고.
연상호는 '부산행'의 후속작인 '반도'를 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도'의 주연 배우 강동원과 영상 통화를 하다가 자신의 얼굴을 보고 패배감을 느끼기도 했다고. 또한 연상호는 드라마 작가에도 도전하고, 웹툰도 연재하고 있다고 밝혔다. 드라마는 '방법'. 연상호는 "일을 하나만 해선 안 되겠더라"라며 "제가 원래 드라마를 좋아한다. 'SKY 캐슬'은 본방 사수하려고 애썼다"라고 밝혔다. 드라마는 영화와 아예 다르더라. 작업하면서 힐링 됐다"라고 전했다.
연상호는 결정적 시간에 대해 "'돼지의 왕' 완성 후 부산국제영화제에 참가했을 때다. '부산행'은 1에서 1000이 된 거였는데, '돼지의 왕'은 0에서 1이 된 시기다. 그게 더 어려운 것 같다"라고 말해 공감을 샀다. 연상호는 '돼지의 왕'을 알아봐 준 기자 매기 리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연상호는 천만 영화의 부담감에 대해 연상호는 "갑자기 처음 인정을 받으니 멍하니 있으면 사람이 돌아버릴 것 같더라. 불안증이 되게 심했다. 더 빨리 작업해야겠다고 생각해서 나온 영화가 '염력'이었다"라며 "질타를 많이 받았는데, 홀가분해지더라"라고 전했다.
한편 이동욱은 연상호 편 트레일러를 직접 연출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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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금주 기자 nkj@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