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진선규, 김민재, 박소진까지 6년 만에 돌아온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로 무대에 오른다.
2월 8일부터 3월 8일까지 서경대 스콘 1관에서 공연하는 연극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는 서울의 한 노래방에서 펼쳐지는 사랑, 청춘, 가족애에 대한 이야기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중장기 창작지원사업 선정작이다.
관계가 서먹한 아들 희준과 본인의 재혼을 이야기하기 위해 서울로 올라온 아버지 민재, 서로 다른 성격과 연애 방식 때문에 어려움과 집착을 겪는 여자친구 민정과 남자친구 희준, 남자친구와 헤어진 후 친구들과 노래방을 찾은 민정, 재혼을 결심하고 데이트를 하기 위해 노래방을 찾은 민재와 보경, 재혼의 결심을 번복한 보경을 데리고 노래방을 찾은 보경, 유정, 유연 등 노래방 안에서 펼쳐지는 다섯 가지의 에피소드를 통해 가까이 있으면서도 멀리 있는 듯한 우리 삶의 많은 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진선규, 김민재, 차용학은 재혼을 결심한 민재 역을 맡았다. 보경 역은 유지연, 정연이 캐스팅됐다. 박소진, 한수림은 아들의 여자친구 민정을 연기한다. 아버지와 서먹한 사이인 희준 역에는 오의식, 윤석현이 발탁됐다. 은혜, 유정 역은 정선아, 김하진이 분한다. 정연, 유연 역에는 유연, 이지해가 출연한다. 임강성과 오인하는 노래방 주인 역으로 감초 역할을 한다.
민준호 연출은 29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이음센터 이음아트홀에서 진행된 연극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 제작발표회에서 "제목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황당하게 노래방에 가서 노래만 하는 게 아니라 소통의 부재에 빠진 많은 인물이 대화를 더 많이 하는 이상한 상황을 모아 에피소드로 엮었다. 거리감을 연출해보고 싶었다. 여러 버전으로 만들었는데 여자친구 역의 친구들이 나오는 버전, 보경 역의 친구들이 나오는 버전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두 가지를 합친 버전이다. 신을 더 늘리고 보여주고 싶은 걸 더 보여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진선규는 영화 '범죄도시', '극한직업' 등을 통해 천만 배우가 됐다. 스타가 된 뒤에 다시 ‘우리 노래방 가서… 얘기 좀 할까?’로 돌아온 것에 대한 질문을 받은 그는 "아버지 역할을 맡았다. 스타라는 말을 들으니 부끄럽다. 많은 사람들이 알아봐주는 사람이 됐다. 그것 말고 변한 건 없다. 2008년 전 후에도 했었지만 다시 하고 싶고 같이 연기 얘기하고 놀고 싶어서 하게 됐다"며 출연 계기를 밝혔다.
무대에 꾸준히 오르는 이유에 대해 "일반적으로 일정을 마치고 집에 가서 쉬는 것처럼 나도 촬영장이나 어떤 다른 곳에서 일을 하다가 집처럼 한 번은 와야지 하는 곳이 극단 '간다'다. 있는 연기를 쓰는 게 아니라 발전할 수 있고 얘기하면서 해소도 되고 집에서 쉬는 것처럼 와야하는 느낌이 든다. 편하기도 하고 부족한 것도 공유할 수 있고 배우들을 보면서 배우기도 한다. 극단 간다의 공연을 주로 했는데 15년이 지나고 나서 못 하는 공연이 생겼다. 초반에 만든 공연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뜨거운 여름'은 몸을 많이 썼는데 지금은 심폐 기능이 떨어진다. 숨을 잘 쉴 수 있는 공연은 언제든 시간이 되면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재는 "민준호, 진선규 형님 밑에서 사회성을 배우고 인간이 돼 가는 과정을 겪고 가르침을 받았다. 간다는 내게 가족이다. 상경하고 기댈 곳도 없고 갈 곳도 없었다. 처음 어려웠을 때 친형보다도 더 많이 챙겨줬다. 진선규 형도 마찬가지다. 거의 가족이다. 진짜 가족에게 못 기대고 방황하는 상황이 길었는데 오히려 여기에서 사회성을 배웠다. 특별한 곳"이라며 애정을 내비쳤다.
이어 "영화도 하고 있지만 계약직이다. 공동체라는 느낌보다는 쓰이고 버려지는 느낌이 강한데 간다 팀에서는 그런 것들이 회복된다. 놀이라는 중심 안에서 다같이 건강해진다. 장난스럽지만 그 안에는 진중하다. 연출님이 결과를 강요하지 않고 배우가 스스로 찾을 때까지 기다려준다. 테크닉보다 사는 것에 대해 얘기하고 들어주는 것이 장점이다"라며 애정을 내비쳤다.
차용학은 진선규, 김민재와 트리플캐스팅됐다. "부담감이 있었다. 초반에 연출님이 역할을 제안했을 때 조금은 하기 힘들 것 같다, 두렵다고 얘기했다. 그런데 스타 형님 두 분과 함께 한다면 많은 걸 배우고 한단계 성장하지 않을까 해 고심 끝에 같이 공연을 해보고 싶었다. 부담은 있지만 재밌게 참여했다"고 이야기했다.
유지연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얘기들이다. 실제로는 아직 결혼을 못 했다. 우리 엄마일 수도 있고 이모일 수도 있고 나이 차이가 별로 안 나는 40대 중후반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마음이지 않을까 했다. 가까이 있는 분들에게 착안해 찾고 있다. 점점 아줌마가 돼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연은 "너무하다 싶을 정도의 극 사실주의 연극이다. 책임감을 갖고 다가갈 수 있다. 드라마를 보듯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게 강점이고 카페에서 옆 테이블에서 일어날 일을 엿보는 것처럼 재밌고 즉흥적이고 생동감 넘친다. 부담감 없이 편안하게 보는 매력이 있다"고 짚었다.
오의식은 "흥미로운 대본이라고 느꼈다. 글자나 대사가 아닌 우리가 하는 말들이 대본에 적힌 느낌이다. 민준호 연출의 색깔이 묻어난 대표적인 작품 같다. 사람들의 일반적이지 않은 이중 삼중적인 심리가 재밌게 담겨 있어 공감이 되고 연기할 수 있는 욕구를 불렀다. 연기할 때 어렵긴 하지만 잘해낼 때 배우로서 좋은 연기를 하게 되는 작품"라고 소개했다.
박소진은 "너무 훌륭하고 좋은 선배님들과 동료, 연출님과 함께할 기회가 생겼다. 좋은 사람들과 같이 작업하는 게 큰 행운이라고 생각해 같이 해보고 싶었다"며 출연 계기를 전했다. 이에 정선아는 "내가 걸스데이 소진 앞에서 춤을 출지 몰랐다. 박소진 배우가 춤을 출지 공연장에서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박소진은 "내가 드라마와 연극의 차이를 말할 정도의 배우는 아니다.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것과 직접적으로 관객을 만나는 차이가 있다. 연극이 자유롭게 느껴지는 면은 확실히 있다. 보이는 것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표현하고 싶은 것을 표현해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연극의 매력"이라고 언급했다.
한수림은 "부담은 없고 선배들과 함께해 영광스럽고 감사하다"고 했다. 하지만 이내 "굉장히 부담스럽다. 연습실에서 말 한마디 하기 힘든 상황에서 청소도 일찍 나와서 하고 굉장히 고생하고 부담감으로 어깨가 무겁고 힘들지만 와서 봐달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아 주위를 웃겼다.
김하진은 "친한 친구들 그룹 안에서 리더라고 생각한다. 이 친구들을 책임지고 내가 좋은 길로 인도해야 한다는 인물이라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고 밝혔다. 같은 역할을 맡은 정선아는 "타고난 연기 비법이 있다. 연기는 타고 난다. 노력으로 안 된다. 대학생 때의 느낌을 살려서 하고 아줌마 역할을 할 때는 실제로 아줌마니까 연기를 잘 할수 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올해 마흔이지만 21살 역할을 맡았다는 이지해는 "아줌마 역할과 20대 소녀의 역할에 캐스팅해준 연출님에게 감사하다. 마음은 20대, 솔직히 18살인데 춤을 추기에는 몸이 소화를 못 하는 것 같아 공진단을 먹으며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며 웃었다.
임강성은 "노래방 주인은 연기를 하는 것보다 구경하고 관객과 같이 공감해주는 역할을 한다. 연습실에서 계속 눈물이 나는 이유도 정말 리얼하게 상황이 펼쳐진다"고 했다. 오인하 역시 "극을 끌고 나가는 힘은 주인이 가진 역할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관객 중 한명이 할 법한 생각과 궁금증을 공유하기 때문"이라고 곁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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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