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임부근 인턴기자]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이 FA컵 재경기에 나서지 않겠다는 발언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클롭 감독을 존중한다는 의견과 곱게 보지 않는 시선이 대립하고 있다.
리버풀은 27일(이하 한국시간) 슈루즈베리와 가진 2019/20 잉글랜드 FA컵 4라운드(32강) 원정 경기에서 2-2로 비겼다. 리버풀답지 않은 졸전을 거듭한 끝에 후반 25분 동점골을 허용하며 재경기를 치르게 됐다. FA컵은 4라운드까지 1차전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할 시 재경기를 치른다.
클롭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나와 1군 선수들은 슈루즈베리와 경기에 참여하지 않는다. U-23 팀과 감독이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클롭 감독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건 올 시즌부터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가 최초로 겨울 휴식기를 가지기 때문이다. EPL 구단들은 2월 초부터 약 2주간 재정비 시간을 부여받는다.
1군 선수단을 소규모로 운영하며 주축 선수들의 피로도가 높은 편인 클롭 감독에겐 꿀맛 같은 휴식 기간이다. 그런데 FA컵 재경기가 이 기간에 치러진다는 함정이 있다. 클롭 감독은 1군 선수단에 완전한 휴식을 주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리그에서 우승 경쟁을 하고 있는 팀들은 대부분 컵 대회에 100% 힘을 쏟지 않는다. 대회를 완전히 포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기회를 많이 받지 못한 선수들 위주로 라인업을 꾸리는 경우가 많다. 다만 감독까지 휴식을 취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 부분에서 의견이 갈리고 있다.
클롭의 선택을 지지하는 폴 머슨은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의 칼럼을 통해 "30년 만에 EPL 우승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휴식이 필요하다. 클롭 감독도 휴식이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면서 "리버풀 U-23 팀도 충분히 훌륭하다. 사람들이 논쟁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클롭이 휴식을 취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라고 주장했다.
클롭의 선택에 부정적인 시선도 많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했던 리오 퍼디난드는 BT 스포츠에 출연해 "성공적인 팀을 이끌 때는 모든 대회에 참여해야 한다. 리버풀도 마찬가지다. 대회마다 다른 선수들을 기용하는 것을 이해한다"라고 말하면서도 "문제는 클롭이 경기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선수가 누가 나오느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감독은 매 경기마다 벤치에 있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영국축구협회(FA)와 EPL 사무국을 향한 비난도 있다. 휴식기를 부여하는데 왜 FA컵 일정이 그때 껴있냐는 것이 주된 논점이다. 리그 창립 이래 처음으로 도입하는 휴식기인 만큼 허점이 보인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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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부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