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6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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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란'이 결정지은 스페인 월드컵 우승

기사입력 1970.01.01 09:00 / 기사수정 2010.07.12 14:15

윤인섭 기자



[엑스포츠뉴스=윤인섭 기자] 'Catalunya Is Not Spain(카탈루냐는 스페인이 아니다)'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엘 클라시코'가 바르셀로나의 캄프 누에서 벌어질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플랜 카드이다. 그러나 2010년 7월 12일(이하 한국시각), '카탈루냐는 스페인이 아니다'라는 슬로건은 가장 무색한 순간을 맞이했다.
 
12일 새벽, 요하네스버그의 사커 시티에서 벌어진 스페인과 네덜란드의 남아공 월드컵 결승전에서 연장120분의 혈투 끝에 스페인이 네덜란드를 1-0으로 꺾고 처음으로 월드컵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스페인은 특유의 '점유율 축구'를 통해 네덜란드와의 중원 싸움에서 완승했지만 상대 수문장 마르텐 스테켈렌부르크의 선방과 공격진의 결정력 부족으로 연장 후반까지 팽팽한0의 균형을 깨지 못했다. 오히려 상대 핵심 공격수 아르연 로번에게 결정적인 두 차례의 기회를 허용하며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맞이할 뻔했다.
 
그리고 연장 후반 11분, 스페인의 공격진이 골을 기록했다. 역습과정에서 세스크 파브레가스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에게 날카로운 침투패스를 연결했고 이를 받은 이니에스타가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네덜란드의 굳건한 골문을 열어젖힌 것이다.
 
파브레가스의 패스에 이은 이니에스타의 득점. 두 '카탈란'의 눈부신 호흡이 스페인의 첫 월드컵 우승을 결정지은 것이다. 이니에스타의 득점으로 이케르 카시야스는 눈물을 훔쳤고 마드리드의 수많은 인파 역시 이 순간만큼은 대표팀 내 '카탈루냐의 재능'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스페인 대표팀에서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반목'은 이제 역사의 유물이 된 지 한참임을 상징하는 순간이다.  
 

이니에스타와 파브레가스 뿐만이 아니다. 이날 선발 출장한 스페인 대표팀의11명 중, 6명이 바로 카탈란으로 구성되었다. 또한, 후반 교체 투입된 파브레가스는 이니에스타에게 결정적인 도움을 배달했다.
 
헤라르드 피케와 카를레스 푸욜은 철옹성의 중앙 수비라인을 구축, 16강 이후, 4경기 연속 1-0 승리를 거두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고 왼쪽 풀백 호안 카프데빌라는 헌신적인 플레이로 공수 양면에 걸쳐 스페인의 왼쪽 라인에 안정을 가져왔다.
 
사비 알론소와 스페인의 ‘무적’중원을 구성한 세르히오 부스케츠는 스페인 우승의 가장 조용한 영웅 중 하나였다. 부스케츠의 강력한 마크에 베슬러이 스네이더르는 세트 피스를 제외하곤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고 이는 네덜란드 공격의 파괴력이 급감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네덜란드의 스네이더르가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과 대조적으로 스페인의 싸비는 특유의 칼날 패스와 유려한 볼 키핑으로 스페인이 월등한 점유율을 기록하도록 했다. 세트 피스에서도 날카로운 오른발을 이용, 여러 차례 네덜란드 수비를 궁지로 몰아넣었다.
 
그 밖에 비록, 카탈란은 아니지만 FC 바르셀로나 소속의 페드로와 다비드 비야도 이날 선발 출장, 활발한 플레이로 스페인의 역사적인 우승에 일조했다.

 
2010년 7월12일, 'Catalunya Is Not Spain'이란 명제는 적어도 '축구'라는 공간에서 그 생명력을 잃어버린 듯하다.그러나 스페인의 월드컵 우승으로 'Catalunya(카탈루냐 어 표기)'가 그렇게 쉽게 'Cataluña(스페인어 표기)'로 받아 들어질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물론, 카탈루냐 언론도 이번 우승에 열광하는 분위기는 마찬가지지만 지난 10일, 100만 명이 운집한 바르셀로나의 카탈루냐 독립 시위의 열기처럼, 카탈루냐는 카탈란이 이룩한 스페인의 우승을 환호하며 여전히 '카탈루냐 독립'의 열망을 숨기지 않고 있다.

[사진=안드레스 이니에스타 (C) Gettyimages/멀티비츠]



윤인섭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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