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은영 기자] 박완규가 자신의 마음을 무겁게 했던 마지막 통화 후 20여 년 만에 은사를 재회했다.
10일 방송된 KBS 1TV 'TV는 사랑을 싣고'에 박완규가 출연했다. 박완규는 "태어난 곳은 충북 청주다. 아버지가 송탄 미군 부대 육류 냉동 창고에서 일을 하셨다. 그래서 여기서 학교를 다니고 노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박완규는 이날 찾는 사람에 대해 "제 삶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주신 분이 있다. 중학교 2~3학년 담임 선생님이셨다. 박성영 선생님을 찾는다"고 말했다.
또 박완규는 "제 꿈은 법관이었다. 고등학교 가서 전교회장을 하기도 했다"며 "공부 잘하고 착한 모범생이었다. 아버지가 형하고 누나를 가르쳐야 하니 그냥 실업계 가라고 했다. 그래서 중 3때 진로가 바뀌었다. 그래서 방황을 많이 하고, 그때부터 학교를 잘 안 갔다"고 말했다.
박완규는 "당시 선생님께서 극렬하게 반대했다. 완규는 공부를 시켜야 한다고 하셨다"면서 "부활 들어갔을 때 앨범이 나올 때마다 찾아뵀다. 매년 스승의 날에 인사를 드렸다. 연락이 끊긴 지 20년 정도 됐다"고 덧붙였다.
박완규는 선생님과 연락이 끊어진 것에 대해 "천년의 사랑을 불렀다. 히트를 했지만 한 달에 100만 원을 벌었다. 연예계 노예 계약 같은 거였다. 그때는 이미 아들딸이 태어나 있었고, 혼자면 모르는데 아이들 키우는데 100만 원으로는 어림도 없더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생활비 때문에 주변에 돈을 빌렸다. 선생님께 빌려 보려고 전화를 했다. 그러고 전화를 끊었는데 미치겠더라. 죽고 싶었다. 발개 벗겨져서 거리에 막 내팽개쳐진 느낌이었다"면서 "그 이후로는 전화를 감히 드릴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 전화가 마지막이었다. 선생님도 그 전화 이후로 불편하셨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완규는 실업고에 들어간 뒤 음악을 시작했다고도 밝혔다. 그는 "실업계 학생회장을 하면 특채로 바로 취업이 되곤 했다. 아버지를 위해 바로 취업을 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당시 이미 음악을 시작한 상태였다. 취업을 하면 음악을 못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님도 말리질 못하셨다. 학교도 못 보냈기 때문이다. 또 실업고를 갔을 때부터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음악도 하고 학교도 가기 싫어하고, 중학교 때 그렇게 모범생에 순둥이었는데"라고 말했다.
박성영 선생님은 그런 박완규 부모님을 계속해서 설득했지만 실패했다. 박완규는 "선생님이 미안해하셨다. 고등학교 실업고 가더라도 네가 열심히 공부하면 된다. 그래서 네가 가고 싶은 대학 갈 수 있다고 해주셨다. 그때는 선생님이기보다 큰형님 같았다"고 했다.
박완규는 추억 여행 끝에 박성영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다. 박완규는 선생님을 만나자마자 큰절을 올린 뒤 눈물을 흘렸다. 박완규는 "죄송하다. 너무 늦게 왔다"고 말했다. 선생님은 제작진을 통해 박완규의 사정을 알게 된 뒤 "너무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선생님은 박완규의 마음을 무겁게 했던 마지막 통화에 대해 "연예인이라 너무 바빠서 연락을 못 하는구나 생각했다. 완규가 눈물을 흘리면서 이렇게 하니까 가슴이 저도 뭉클해서 눈시울을 적힌다. 안타깝다. 제가 그때 힘이 돼줬어야 하는데. 미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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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영 기자 y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