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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불펜진의 또 다른 변화, 크루세타의 불펜 행

기사입력 2010.07.11 08:22 / 기사수정 2010.07.11 08:22

김진성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진성 기자] 크루세타가 한국 데뷔 후 처음으로 구원투수로 나왔다.

삼성 선동열 감독은 지난 주중 문학 SK전을 치르던 중 "크루세타를 불펜으로 돌리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 중이다" 라고 밝혔다. 그리고 10일 목동 넥센전에서 현실화됐다. 크루세타는 6회말 2사 1,2루 상황에 등판해 1.1이닝 2피안타 1볼넷으로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나오자마자 강귀태에서 적시타를 허용해 장원삼에게 1실점을 안겨주고 말았다. 

31승 0패인데 왜?

삼성은 올 시즌 5회 이후 리드 시 31승 무패의 전적을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필승 계투 조인 정현욱-안지만-권혁의 컨디션은 썩 좋지 않다. 특히 12연승 기간에 아무래도 무리를 해서 등판을 했던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삼성의 12연승이 시작됐던 지난달 6월 23일부터 지난 9일까지 15경기 중 정현욱이 9경기, 안지만이 8경기, 권혁이 7경기에 등판했다.

물론 최근 삼성 선발진은 비교적 잘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이닝 소화는 그리 많지 않았지만 어쨌든 구원투수는 몸을 풀며 등판 전 불펜 피칭을 해도 체력이 소모되기 때문에 많은 경기에 나오는 것 자체가 고역이다. 최근에는 특히 정현욱의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아 연이어 실점하는 등 한창 잘나갈 때보다는 불안한 모습이다.

최근 선 감독은 "5회 리드 이후 100% 승률은 언젠가는 깨질 기록이다. 장기적으로 기존 승리 계투 조에 의존하는 현상을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최근에는 정인욱-백정현-임진우가 박빙 상황에서도 자주 나오고 있으며 기록도 나쁘지 않다. 게다가 이우선과 차우찬이 선발로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이면서 선 감독은 크루세타 '불펜' 카드를 꺼낸 것이다.


잘 적응할 것인가

프란시스코 크루세타는 올 시즌 18경기에 선발로 나와서 5승 8패 5.0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게임당 볼넷이 4.64개일 만큼  불안한 제구가 아쉬운 투수다. 그래서 기복이 심하고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한다. 선 감독은 앞으로 차우찬-이우선이 선발진에서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다는 계산을 하면서 크루세타를 필승 조로 돌려 나이트를 선발진에 넣을 계산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10일 목동 넥센전에서 6타자를 상대로 안타 2개와 폭투 2개, 볼넷 1개를 내줬다. 일단 셋업맨으로는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려웠다. 강정호의 주루사로 아웃카운트 하나를 공짜로 얻긴 했지만, 시발점은 폭투였다. 제구가 좋지 않고 블로킹이 쉽지 않은 스플리터를 구사하는 크루세타가 긴박한 상황에서 중간계투로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더욱이 올 시즌 그는 주자 없을 시 피안타율이 0.259지만 득점권에서는 0.308이다. 10일 목동 넥센전에서도 득점권 상황에서 등판하자마자 피안타로 1실점을 헌납했다. 본인의 실점으로는 기록되지 않았지만, 팀은 2대 0에서 2대 1로 추격을 당하며 엄청난 압박감을 느꼈다.

그러나 그는 메이저리그 시애틀, 디트로이트 시절에 구원투수로 뛴 경력이 있다. 성적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불펜 투수로 시즌을 보내는 방법을 아는 투수다. 자신의 등판 준비 리듬을 바꾸고 적응을 한다면, 프라이머리 셋업맨은 아니더라도 정현욱-안지만-권혁을 보좌하거나 애매한 상황에서 1이닝 정도를 막는 역할을 소화하는 것이 전혀 불가능하지 않다. 

더욱이 그는 불 같은 직구를 가진 투수다. 제구가 좋지 않아서 볼넷을 허용하지만, 의도적으로 도망가는 승부를 하는 편은 아니다. 그래서 제구가 잘 잡힐 때는 낙차가 큰 스플리터를 섞어 삼진을 잡는 비율이 높다. 올 시즌에도 게임당 6.91개의 삼진을 잡았다. 제구가 관건이지만 삼진을 잡는 능력은 구원 투수의 중요한 덕목이다. 이러한 점에 착안해 선 감독이 긴요한 상황에 1이닝 정도를 막을 수 있다는 확신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12연승이 끊긴 이후에도 다시 2연승을 거두며 페이스가 괜찮은 편이다. 윤성환, 권오준, 오승환, 최형우가 빠진 것을 고려한다면, 분명히 기대 이상의 페이스다. 크루세타를 구원 투수로 시험할 약간의 여유가 생긴 것이다. 그는 당분간 불펜에서 대기하며 선발과 구원의 갈림길에서 시험을 받을 전망이다. 그 결과에 따라 삼성 마운드의 전체적인 행보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크루세타의 불펜 대기는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사진= 프란시스코 크루세타 (C) 삼성 라이온즈]



김진성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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