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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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웨이' 이정희, 스폰서 거절→美 도피→이혼→복귀 '인생 2막' [종합]

기사입력 2020.01.01 22:36 / 기사수정 2020.01.02 00:11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마이웨이' 30년 만에 돌아온 이정희가 인생의 굴곡을 털어놓았다.

1일 방송된 TV CHOSUN '인생다큐 마이웨이'에는 1980년대 최고의 스타로 불린 가수 이정희가 출연했다.
 
이정희는 1979년 데뷔 후 '그대여', '바야야' 등의 노래로 데뷔 2년 만에 여자가수상을 받으며 인기를 끌었다. 가왕 조용필과 함께 최고의 자리에 오르며 가수로서 꽃길만 걸을 줄 알았다. 그러나 모든 것을 버리고 돌연 미국행을 선택했다. 

10년의 결혼 생활을 마치고 그동안 두 아이와 함께 미국에서 지낸 이정희는 약 30년 만에 대중 앞에 돌아왔다. 엄마가 아닌 가수로 돌아온 이정희를 위해 가수 전영록도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정희는 "오빠가 그 당시에 여러 활동을 했다. 영화, 노래 종횡무진했다"며 청량감이 넘쳤던 과거 사진을 꺼냈다. 그는 "언제 만났는지도 생각 안난다. 고등학교 때 전영록 오빠가 학교에서 영화 촬영을 하더라. 아이들이 창문 너머로 전영록 왔다고 사인 받으러 가는데 난 수줍어서 사인도 못 받았다. 우리 시대에 영웅이었다. 대학교 들어가서 '대학 가요 경연대회'에 나갔는데 전영록과 듀엣을 하라고 하더라. 너무 기분 좋았다. 그해에 데뷔하고 이듬해인가 오빠를 처음 만났다. 같은 레코드사였다"라며 첫 만남을 언급했다.

전영록은 "30년 만에 돌아와 이렇게 활동하니 너무 좋았다. 4년 전에는 '나 여기에서 어떻게 버티지'라고 눈치를 보더라. 그냥 같이 묻혀서 버티라고 했다. 그때는 낭만이 있었고 의리가 있었다. 그 끈들을 지금도 안 놓고 있다. 이정희가 뭐 한다고 하면 가게 되고 들여다고보고 싶고 듣고 싶고 알고 싶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정희는 자기 자신에게 주는 선물 같은 앨범을 냈다. 그는 "28년만에 돌아와서 난 의욕이 넘치지만 막상 우리에게 해당하는 무대가 별로 없지 않나. 그 무대가 더 있으면 좋겠다고 얘기하면서 앨범을 다시 내고 싶었다. 다 아는 사람에게 주더라도 음원이 아니라 내 6집 앨범을 내고 싶었다"라며 속마음을 밝혔다.

이정희는 "감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내 자신에게 부끄러운 일은 안 하고 살았다. 그런데 그런 일을 안 하려니까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미국으로 도망갔다. 비밀 파티라든가 구체적으로 얘기는 못하지만 제의가 있지 않냐. 좋은 조건에 해 줄 테니 같이 해 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수백 번 받았다. 백지 수표를 내 앞에 내놓은 적은 없지만 (지인을) 통해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처음에는 그런 말이 있는 줄도 몰랐다. 네가 원하는 대로 해줄테니 해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많이 받았다. 만약 내가 여기에서 (연예계 생활을) 더 해야 한다라고 생각했다면 타협했을지도 모른다. 워낙 이겨나가기 힘든 세태였기 때문에 아마 타협하고 내게 정당화시켰을지도 모른다"라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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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협이 아닌 포기를 택했다. 이정희는 "바보 같이 이겨내지 못하고 미국에 간 거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순진했나 라는 생각이 든다. 모든 게 무섭고 두려워 미국으로 갔다. 미국에서 공부해서 편안하게 살고 보통 사람으로 살아야지 했다. 내 자신을 못 견디겠더라"고 고백했다.

대중에게 돌아오기로 결정하는데까지 답없는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이정희는 "내가 너무 오래 떠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후회하면 소용없지만 있었어야만 한 내 자리였는데 너무 오래 떠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첫 단추가 잘못 끼워져 있었다. 현실 도피인데 미국에서는 돈이 없다. 그런데 전 남편은 돈도 있고 날 따뜻하게 해주고 내가 좋다고 하니까 결혼했다. 그것도 잘못된 판단이었다. 10년 차이가 나고 사랑해서 결혼한 것이 아니었다. 모든 게 나와 안 맞았다. 사랑의 힘이 없으니 결혼 생활이 힘들었다. 내가 제일 인생에서 잘못 한 건 그 사람과 결혼한거고 잘한 건 그 사람과 이혼한 거다"라고 시련을 언급했다.

그는 "아이들은 내가 맡을테니 헤어져달라고 했다. 자기도 잘못한 것이 있어 이혼했다. 아무 조건 없이 위자료도, 양육비도 안 받는 조건으로 이혼했다.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살았나 싶다. 돈도 많이 벌고 사기도 당했다. 장사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다고 해서 투자 했는데 오지 않았다. 사람에게 속았다. 벌어놓은 전부였다. 액수는 100만달러(11억) 정도였다"라며 아픈 시절을 떠올렸다. 전 남편은 과거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한다.

이어 "아이 둘을 데리고 사는 건 전투였고 치열한 삶이었다. 이제 아이들도 엄마 인생을 살라고 응원해준다. 그 한마디에 용기를 갖고 1년간 집을 정리했다. 사람이 살았던 곳을 정리하고 떠나는 건 쉬운 게 아니다. 비행기에서 울면서 왔다. 미국에 두고 오는 아들, 엄마, 딸 생각에 눈물이 났고 만감이 교차했다.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내가 힘을 내야 우리 식구, 내가 살 것 같아 씩씩하게 내렸다"라며 미소 지었다.

이정희는 "우리 아이들은 아마 나와 좋은 기억보다는 고생한 기억만 있을 거다. 그렇지만 비굴하게 살지는 않았다. 죽고 싶을 만큼 힘들다지 죽고 싶다는 아니었다. 아주 어려울 때 렌트비를 못 내 쫓겨난 적 있었다. 개 두 마리, 애 둘, 엄마까지 다섯이었다. 창고에 짐을 넣고 아이들에게 20달러를 주면서 피자를 시켜 먹고 기다리라고 했다. 지역 신문을 봤는데 강아지를 키워도 되고 오늘 입주 가능이라고 써 있더라. 기쁜 마음에 계약하고 신문지를 깔고 고기를 구워줬다. 그날이 제일 행복한 날이다. 내가 들어갈 수 있는 집이 있었던 거니까"라며 눈물을 보였다.

그러면서 "싱글맘이나 안타까운 선택을 생각하는 분들은 내 이야기를 듣고 힘을 냈으면 한다. 수많은 세월이 흘러 아이들을 다 키웠고 잘 커줘 고맙다"라고 말했다. 

하나뿐인 딸은 학교 선생님이다. 6살 연하 대만 남성 제키와 결혼했다. 딸 부부는 두 대의 엘리베이터가 있는 럭셔리한 저택에서 신혼 살림을 차린다. 이정희는 "사돈은 어려운데 다행히 제키 엄마는 사돈보다는 친구 같은 느낌으로 친하게 지내고 있다"라며 흐뭇해했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TV CHOSUN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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